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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광양산단 노동자 "입술·구강·인두암 위험 높다"

[현장] 노동계·시민단체, 발암물질로 부터 안전한 여수·광양만들기 사업단 발족

등록|2010.04.19 14:44 수정|2010.04.19 14:44

▲ 17일 여수시청앞에서 여수와 광양지역 노동단체와 시민들이 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한 지역을 만들기 위한 안전관리방안을 촉구하고 나섰다. ⓒ 심명남




"대기중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질의 영향으로 1만명당 23명이 암에 걸릴 수 있다."

9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발표로 당시 33만 여수시민들은 한순간에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이후 중앙정부와 관계기관은 이곳을 대기보존 특별지역으로 선포했다. 그리곤 뒤늦게 단계적으로 산단 주변마을 이주와 함께 대기오염 방지를 규제하고 나섰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암 발병도시로 알려진 여수와 광양지역 노동단체, 시민들이 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한 지역을 만들기 위한 안전관리방안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전남본부를 비롯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17일 오후 1시 여수시청 앞에서 '발암물질 추방 및 직업병 산재인정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 전남본부 외에도 민주노동당 전남도당, 여수지역 건설노조, 화학섬유연맹광전본부, 노동환경연구소 등 5천여 명의 노동자와 시민들이 참여했다.

▲ 17일 여수시청앞에서 여수와 광양지역 노동단체와 시민단체 대표자들이 집회를 갖고 발암물질 안전관리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 심명남



현재순 화학섬유연맹 노동안전실장은 "정부가 최초로 바람물질 고노출 지역으로 여수와 광양을 인정했다"며 "지역 내 발암물질의 노출을 줄여 안전한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안전관리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실천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집회에 참석한 한 대기업 노동자는 "VOC가스 발생 및 배출을 줄이기 위해선 기업들의 시설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아직도 현장에는 발암물질 펌프의 드레인과 밴트가 대기로 설치되어 있어 운전시 대기오염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에 걸쳐 석유화학과 제철산업에 종사한 전·현직 노동자와 여수·광양 산단 플랜트 건설노동자 등 총 4만4천여 명을 대상으로 건강영향평가를 실시한 결과, 일반인에 비해 플랜트 건설노동자들이 입술·구강·인두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또한 "작업환경 노출평가 결과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벤젠은 전체 시료 931개 중 71개(7.6%)에서 노출기준을 초과했고 1.3부타디엔은 전체 시료 중 8.1%에서 노출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 17일 발암물질로 부터 안전한 여수.광양만들기 집회 참가자가 발암물질추방 피켓팅을 펼치고 있다. ⓒ 심명남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결의대회를 통해 ▲ 현장의 바람물질 노출을 줄이기 위한 노사정협의체 구성 ▲ 지역 암환자 찾기 사업 ▲ 여수·광양지역 공공의료기관 설립 등을 요구하며 안전관리방안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곳은 2006년 기준으로 연령대별로 호흡기계암과 혈액암이 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바 있다. 노동부는 지난 1월 22일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전국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3년간 실시한 건강영향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 주최측은 2006년 조사결과 연령대별로 호흡기계암과 혈액암이 전국에 비해 여수는 상대적으로 높다고 밝혔다. ⓒ 심명남




이들은 향후 지속적 사업을 통해 석유화학 건설노동자의 건강권확보를 위해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안전보건 분야에 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노사정합의체를 구성해 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한 여수 광양 만들기를 위한 지역사회 운동을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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