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대학생 밴드, 부산 인디문화를 논하다

[인터뷰] 부경대 '더 모비딕스' 오휘경, 이상욱, 임승선

등록|2010.04.13 10:26 수정|2010.04.13 10:26
부산에서 최근 문화관련 취재를 하면서 느낀 또 다른 점은 인디밴드 문화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억지로 찾으려고 하면 몇 팀 정도 알 수는 있지만, 대학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만으로도, 부산에 인디밴드 문화를 즐기는 음악팬들이나 혹은 인디관련 문화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단 생각이 들었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부산 대학가에서조차도 이런 인디문화 전문공연장 혹은 클럽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과연 그렇다면 최근 대학이 취업기관으로 변해가고 있는 시점에서, 부산에 있는 대학밴드들은 어떤 상태인지 궁금증이 들었다. 그래서 부산에 위치하고 있는 부경대학교 밴드 '더 모비딕스'를 찾아서 현재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생들 이야기를 통해서 대학동아리활동과 부산의 인디문화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유익한 자리였다.

이 인터뷰에 응해준 학생들은 현재 부경대학교 동아리 밴드 더 모비딕스에서 실제 공연하고 있는 학생들인 오휘경(드럼), 이상욱(베이스), 임승선(기타)이다. 인터뷰는 3월29일(월) 이루어졌다.

대학동아리도 학업이나 취업관련 동아리들이 더 많이 늘어!

더 모비딕스밴드 맴버들 ⓒ 무비조이(MOVIEJOY.COM)


- 안녕하세요. 개인적으로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 대학 다니면서 문화 활동을 하거나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시절입니다. 어떤 계기로 모비딕스에서 활동을 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임승선(기타): "원래 음악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활동을 할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요. 식당에서 밥 먹고 기숙사 들어가는 길에 더 모비딕스에서 나오는 기타소리가 너무 멋지게 들려서 거기에 반해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오휘경(드럼): "전 처음에 중학교 때 드럼을 배우려 했었는데 부모님 반대가 심하셨어요. 학업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 때문이었고요. 저도 그때는 납득을 해서 그만두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쯤에 공부가 다는 아니란 생각이 들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어요. 그때 우연히 아는 분이 부경대 들어갔으면 더 모비딕스에 들러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바로 가지는 않고요. 저 역시 밥 먹고 가다가(돌집이란 식당 근처에 더 모비딕스 건물이 있음) 드럼 치는 선배 모습이 너무 멋져서요.

사실 대학동아리 자체가 침체되어 있지 않습니까? 취업이라든지 해외로 나가야된다든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요. 그래서 최근에는 학업 동아리들도 많이 생겨났는데요. 더 모비딕스는 음악에 충실한 동아리라서 가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상욱(베이스): "음악은 중학교 때 처음 시작했었는데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취미로 하다가 고3때 대학입시 때문에 그만두고요. 대학 오면 다시 해봐야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입학하자 말자 바로 왔습니다."

- 저도 록이나 메탈 음악을 좋아해서 앨범을 3000장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좋아하는 록이나 메탈밴드들은 70년대나 90년대까지 활동한 밴드들이구요. 음악을 하다보면 자신들이 좋아하는 밴드가 있기 마련인데요. 어떤 밴드를 좋아하는지 이야기 해주실 수 있습니까?
이상욱(베이스): "그냥 어릴 때는 엑스 저팬을 좋아했었는데, 점점 귀가 터이면서 소리 같은 것이 들리게 되니까, 미스터 빅 등 이런 팀들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 팀을 좋아하는 이유가 음을 잘 조절한단 생각이 듭니다. 노래 들었을 때 꽉 찬 느낌 웅장한 느낌이 들어서 이 밴드를 좋아합니다."

오휘경(드럼): "전 아주 어릴 때, 주변에 음악 하는 오빠들이 있었어요. 정말 어릴 때는 엑스 저팬을 좋아했어요. 고3때 일본 록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다양한 일본 밴드 음악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는 일본 록이나 비주얼 록 쪽으로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더 모비딕스에서 밴드 생활하면서 메탈과 하드 록 쪽으로 많이 들었어요."

임승선(기타): "특별히 좋아하는 밴드는 없고요. 음악을 들어서 좋으면 모두 좋아합니다. 노래 위주로 듣는 편이구요. 밴드보다는 노래를 좋아합니다."

