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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포기 선언

"패배 인정해도 민주주의와 불공정은 인정 못해" 당 지도부에 포문

등록|2010.04.09 18:21 수정|2010.04.09 18:21

▲ 지난 1월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는 이종걸 의원 ⓒ 최병렬




"저의 패배를 인정합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의 불공정과 변칙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경기도에서 야권단일화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며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인 이종걸 의원이 경기도지사 선거일을 이틀 앞두고 9일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역임한 김진표 최고위원의 경기지사 후보 공천이 사실상 확정됐다.

이종걸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경선 패배를 인정한다"며 "오늘부터 경기도에서 야권단일화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경선 방식에 불만을 제기해 온 이 의원은 경선 포기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을 통해 김진표 후보와 정정당당하게 겨뤄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세균 지도부는 저에게 그런 기회조차 허용하지 않았다"며 "민주주의와 정의를 바로 잡고자 기자회견을 네 차례나 했고, 공문을 7차례나 보냈으나 공식적인 답변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변칙과 불공정은 저를 더욱 아프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선거운동에 기본적 정보인 선거인단 명부도 수많은 당원, 심지어 경기도의 대표적인 국회의원마저 누락된 허점투성이 명부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찌어찌해서 경선을 완주했다는 스스로의 당당함과 주변의 인정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민주당의 경선이 초등학교 선거보다 못하다는 손가락질을 받는 상황에서 침묵으로 편승할 수는 없으며 지금 민주당이 받고 있는 현실에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말했다.

▲ 지난 3월 2일 안양 대림대학교에서 열린 이종걸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이종걸 의원. ⓒ 최병렬




이 의원은 "패배는 인정할 수 있어도 민주당의 민주주의 위기와 불공정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정세균 대표와 일부 친위세력이 가진 한줌 권력으로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 저의 패배라면 깨끗하게 받아들이겠다"며 경선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정세균 대표에게 요구하고 공천심사위원회에 요청하고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호소한다"며 "저를 지지하거나 가깝다는 이유로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들이 공천권 때문에 영향을 받는다는 우려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변칙과 불공정으로 상처받는 경선은 경기도가 마지막이 되게 해달라"며 "전국에서 벌어지는 경선 파행을 정상화시켜 MB정권을 심판하고 야권단일화를 이루라는 국민의 준엄한 요구를 위해 결단하여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는 경선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저는 비록 패배했지만, 민주당의 '민주주의'가 죽어가는 것을 두고 보지도 않겠다"고 강조하면서 "민주당 승리를 위한 쇄신에 저는 온몸을 바쳐 민주당의 승리, 당의 쇄신 그리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을 오는 11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여론조사(50%)와 우대 당원 2,156명과 일반 당원 중 추출된 2,186명 등 4,342명의 당원선거인단에 의한 직접 투표를 합산해 선출할 예정이었다.

비주류 측 후보인 이종걸 의원이 중도 포기함에 따라 김진표 최고위원이 단수 후보로 사실상 공천이 확정됨에 따라 진보신당 후보 심상정 전 대표, 국민참여당 후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단일화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나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문수 현 경기지사를 경기도지사 후보로 최종의결했다. 이에 김 지사는 조만간 '선거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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