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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관람문화, 개인 소양 탓만 할 수 있나?

등록|2010.03.29 16:19 수정|2010.03.29 16:19

▲ 많은 사람들로 붐벼서 여유있고 쾌적한 관람을 할수가 없었다 ⓒ 오창균



잉카문명 전을 보고 싶다고 진작부터 벼르던 아이들에게 황사 날씨를 탓하며 미뤘다가 모처럼 화창한 날씨 속에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갔다. 마침, 오늘(28일)이 잉카문명전시회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매표소 입구부터 줄을 서야만 했다.

전시장 내부에서는 유물에 대한 사진촬영이 금지라서 입구에 있는 유물사진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전시장으로 들어갔다.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전시유물을 보고 있었고, 우리 가족도 줄을 따랐다.

어느새, 관람 줄은 두 줄이 됐다. 또 줄과 상관없이 끼어들어서 보는 사람들까지 생기면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고 필기를 하느라 유물에 바짝 붙어서 있는 사람들까지 생기면서 순조로운 관람이 되지 못했다.

아이들은 지루함을 못 이기는 듯 지쳐갔고 감기증상이 있던 아들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얼굴이 창백해졌다. 내가 느끼기에도 전시장 내 공기는 목안이 따끔 거릴 정도로 매우 탁했다. 천정에 있는 환기구 옆으로 있는 조명에 반사된 먼지들이 반짝거렸다.

▲ 전시장에 설치해둔 소화기의 안전핀은 묶어놔서 바로 사용이 어렵다. ⓒ 오창균


잠시 쉬기로 하고 입구로 나와 마신 공기가 아주 맑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전시장 내부의 공기상태가 어떤지 알 것 같았다. 잠시 후 다시 전시장으로 들어서자 목과 콧속에서 탁한 것이 걸렸다. 여전히 사람들은 계속 들어왔고, 일부는 지친 듯 간이 의자에서 쉬었다. 사람들에 밀리거나 막혀서 여유 있는 관람을 할 수도 없었고, 탁한 공기 때문에 더는 오래 머무를 수가 없어서 대충 눈으로만 보는 것으로 관람을 마쳤다.

박물관에서 무분별한 관람의식에 대한 문제점을 들을 때면 개개인의 소양부족을 탓하는 보도를 주로 접했는데, 오늘과 같은 상황이라면 제대로 된 관람을 할 수가 없다고 본다.   적정한 관람 시차를 두고 입장을 시키거나 예약제를 시행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쾌적한 관람을 위해서 실내 공기를 제어하는 시설에는 문제점이 없는지도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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