- 밴드 활동하다보면 한 사람이 아주 잘하거나 한 사람이 너무 못해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시 한 사람이 너무 잘하면 어떤 기분이 들며, 한 사람이 너무 못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궁금합니다.
임승선(기타): "한 사람이 너무 잘하면 질투 느낍니다(웃음). 그러면 따라잡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연습하게 됩니다. 잘하는 사람이 있을 때는 이런 점이 좋은 것 같습니다. 못하는 사람이 있을 때는 친구로서는 좋은데요. 밴드생활에서는 좀 치명적인 아픔이란 생각이 듭니다(웃음)."

오휘경(드럼): "저희 밴드 편차가 상당히 심한편입니다. 잘하는 사람이 어떤 요구치를 이야기했는데 못 달성하면 저 혼자 자책감이 들어요. 무리한 걸 요구하면 좀 열 받을 때도 있어요. 전 개인적으로 못하는 사람이 있다 면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이상욱(베이스): "일단 저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질투도 나긴 하지만 저렇게 잘해야겠단 생각이 제일 크고요. 못하는 사람 있으면 솔직히는 짜증이 나긴 하죠. 하지만 그 친구가 열심히 따라 오려고 하면 이해하고 그렇습니다."

대학졸업 후 밴드가 아닌 다른 꿈을 가지고 있어요

더 모빅디스임승선 ⓒ 무비조이(MOVIEJOY.COM)


- 사실 한국에서 대중들한테 사랑 받는 밴드 문화 자체가 없어지고 있단 이야기도 있습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형태의 록이나 메탈 밴드가 존재하는데요. 최근 한국에서는 아이돌 밴드나 소프트 한 밴드 아니면 거의 살아남기가 힘들단 자조 섞인 소리도 나오는데요. 그래서 대학밴드 하던 학생들이 결국에는 거의 음악을 졸업 후 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밴드)음악 활동으로 먹고 살기 힘들단 이야기가 많은 것도 사실이고요. 혹시 프로로 학교 졸업 후에도 계속 밴드활동을 하겠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오휘경(드럼): "전 음악보다는 그림 쪽으로 더 관심이 많습니다. 전공이 그림은 아닌데 그림 쪽으로 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그래서 현재 졸업 후 프로로서 음악 생활을 할 계획은 없습니다."

이상욱(베이스): "가끔 생각하는데요. 제가 베이스를 계속 치면 이걸로 먹고 살 수 있을까 생각도 하고요. 대학 입학 전에도 이것저것 생각을 했었는데요. 지금은 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지금 시작해서는 프로로서 밥 먹고 살 수 있긴 힘들단 생각이 듭니다. 서울에 있는 실력 있는 친구들 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임승선(기타): "처음 기타 배울 때부터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실력자들도 많고, 그 실력자들도 일할 자리가 없는데 어중간한 실력으로 이런 걸 계속 할 수 있겠느냐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제 실력으로는 프로로 활동하기에 부족할 것 같아서 저도 대학 졸업 후에 계속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 서울은 대학 밴드들끼리도 합동공연을 하거나 경연대회도 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밴드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은 타 학교 밴드들 이름도 아는 경우가 많은데요. 부산은 그런 면에서 좀 패쇄적이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른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타 학교 밴드 이름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오휘경(드럼): "음악이란 말 들으면 전문성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요. 이쪽에 관심이 없으면 말을 해도 귀담아 듣지 않기 때문에 (부산에 사시는 분들이)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주변에 음악을 좋아하거나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은 부경대 모비딕스하면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제 경우이지만요.

그리고 대학끼리의 교류는 일반인들의 경우 이런 쪽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밴드 하는 사람들끼리 뭉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경대학교에도 밴드가 세 팀이 있는데 저희들끼리도 교류를 하고 있고요. 물론 자기 팀 위주로 하는 대학 밴드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서로 공연을 할 때 축하공연을 해준다거나 오프닝 밴드로 서준다거나 이렇게 (부산지역대학밴드들도)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부산 대학가 주변 돌아다녔지만 인디밴드 공연장이나 포스터 찾기도 힘들어..

