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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에 취한 시민들

한화여수공장 주민방문의 날 행사

등록|2010.04.11 11:04 수정|2010.04.11 11:04




▲ 특별 초대받은 문수종합사회복지관 노인들 40명이 회사 자원봉사대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 오문수




꽃에 눈송이를 뿌렸을까 아니면 하얀 목화솜을 뿌린 걸까. 한화여수공장 3백여 그루의 벚꽃이 절정을 이뤘다. 오늘은 일 년에 딱 한 번밖에 없는 시민방문의 날이다. "야! 예쁘다"를 연발하며 곱게 차려입은 여수 시민들이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 없다.

공장이 있는 신월리는 지금으로부터 약 4백 년전에 김, 이, 한 세 성씨에 의해 신근부락이 열린 뒤 장, 곽 양성이 들어왔고, 그 다음 임씨가 들어오면서 물구미와 봉양 부락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에는 잔잔한 바다를 끼고 뒤에는 청산이 감싸고 있으며 주위는 바둑판같은 옥토에 둘러싸여 반농반어로 꽤 풍족한 생활을 했다. 그런 이유로 옛날에는 봉산동 국동일대 사람들이 신월리 덕으로 먹고 산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그런데 무릉도원 같던 이 마을에 회오리바람이 불어 닥쳤다. 즉, 1942년 8월경 앞바다가 ㄷ 자형으로 천연만을 이루고 있는 지형을 이용해 일본해군비행장을 만들면서 부락이 해체된 것이다. 그 후에도 한국사의 아픈 현장이 되었다가 1976년 한화공장이 들어서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회사에서는 역사가 오래된 부락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살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임진왜란 무렵에 심은 노거수들을 그대로 살린 것이다. 현재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된 노거수는 89본이다. 검팽나무, 느티나무, 팽나무의 3종으로 이뤄진 나무는 높이가 12~20m, 둘레 0.6~2m에 이른다. 눈을 감고 노거수 숲속에 들어와 꿩과 참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면 아름다운 숲속에 온 느낌이다.

▲ 임진왜란 때 심은 노거수들. 사진만 보면 울창한 숲속같다 ⓒ 오문수



▲ 회사로 올라가는 아름다운 벚꽃길 ⓒ 오문수




한화여수공장에서는 벚꽃이 가장 예쁜 시기를 택해 직원가족을 공장에 초대한다. 가족애를 돈독히 하고 현장을 통해 애사심을 북돋우기 위함이다. 가족의 범주에는 시민들도 포함한다. 회사에서는 찾아온 천여 명의 시민들에게 점심을 제공했다.

공장장(박선규)과 임직원들은 벚꽃행사 때마다 특별손님을 초대한다. 올해의 손님은 문수종합사회복지관에 계시는 40명의 노인들이다. 복지관장 홍문숙씨는 "같은 지역에서 지역사회의 기둥 노릇을 하며 매년 벚꽃놀이에 초대해주고 소외된 이웃들을 배려해줘서 감사합니다"라며 초대받은 소감을 말했다. 버스로 전망대를 다녀오던 박우아(79) 할머니를 만나 소감을 들었다.

"할머니 좋으세요?"
"영 좋소 참말로! 일제 당시 여수시내 살았을 때 한번 온 적이 있었지. 그때는 논밭 뿐이었는디 지금은 회사도 좋고 꽃도 좋고 직원들도 친절하게 잘 해줘서 참 좋소!" 

▲ 여심은 꽃을 탐한다 ⓒ 오문수

▲ 엄마와 함께 그림 그리다가 한컷 ⓒ 오문수

▲ 사생대회에 응모할 아이들이 벚꽃그리기에 열중이다 ⓒ 오문수






회사에서는 지역사회와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결식학생 급식비 지원, 공부방 지원사업, 아름다운가게, 사랑의 연탄배달, 사랑의 김장행사, 사랑의 집수리사업, 장애인 돕기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2009년 봉사활동 횟수는 225회에 연인원 1,820명으로 전사원의 299%. 자원봉사활동을 시간으로 나누면 사원 일인당 12시간에 달한다.

1985년 여수시에 기증한 현암도서관외에도 여수박람회의 중요한 전시관 중 하나인 수족관 건설에 참여해 박람회에 일조할 예정이다. 6천톤 규모인 수족관에는 바다생태관, 바다동물관, 바다체험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기업과 주민의 공존,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지역과 기업의 상생은 21세기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 철학이다.
덧붙이는 글 희망제작소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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