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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을 부르는 희귀한 나무 '초령목'

등록|2010.04.20 17:15 수정|2010.04.20 17:15

진리당숲진리당의 당숲은 흑산도에서 가장 울창한 숲 중의 하나이다. ⓒ 김종길


예전 땔감이 부족했던 흑산도는 이웃한 장도까지 땔감을 구하러 갈 정도로 산림이 황폐했었다. 그럼에도 신을 모신 당숲만은 온전히 잘 보존되어 오늘날에도 짙은 숲을 이루고 있다. 흑산도에서 가장 울창한 숲 중의 하나인 진리당과 용신당이 있는 당숲에는 영혼을 불러들인다는 초령목이 있다.

초령목초령목은 흑산도에 43그루의 어린 초령목과 제주도에 단 2그루만 존재하고 있는 희귀 수목이다. ⓒ 김종길


숲에 들어가면 거대한 고사목 하나를 볼 수 있다. 높이가 20m에 달했다는 이 나무는 약 300년 수령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가 고사하여 2001년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되었다. 다행히도 2003년 이 나무 주위의 숲에서 43그루의 대규모 군락지를 발견하여 전라남도기념물 제222호로 지정되어 관리해 오고 있다.

초령목진리당과 용신당이 있는 당숲에는 영혼을 불러들인다는 초령목이 있다. ⓒ 김종길


일본이 원산지인 초령목은 상록수로서 목련과 초령목속으로 아시아 1속 1종의 희귀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흑산도와 제주도에서만 서식하는 수목으로 거의 멸종된 희귀수목이기도 하다. 흑산도에 43그루의 어린 초령목, 제주도에 단 2그루만 존재하고 있다.

고사한 초령목수령 300여 년으로 2001년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되었다. ⓒ 김종길


초령목은 백련화, 함소화라고도 부른다. 봄철 가지 끝 잎겨드랑이에 희고 큰 꽃이 한 개씩 핀다고 한다. 꽃이 진 후에 주머니 모양의 열매가 열리는데 그 속에 2개의 종자가 나와서 실에 매달린 것처럼 보인다.

초령목 꽃초령목은 백련화, 함소화라고도 부른다. 봄에 가지 끝의 잎겨드랑이에 희고 큰 꽃이 한 개씩 핀다고 한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제공 사진> ⓒ 김종길


초령목이라는 이름은 이 나뭇가지를 불단에 꽂아 귀신을 부른다는 설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일명 <귀신나무>라 불린다. 초령목은 귀신을 부른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흑산도의 진리당숲에 심어졌던 것으로 여겨진다.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진리당숲에서는 매년 정초에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당제를 지냈다고 한다.

진리당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진리당숲에서는 매년 정초에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당제를 지냈다고 한다. ⓒ 김종길


덧붙이는 글 2010. 3. 21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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