더 모비딕스오휘경 ⓒ 무비조이(MOVIEJOY.COM)


- 서울 대학 주변에는 인디밴드들이 공연할 수 있는 공연장이나 클럽들이 있습니다. 이번 지방문화 기획기사 때문에 부산 지역 유명 대학가인 부산대와 경성대, 부경대 주변을 돌아다녔는데요. 사실 인디밴드 클럽 찾기도 너무 힘들고 포스터 보기도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부산에도 인디밴드가 있다는 것은 이제 알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애쓰고 신경 써서 찾지 않으면 이 팀들이 어디서 공연하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서울과 부산에서 인디밴드 공연 볼 수 있는 기회나 여건이 현격하게 차이 난다는 것을 이번에 느꼈습니다. 아무래도 인디밴드 공연을 볼 문화가 형성이 안 되어서 이런 것 같은데요. 혹시 대학 다니면서 친구들한테 공연을 보러 가자하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합니다.
이상욱(베이스): "친구들한테 이야기를 하면 돈이 없다는 소리가 제일 먼저 나옵니다(웃음). 티켓 값이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그런데 (부산에서) 무료공연하면 사람들이 정말 많거든요. 저번에 부경대에서 윈터플레이어라고 재즈밴드 공연을 했었는데 입장료가 무료였는데요. 800명 정도 되는 객석이 다 찼습니다. 그런데 원터플레이어에서 표 값을 받고 공연을 한번 했는데요. 유료 공연 할 때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요즘 물가도 올라가고 학생들의 경우에는 돈이 없다보니까 공연을 보고 싶어도 못 보러 가는 경우도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오휘경(드럼): "이상욱 학생이 이야기한 것에 동감하고요. 서울보다는 부산이 더 보수적인 건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어릴 때부터 노는 방식이 비슷한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접할 수 있는 문화란 것이 (부산에서) 한계가 있다 보니까, 공연을 보면서 다른 문화 즐긴다는 것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술 먹는데 5만 원, 10만 원 쓰는 건 안 아까운데 공연 보러 가는 것은 돈 쓰기 아까워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나중에 기회 되면 한 번 가지, 공짜 티켓 생기면 한 번 가지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고요.

그리고 서울로 대학 진학 한 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자신들은 클럽에서 하는 밴드공연이나 여러 가지 문화 활동을 즐기면서 살고 있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런데 부산에서는 무료공연이라고 해도 거리가 멀면 안 가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그냥 영화나 보러가자 노래방에서 놀자 이런 경우가 많고요. 음악공연, 연극, 뮤지컬 등의 공연 문화에 부산 지역 대학생들이 익숙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 밴드 공연하다보면 아무리 리허설을 열심히 해도 실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실수했을 때 무슨 생각을 가장 먼저 하는지 궁금합니다.
임승선(기타): "제일 먼저 창피하단 생각이 들고요. 이게 또 평소에는 되었는데 공연할 때는 잘 안 되는 경우가 있고요. 평소에는 안 되었는데 공연에서 또 되는 경우도 있고요. 평소에 잘되던 것이 안 될 때는 '내가 왜 이러지'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웃음). 그래도 연습한 만큼 나옵니다."

오휘경(드럼): "컨디션보다는 날씨 때문에 영향 받는 경우도 있고요. 몸은 정말 안 좋고 감기몸살까지 해서 컨디션이 엉망인데 다음 날 오면 드럼이 잘 되는 날도 있습니다. 실수하게 되면 아무래도 같은 밴드에 있는 분들 눈치를 많이 보게 되죠. 전 드럼이다 보니까 제가 틀리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틀리면 최대한 티 안 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부끄럽다고는 생각 안하는데 자책감이 들고, 밴드 같이 하는 분들 안색도 살피게 되고, 이거 어떻게 티 안 나게 해서 공연을 계속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상욱(베이스): "앞에 친구들은 저하고 좀 다른데, 연습할 때 틀리는 건 정말 속상해 하는데요. 공연할 때만큼은 틀리는 거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틀린 거 생각하고 계속 흔들리면 자꾸 틀리기 때문에 공연에서 틀린 부분이 나와도 그걸로 끝내지 다른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부산에서 록페스티벌이 먼저 열렸지만 성과는?

더 모비딕스이상욱 ⓒ 무비조이(MOVIEJOY.COM)


- 부산에서 제일 먼저 록페스티벌이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다른 록페스티벌에 완전히 그 존재가 묻혀 버린 상태가 되었습니다. 전국에 이름 있는 록페스티벌 하면 다른 페스티벌 이름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부산에서 제일 먼저 록페스티벌을 시작했는데 그 성과가 크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휘경(드럼): "다른 록페스티벌은 사실 입장료가 만만치 않잖아요. 아무래도 이런 입장료가 있기 때문에 라인업에 이름 있는 밴드나 실력 있는 외국 밴드들이 참여를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부산하고 다른 지역 록페스티벌하고는 좀 차이가 있단 생각이 듭니다. 부산이 처음 록페스티벌을 시작할 때 취지가 무료로 시민들이 록을 쉽게 접할 수 있고 그런 장소를 마련해주는 것인데요. 그 취지에 맞게 입장료를 안 받다보니까 라인업에서 아무래도 다른 록페스티벌에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부산에서 록페스티벌을 먼저 했고, 지금도 여름만 되면 우리가 돈이 없어도 교통비만 내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는 편입니다."

