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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인 "온정주의 보도 유감"...박영선 "자질 의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해야

등록|2010.04.26 17:19 수정|2010.04.26 17:54
'스폰서 검사' 의혹 사건이 터진 원인을 온정주의 문화라고 진단해 구설에 오른 성낙인(서울대 법대교수) 검찰 진상규명위원장은 "기자회견 때 발언이 거두절미됐다"며 "온정주의를 옹호하는 것 같은 보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 위원장은 26일 YTN 라디오 <최수호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 "이번 (스폰서 검사) 사건이 터진 원인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마도 한국의 온정주의 문화 때문이겠지만, 이제는 (온정주의를) 끊고 법과 원칙의 시대로 가야한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또 '조사 대상 검사들이 다 사랑하는 후배고, 제자다, 직접 강의는 안 들었더라도 내 책이나 논문을 봤을테니 제자뻘 되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해, 야권과 시민단체로부터 "진상규명위원장이 비리 대상인 검찰과의 어떤 친분을 나타내는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겠느냐"라는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성 위원장은 "절대 (친분을 나타내려는) 그런 취지가 아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진상조사위원회를 맡는 입장에서 가슴이 아프고 무겁다고 말한 건데, (언론이) 이 말은 빼버렸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소불위 권력 갖게 되면 부패…막강한 권력 견제 필요"

한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 입니다>에 출연해 성낙인 위원장에 대해 "세 가지 점에서 자질 논란 시비가 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먼저 교수로서 5월3일 치러질 서울대 총장선거에 출마한 성 위원장에 대해 "서울대 총장 선거를 앞두고 이런 직책(진상규명위원장)을 맡는 것이 맞느냐하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며 "총장선거와 이번 직책과의 관계에 있어서 곱지 않은 시선과 또 객관성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 온정주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사실 조사라는 것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돼야 된다는 점에서 성 위원장의 발언은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제자들이니까 봐 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불필요한 비판의 소지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언론에서 제기된) 연구비 이중수령 의혹이 사실이라면 진상조사위원회의 신뢰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이 분이 (진상규명위원장으로서) 적절한 분이냐에 대한 상당한 비판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박지원 의원은 지난 23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낙인 위원장은 자격을 상실했다며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검찰개혁과 관련, 박영선 의원은 "이번 (스폰서 검사) 사건에서도 봤듯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되면 절대 권력이 부패한다는 것 자체를 지금 눈으로 국민들이 보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현재 검찰이 갖고 있는 이러한 막강한 권력에 대한 견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립, 대검찰청 감찰부장과 법무부 감찰관의 외부인사 임용을 주장했다.

또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보험을 원하는 스폰서들이 계속 존재하는 이런 문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재정신청제도(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고소인이 불복하는 절차)라든가 검ㆍ경 수사권을 조정해서 검찰 권력을 좀 견제할 수 있는 개혁안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통해 "스폰서 검사 사건의 원인을 '한국 사회 특유의 온정주의 문화'로 보는 성 위원장의 인식이 매우 부적절해 우려를 표한다"며 "아직 검찰이 실체규명조차 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건의 성격을 예단하는 것은 위원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사태판단"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a href="http://www.lawissue.co.kr"><B>[로이슈](www.lawissue.co.kr)</B></A>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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