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보며 숲길 걷고, 들차 먹고 음악 듣고
10일, 강진 백련사에서 8국사 다례문화제 개최
며칠 전 강진에 다녀왔다. 다산초당을 거쳐 백련사 가는 길을 지울 수 없다. 아늑한 봄볕도 좋지만, 맑은 숲향기를 맡으며 말없이 걷는 흙길이 마음에 문신처럼 새겨진 탓이다. 백련사에 이르니 현수막이 걸렸다. 4월 10일, 이곳에서 다례문화제가 열린다. 우연히, 관련 일을 맡고 있는 윤정현씨의 도움을 받고 설명도 들었다.
고려 말, 기울어 가는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백련결사'를 맺었던 스님들이 계시다. 흐트러진 국권을 바로잡고 고통스런 현세의 업을 털고 정토세상을 열고자 했던 고려 8국사가 누구신가. 바로 원묘, 정명, 원환, 진정, 원조, 원혜, 진감, 목암국사 이시고 이들 모두 백련사 출신이다. 이때 참여했던 스님들과 이를 이끄셨던 스님들에게 육법공양을 올리는 제례의식이 바로 만덕산 백련사 8국사 다례문화제다.
다례제는 고려 말 이후 조선 말까지 해 거르지 않고 지내온 백련사의 중요한 연중행사였다. 그러나 일제시대와 독재 정권시절 지내지 못하다가 2009년부터 다시 살려 올리기 시작했으니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인 셈이다.
이번 다례제는 팔국사들의 위패가 모셔진 대웅전 옆 명부전에서 낮 2시부터 열린다. 지역주민, 기관관계자, 스님, 신자, 초의차문화회 등 1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 3시부터 들차회가 펼쳐진다. (사)초의차문화회가 주관하여 동백숲 부도밭에서 연다. 들차는 말 그대로 실내공간이 아닌 들과 같은 자연에서 차의 깊은 맛과 의미를 흠향하는 휴식이다. 동백꽃잎 무성하게 떨어진 독특한 풍광 속에서 일상의 고단함을 벗고 백련사 특산 '반야차'를 무료로 즐기며 담소를 나눌 수 있다니 발길을 끌게 한다.
숲속음악회 또한 맑은 숲향기를 마시며 감상할 수 있으니 귀를 솔깃하게 한다. 초대가수는 홍순관. 게스트로 청소년 뮤직서클 늦봄학교 보컬팀이 출연한다. 어떤 이파리든 입에 대면 악기가 되는 풀피리 연주자 권형윤, 해경으로 근무하며 망망대해에서 트럼펫을 불러온 김세화도 연주한다.
초대석으로 백련사 주지 여연 스님의 아름답고 내밀한 백련사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사회는 광주 '미래에서 온 교회' 최명진 목사가 맡는다. 지역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으며 음악회의 분위기와 장소 등을 고려해 500명 내외로 예정하고 있다. 소음관계상 4시 이후 입장을 제한하므로 오후 3시까지 숲속 행사장에 도착해야 한다. 음악회가 끝난 뒤 저녁식사로 사찰 비빔밥이 나온다니 군침이 돈다.
'천년의 숨결'전은 4월 8일부터 백련사 만경루 공간을 이용해 열린다. 백련사 풍경을 그린 이호신의 대작, 재료와 기예의 한계에 도전하는 박정호의 판화, '물의 풍경'을 주제로 작업해온 송필용 작가 작품들이 전시된다. 민화와 탱화와의 습합을 보여주는 대웅전 천정벽화도 볼거리다.
시답지 않은 봄 날, 뜻은 다지고 오감은 살리는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 팔국사 다례제강진 백련사에서 들차회, 숲속 음악회, 천년의 숨결전시가 황홀하게 펼쳐진다 ⓒ 박건
고려 말, 기울어 가는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백련결사'를 맺었던 스님들이 계시다. 흐트러진 국권을 바로잡고 고통스런 현세의 업을 털고 정토세상을 열고자 했던 고려 8국사가 누구신가. 바로 원묘, 정명, 원환, 진정, 원조, 원혜, 진감, 목암국사 이시고 이들 모두 백련사 출신이다. 이때 참여했던 스님들과 이를 이끄셨던 스님들에게 육법공양을 올리는 제례의식이 바로 만덕산 백련사 8국사 다례문화제다.
이번 다례제는 팔국사들의 위패가 모셔진 대웅전 옆 명부전에서 낮 2시부터 열린다. 지역주민, 기관관계자, 스님, 신자, 초의차문화회 등 1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 백년사 다례제 동백나무 숲 ⓒ 박건
이어 오후 3시부터 들차회가 펼쳐진다. (사)초의차문화회가 주관하여 동백숲 부도밭에서 연다. 들차는 말 그대로 실내공간이 아닌 들과 같은 자연에서 차의 깊은 맛과 의미를 흠향하는 휴식이다. 동백꽃잎 무성하게 떨어진 독특한 풍광 속에서 일상의 고단함을 벗고 백련사 특산 '반야차'를 무료로 즐기며 담소를 나눌 수 있다니 발길을 끌게 한다.
숲속음악회 또한 맑은 숲향기를 마시며 감상할 수 있으니 귀를 솔깃하게 한다. 초대가수는 홍순관. 게스트로 청소년 뮤직서클 늦봄학교 보컬팀이 출연한다. 어떤 이파리든 입에 대면 악기가 되는 풀피리 연주자 권형윤, 해경으로 근무하며 망망대해에서 트럼펫을 불러온 김세화도 연주한다.
▲ 백년사 8국사 다례문화제포스터 ⓒ 박건
'천년의 숨결'전은 4월 8일부터 백련사 만경루 공간을 이용해 열린다. 백련사 풍경을 그린 이호신의 대작, 재료와 기예의 한계에 도전하는 박정호의 판화, '물의 풍경'을 주제로 작업해온 송필용 작가 작품들이 전시된다. 민화와 탱화와의 습합을 보여주는 대웅전 천정벽화도 볼거리다.
시답지 않은 봄 날, 뜻은 다지고 오감은 살리는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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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가 오전 8시-10시, 오후 12:30-4시, 6시-8시 사이에 운행된다.
백련사(주차장), 귤동마을앞(주차장), 유물관(주차장)을 왕복하는
셔틀차량이 오후 1시-4시, 6시-9시까지 수시 운행된다.
숙박은 다산초당 아래 다산수련원(061 430 3786)
다산명가(433-5555), 주작산휴양림(430-3306)
아미산 모텔(433-2136), 읍내 숙박시설 등이 있다.
볼 만한 곳으로는 강진읍내 영랑생가와 사의재(터미널에서 5분)
다산초당-백련사 숲 산책길(왕복 40분)
망호-사초간 아름다운 해안길 드라이브(승용차로 30분)
만덕산 정상 깃대봉에서 바라보는 산과 바다(1시간)
덕룡산 공룡능선을 따라 가는 진달래 등산길(4시간) 등이 있다.
문의전화 061-432-0837, 011-606-5448 이보현
백련사 432-0837 이보현, http://baekryuns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