- 앞에 질문에 이어지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돈을 내고 문화를 즐기는 것은 무료로 즐기는 것과 차이가 있단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문화란 것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만 제대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이 부산에서는 문화를 소비하는 인식이 좀 부족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요. 결국 부산 록페스티벌이 커지 못한 이유가 이런 것과 무관하지 않단 생각을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오휘경씨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오휘경(드럼): "이야기하신대로 부산에서도 문화를 소비한다는 생각이 먼저 가져야한다 느낍니다.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만 문화가 클 수 있는 것 역시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화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공연이나 여러 가지 문화행사에 많이 다녀야만 하는데요. 그런데 제 어릴 때 생각해보면 아파트 잔디밭에서 뛰어 논 것 외에 다른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오락실이나 PC방 같은 곳에 자주가구요.

앞에 서울 친구 이야기를 했지만 부산에서는 클럽하면 단지 술파는 곳이란 인식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요. 서울은 클럽에서 공연 같은 것이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가 오락실이나 PC방 다닐 때 서울 친구들은 이미 다양한 문화를 접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디밴드 공연보고 노래도 구하러 다니고 그러는데요.

예술관도 록페스티벌도 문화에 대해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한다고 생각해야 이용하는 문화소비자들이 생길 텐데, 서울에서 내려오는 것이 문화소비자들도 없는 상태에서 시스템이나 이런 것들만 먼저 오니까요. 부산에서 문화 소비에 대한 생각은 없는데 공급만 많다보니까 부산에서 문화공연은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동아리 신입생 모집 힘든 것은 사실!

더 모비딕스밴드 맴버들 ⓒ 무비조이(MOVIEJOY.COM)


- 요즘은 대학 마다 모두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역 차이 없이 말입니다. 동아리에서 신입생 모집하기가 힘들단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더 모비딕스는 어떻습니까? 신입생 모집이 원활한지 궁금합니다.
이상욱(베이스): "취미생활로 밴드를 하려고 하는 친구들은 많습니다. 이거보시면 아시겠지만 (신입생활동을 위해 작성한 서류를 보여줌) 하려고 온 친구들은 많습니다. 그런데 저희 동아리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이야기하면 그 시간을 동아리에서 쓰려고 까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꼭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거나 느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취업 등) 여러 가지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취미생활로 쪼금씩 하려고 가볍게 왔다가 조건을 이야기하면 대부분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 동아리 활동하면서 그래도 어떤 부분이 좋았다. 기억에 남는다 하는 것 있으면 이야기해주실 수 있습니까?
이상욱(베이스): "만약 제가 동아리 활동을 안했으면 좋은 친구들과 사람들을 못 만났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모비딕스에서 활동을 안했으면 제가 할 수 있는 음악을 어디 가서 이렇게 합주실 다 제공해주고 악기 다 되어주면서 할 수 있었겠습니까? 거기에다가 공연도 하게 해주고요. 사람을 많이 만나고 공연 기회가 많다는 것이 저한테 가장 좋은 기억입니다. 이런 것들은 제가 돈으로 어떻게 해도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임승선(기타): "전 여기 들어와서 제일 만족했던 것이 역시 공연입니다. 대학 들어와서 제일 아래일 때는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는데요. 후배들을 받으니까 너무 기분이 좋고요. 후배들 볼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 보통 저희 때도 그랬지만 밴드 활동을 한다고 하면 부모님들이 '딴따라' 뭐하러하냐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셨습니다. 제가 92학번인데 그때는 부모님들 반대가 정말 심했는데요. 문화란 것 자체가 예전에 먹고 살기 힘들었기 때문에 저희 때만 해도 값어치가 분명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요즘은 그래도 세대가 많이 변했는데요. 지금 밴드 활동하면서 부모님에게 어떤 이야기를 듣는지 궁금합니다.
이상욱(베이스): "저 같은 경우에는 어릴 때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요. 그때도 방금 이야기하신 것처럼 저희 부모님께서 '딴따라'라고 이야기를 하셨습니다(웃음). 지금도 여전히 부모님은 반대를 하시고 계시고요. 그런데 제가 부모님께 1년만 참아 달라고 이야기를 하니까 많이 봐주시고 계십니다."  

