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전작권 이양' 반대하는 진짜 이유
언제까지 "우리 군 못 믿겠다" 할 건가
[조율.1] "북한 소행" 몰아가는 뻔한 스토리와 "대북 응징" 공허한 목소리
돌아가는 그림을 보니 답은 대충 나온 것 같다. 사실 처음부터 외길 수순이었다. 서해 앞바다에서 천안함이 뜬금없이 생뚱맞게 느닷없이 황당하게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범인이 북한 말고 또 누가 있겠는가.
어떤 경로로 어떻게 가라앉았는지 그딴 거 몰라도 상관 없다. 답은 애오라지 북한이고 또 북한이어야 하니까. 북한은 입 다물고 가만 있어도 소용없고, 입을 열어 부인해도 소용없다. 조선일보에게 한번 찍히면 무슨 짓을 해도 수상해 보이는 법.
그렇다. 긴 말 할 것 없이 '무조건' & '무작정' 북한이 나쁜 놈이다. 한미 연합군의 철벽방어를 뚫고 귀신같이 침투해 들어와서 아무도 눈치 못채게 어뢰를 쏴 천안함을 깨끗하게 두 동강 내고 흔적도 없이 유유히 사라질 수 있는 뿔달린 악마는 북한밖에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남은 것은 단 하나, 보복이다. 복수다. 금양호 선원 포함해서 50을 넘는 고귀한 생명이 바다에 수장됐는데, 이런 꼴을 당하고도 가만 있으면 그건 나라도 뭣도 아니다. 누구 말마따나 "미친 개는 몽둥이로 때려 잡아야" 하지 않나?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에겐 그럴 힘이 없다. 몽둥이를 휘두를 수 있는 군사적 주권 자체가 없는데 웬 복수? 우리가 두들겨 맞아도 막상 반격하자면 '천조국' 미국의 허락과 지휘를 받아야 한다. 명색이 자주국가면서도 전작권이 그쪽에 있는 탓이다.
76년 8월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으로 온 나라가 분노로 몸이 달았을 때, 유정회 몇몇 의원들이 금기를 깨고 "작전권 인수 문제"를 입에 담은 것도 그래서다. 전작권 문제야말로 대북 응징의 시작과 끝이란 걸 그들은 진즉에 꿰뚫어 보고 있었던 거다.
이것이 보여주는 바가 무엇이겠는가? 간단하다. 천안함의 원수를 갚고자 한다면, 진정 북한과 맞짱 뜰 마음이 있다면, 무력대응 하자는 말이 공갈포가 아니라 진짜라면, 그 전에 전작권 문제부터 바르게 해결해야 한다는 거다. 그게 맞는 순서라는 거다.
[조율.2] 북한 무력대응 하자며 '전작권 이양' 반대하는 <조선> 미스터리
그러나 보라. 사건 초기부터 '북한 공격설'을 특정하며 전쟁분위기를 선동하는 조선일보가 이에 대해 뭐라 지껄이는지를. 북한에게 보복은 해야 하지만, 전작권 반환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안 된단다. 절대로 안 된단다. 죽어도 안 된단다.
"대한민국의 생존이 걸려 있는 전작권 문제를 놓고 이렇게 엇갈리는 이야기가 나오면 한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고, 자칫 북한의 오판을 부를 수도 있다..."(사설, <전작권·원자력 협상에서 '한미 동맹 성숙도' 보여줘야>, 2010.03.13)
"그런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다수가 우려하는 전작권 이양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핵 안보 정상회의의 개최 의미는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사설, <핵 안보 정상회의가 열리는 2012년 한반도>, 2010.04.14)
여기서 잠깐. 조선일보는 왜 이렇듯 전작권 반환을 눈을 부라리며 반대할까? 크게 두 가지로 답이 가능하다. 첫째, '유사시 미군의 자동 즉각 투입'을 담보하자면 전작권이 필수라는 거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위세에 속편히 업혀가자면 그 수밖에 없다는 거다.
