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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진달래 분재, 참 예쁘네

꽃처럼 순수한 색깔로 내 인생을 물들이고 싶어

등록|2010.04.15 19:45 수정|2010.04.15 19:45
"야! 예쁘다."

싱그럽다. 깨끗하다. 순수하다. 맑다. 꽃이 손짓한다. 환하게 웃고 있는 얼굴이 화사하다. 티 한 점 묻어 있지 않아 좋다. 마음이 꽃으로 달려간다. 그 안에 푹 젖고 싶다. 삶의 짐을 날려버린다. 훌훌 털어버린다. 꽃에 몸과 마음을 빼앗겨버린다. 꽃처럼 맑아지고 싶다. 꽃처럼 밝아지고 싶다. 꽃의 유혹에 빨려 들어간다.

개나리꽃 ⓒ 정기상


연분홍 진달래꽃도 있고 노란 개나리꽃도 있다. 산기슭에 피어 있는 진달래를 바라보는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울타리로 조성되어 있는 개나리꽃을 바라보는 것과도 다르다. 새로운 느낌이다. 꽃이 있는 장소에 따라 느끼게 되는 감정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우아한 자태로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는 마법을 가지고 있었다.

꽃은 분재 위에 올려 있다. 더욱 신비하게 느껴지는 것은 초록의 이파리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분재에 심어져 있는 진달래도 꽃들만이 피어 있고 개나리 또한 마찬가지다. 무채색의 가지에 꽃들이 피어 있으니, 더욱 더 우뚝해 보인다. 마법의 지팡이가 파란 하늘을 휘저어서 피어난 꽃처럼 느껴진다. 경이롭다. 신비롭다. 아름답다.

진달래꽃 ⓒ 정기상


봄꽃을 찾아 나선 길에 자동차의 기름이 떨어져서 주유소를 찾았다. 주유하는 동안 고개를 돌리니, 시야에 들어왔다. 어찌나 맑고 깨끗한지 마음까지 정화된다. 시선을 통해서 흡입되는 정기가 내 안의 스트레스 요인들을 말끔하게 씻어준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정화가 되니, 날아갈 것 같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무슨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가 커진다.

어쩌면 좋아. 설레는 가슴을 진정할 수가 없다. 꽃의 마법일까? 꽃을 바라보는 것이 전부인데 가슴이 뛰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분재에 심어져 있는 꽃을 바라보면서 여러 생각을 한다. 피워낸 꽃만을 보면 곱지만, 좁은 분재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 답답할 것이란 생각도 든다. 마음껏 뿌리를 내릴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노란세상 ⓒ 정기상


분재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꽃을 바라보면서 삶과 환경을 생각한다. 일벌은 여름에는 6주만을 살고 겨울에는 9개월까지 산다고 한다. 살아야 할 이유가 있으면 수명이 연장된다. 꽃을 바라보면서 살아야 할 목적을 분명히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꽃을 통해 봄을 본다. 봄이 무르익으니, 기쁨이 솟는다. 희망이 커진다. 꽃이 지고 나면 알찬 열매가 맺어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활기 넘치게 살아갈 수 있다. 꽃이 지고 난 뒤에 아무런 희망을 가지지 못한다면 6주 밖에 살지 못하는 일벌처럼 될 수도 있다. 유목적적으로 살아가게 되면 생활 자체가 즐거워진다.

순수마음 ⓒ 정기상


누군가에게 봄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 한다. 진달래꽃을 바라보면서 그것을 확인한다. 연분홍 꽃 이파리가 마음을 잡는다. 마음을 설레게 한다. 누군가에게 내가 봄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다른 사람에게 희망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노란 개나리꽃을 통해 마음을 순화시키고 연분홍 진달래꽃을 통해 순수함을 다져본다. 세속의 때를 모두 더 털어버리고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우연히 마주하게 된 꽃을 통해 삶의 의욕을 얻는다. 지금 이곳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꽃처럼 순수한 색깔로 내 인생을 물들이고 싶다.<春城>
덧붙이는 글 데일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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