오휘경(드럼): "1학년 때 부모님 반대가 심했거든요. 생각해보면 반대라기보다 부모님께서 공부에 대한 성과에 좀 민감한 편이셨어요. 아무래도 성적 문제 때문에 그러신 것 같아요. 동아리 활동하면서도 성적을 유지해서 부모님들에게 좋은 성과를 보여드렸습니다.

얼마 전에 아버지한테 장문의 문자가 왔는데요. 항상 열심히 하고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는 휘경이가 자랑스럽다고 이야기를 해주시고요. 이번 저희 가을 발표회할 때 아버지와 삼촌이 오셔가지고 보기 좋다하시고요. 큰 아버지께서 대단히 보수적이신데요. 제가 대학가서 밴드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격려를 해주셨어요. 밴드 열심히 하는 모습 자체를 상당히 좋아해주세요. 요즘은 반대를 안 하시는데 그래도 시간 뺏기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을 조금 쓰시는 것 같아요."

임승선(기타): "저희 부모님은 저를 믿으셔서 그런지 몰라도 제가 뭘 하던 열심히 하란 이야기만 합니다. (질문자-혹시 아예 신경 끊으신 거 아닙니까? 일동 큰 웃음). 아 절대 아닙니다. 제가 부산이 고향이 아니라 전라남도 완도에서 부산으로 대학을 왔습니다. 그래서인지 부모님께서는 저를 많이 믿어주십니다."

- 밴드 활동하면서 성적이 바닥 친 분 계십니까? 저도 대학 첫 학기 때 성적이 일명 선동렬 방어율이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일동 큰 웃음).
임승선(기타): "저희 학교 학고가 1.6인데요. 작년 1학기 때 1.69 나오고요. 2학기 때 1.02 나왔습니다. (질문자-그때 어떤 기분이 들었습니까?) 내가 미쳤구나 생각 들었습니다(일동 큰 웃음). 공부 안 한 거 후회 많이 했습니다."

문화형성 위해서는 부산에서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더 모비딕스대학 밴드 ⓒ 무비조이(MOVIEJOY.COM)


- 사실 부산에 인디문화 형성이 거의 안 되어 있단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열심히 찾으면 겨우 알 수는 있겠지만 실상 알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다보니까 부산에서 인디활동하고 싶어도 부산에 있지 않고 서울로 가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산도 인구가 충분하기 때문에 인디문화가 형성될 수 있는 여건은 되는데 힘든 것 같습니다. 특히 인디문화 주 소비층이 대학생인 경우가 많은데요. 부산 대학가 근처에도 인디문화가 형성 안 되어 있습니다. 과연 부산 대학가 근처에서 인디문화가 형성되려면 어떤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요?
오휘경(드럼): "부산에서도 인디밴드들이 자체적으로 클럽에서 공연하는 경우가 있긴 한데요. 이런 경우는 이 밴드에서 직접 포스터를 제작하고 만들어서 공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홍보 하지 않는 이상은 공연 하는 것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거든요. 그나마 부산에서 이름이 알려져 있고 앨범도 제작한 밴드의 경우에는 조금이라도 돈을 벌기 때문에 이런 홍보가 가능한데요. 나머지 밴드들은 사실 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공연 기획이나 인디 공연 자체가 주 소비가 서울에서 이루어지다보니 부산에서 공연 기획자체가 잘 안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상욱(베이스): "사실 공연이든 인디문화든 돈이란 것이 필요로 합니다. 문화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지원이란 것이 부산에서 필요한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공연기획자가 없어도 인디밴드 같은 경우에는 약간의 지원만 있다면 직접 다 할 수 있는 여건이 됩니다. 이렇게 해서 문화가 형성될 수 있게 시작만 할 수 있게 해준다면 부산에서도 인디문화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산에 있는 기업이 되었던 부산시가 되었던 이런 공연을 할 수 있는 지원이나 여건을 조금씩 마련해주면 공연도 자꾸 늘어날 거고요. 그렇게 되면 인디문화가 확산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인디공연 많이 하고 싶어도 장소도 없는데다가 돈도 거의 없기 때문에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위적이라도 지원이 조금은 필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