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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 '황금주파수' 선택권... SKT 독점 깨져

이통3사 모두 주파수 할당 확정... 방통위 "KT 최고 점수"

등록|2010.04.26 11:34 수정|2010.04.26 16:30

▲ KT와 통합LG텔레콤은 저주파 대역 사업자 선정을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여왔다. 사진은 지난 3월 31일 방통위에서 주파수이용계획서를 제출하고 있는 통합LG텔레콤 ⓒ 통합LG텔레콤 제공


KT와 통합LG텔레콤(아래 LGT)이 모두 바라던 '황금 주파수' 대역을 갖게 됐지만 양사 자존심 싸움에선 KT가 웃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26일 오전 9시 전체회의에서 주파수 할당대상사업자를 확정했다. 지난 3월 말까지 800/900㎒ 저주파 대역에 신청한 KT와 LGT, 2.1㎓ 고주파 대역에 신청한 SK텔레콤(아래 SKT) 3사 모두 70점 이상을 얻어 할당대상사업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800㎒과 900㎒ 저주파 대역 우선 선택권은 더 높은 점수를 받은 KT에게로 돌아갔다. 반면 LGT는 KT가 정하고 남은 주파수 대역을 받게 돼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이통3사 모두에 '황금 주파수'... '공정 분배' 논란 해소 

저주파 대역은 기존 KT나 LGT가 사용하던 고주파 대역(2.1㎓, 1.8㎓)보다 전파도달거리가 2배 길어 그만큼 기지국을 적게 세우고도 우수한 통화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황금 주파수'라 불렸지만 지금까지 SK텔레콤이 저주파 대역을 독점하면서 공정 분배 논란을 일으켜왔다. 

800㎒ 대역은 SK텔레콤이 갖고 있던 20㎒를 회수한 것이기 때문에 이미 사업성 검증이 끝났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900㎒ 대역은 공공용도로 활용하던 20㎒를 이동통신용으로 새로 할당한 것이다.

KT는 일단 방통위에서 공식 통보를 받은 뒤 논의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KT 관계자는 이날 오전 전화 통화에서 "일부 언론에선 사업자들이 800㎒ 대역을 더 선호할 것처럼 보도했는데 양 대역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면서 900㎒ 대역 선택 가능성도 열어뒀다.

선정 결과는 금주 중 각 사업자에게 통보될 예정이다. 800/900㎒ 대역은 이번 달 말까지 KT로부터 선호 대역을 제출받아 사업자별 대역을 확정하고, 내년 6월까지 할당대가를 받아 내년 7월부터 주파수를 할당하게 된다.

신청자가 SK텔레콤 하나였던 2.1㎓ 대역은 통보 후 1개월 이내에 사업자가 할당대가를 납부하면 즉시 주파수를 할당한다. 할당 대가는 주파수 할당에 따른 예상 매출액과 실제 매출액 일부를 납부하며 그 규모는 3개사 합쳐 1조 3천 억 정도로 예상된다.   

저주파 대역을 받은 KT와 LGT는 주로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며, SKT는 고주파 대역을 늘어나는 3세대 가입자를 위한 여유 주파수 확보에 쓸 계획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번 주파수 이용계획서에 KT와 LGT는 4세대 이동통신 기술방식인 LTE(Long Term Evolution)를, SKT는 기존 3세대 방식인 WCDAM 계열의 HSPA+(High Speed Packet Access)를 각각 선택했다.   

KT, '기술적 능력' 평가에서 LGT 앞서

할당 주파수와 신청 사업자 수가 일치해 사실상 신청 3사 모두 확정될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에서 평가 점수가 가장 큰 관심거리였다.

방통위는 지난 3월 말 주파수 할당 신청을 받은 뒤 4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에 걸쳐 주파수 할당 심사를 했다. 방통위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정보통신관련 학회와 연구기관 등 17개 기관에서 추천 받은 전문가 30명 가운데 영업 및 기술 부문 각 7명과 공인회계사 1명 등 심사위원 15명을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각 사업자가 제출한 주파수이용계획서를 토대로 ▲전파자원 이용의 효율성, ▲재정적 능력, ▲기술적 능력 등 3개 항목에서 심사했다. 심사위원별 평가 점수를 평균 낸 결과 KT가 100점 만점에 88.364점, LGT 87.053점, SKT 85.847점으로, KT가 LGT를 근소하게 앞섰다. '기술적 능력' 항목에서 KT가 89.736점, LGT가 85.784점으로 4점 차까지 벌어진 게 결정적 원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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