"미국은 한국 정부의 자주 국방 주장에 따라 전작권을 한국에 돌려주게 될 경우 한반도 전시상황 때 미군이 무조건 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던 구속으로부터 해방된다..."(사설, <'전시 작통권', 국가위험 높이고 국민부담 키우고>, 2006.08.26)
하나 더 있다. 미군에 비해 한국군은 영 미덥지 않다는 거다. 하는 짓 보면 어리버리해서 과연 이런 군대에 전작권을 맡겨도 되는지 회의가 들 때가 많다는 거다. 특히 이번 천안함 사건을 통해서 이 문제가 더 심각하게 불거졌다는 게 조선일보 설명이다.
"천안함 사태는 과연 우리 군이 전작권을 떠맡을 초보 역량이라도 갖추고 있는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전작권 이양 문제는 바로 이런 한국군의 능력과 태세에 대한 냉정한 재평가 위에서..."(사설, <천안함 사태 바로 보고 전작권 논의 시작하라>, 2010.04.21)
확실히! 우리 군은 천안함 사건 와중에 중대한 실수를 여러 차례 저질렀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50분 동안이나 소외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 하면, 능동적 작전권 없이 미군에만 일방적으로 끌려가다보니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거 아닐까.
만약 작전권이 우리에게 있고, 하여 거듭된 훈련을 통해 주체적인 대응 메뉴얼이 몸에 배어 있었더라도 그랬을까? 아마 달랐을 것이다. '잃어버린 10년' 타령을 읊어대며 지난 정권만 손가락질 할 게 아니라 작전권 부재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조율.3] 한국군 못믿겠다는 <조선> vs 잘할 거라고 격려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천안한 사태를 계기로 한국군에 대한 열등감이 더 심화됐다는 조선일보를 보니, 문득 노무현 전 대통령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생각난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란 말로 회자되고 있는 2006년 12월 21일자 민주평화통일자문회 상임위원회 강연의 한 대목이다.
상기한 사설에서 스스로 제기한 "전작권 이양의 핵심은 한국군이 2012년에 전작권을 넘겨받을 준비가 돼 있는가 하는 문제다"는 물음에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못했다며 '노'(No)라고 답한 조선일보와 노 전 대통령의 강연을 비교, 음미해 보시라.
"대한민국 군대들, 지금까지 뭐 했나 이거에요. 나도 군대 갔다 왔고 예비군 훈련까지 다 받았는데 심심하면 사람들한데 세금 내라 하고 불러다가 뺑뺑이 돌리고 훈련시키고 했는데, 그 위에 사람들은 뭐 했어요?
작전통제권 자기들 나라 자기 군대 작전통제권 한 개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 만들어 놔놓고, 나 국방장관이요, 나 참모총장이요, 그렇게 별들 달고 거들먹거리고 말았단 얘기입니까? 작통권 회수하면 안 된다고 줄줄이 모여가 가지고 성명 내고, 자기들이 직무유기 아닙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그렇게 수치스러운 일들을 하고.
작통권 돌려 받으면 우리 한국군들 잘 해요. 경제도 잘하고 문화도 잘하고 영화도 잘하고. 한국 사람들이 외국 나가 보니까 못 하는 게 없는데, 전화기도 잘 만들고, 차도 잘 만들고, 배도 잘 만들고, 못 하는 게 없는데, 왜 작전통제권만 못 한다는 이야기입니까?
실제로요. 남북 간에도 외교가 있고, 한국과 중국 사이에도 외교가 있는데, 북한의 유사시라는 건 뭐 있을 수도 없지만, 전쟁도 유사시도 있을 수가 없지만, 그러나 전쟁과 유사시를 우리는 항상 전제하고 준비하고 있는데, 중국도 그렇게 준비하지 않겠습니까.
한국군이 작전통제권을 가지고 있을 때 북한과 우리가 대화하는 관계, 중국과 우리가 대화할 때 외교상의 대화를 할 때, 동북아시아 안보문제를 놓고 대화를 할 때, 그래도 한국이 말빨이 좀 있지 않겠습니까.
작전통제권도 없는 사람이 민간시설에 폭격을 할 건지 안 할 건지 그것도 맘대로 결정 못 하고, 어느 시설에 폭격할 건지 그것도 지 맘대로 결정 못 하는 나라가 중국한테 무슨 할 말이 있어요. 북한한테 무슨 할 말이 있어요. 이것은 외교상의 실리에 매우 중요한 문제 아니겠습니까...(후략)..."
각설하고, 조선일보에게 말한다. 이런 각오, 이런 정신 없으면, 북한과 전쟁한답시고 입으로 떠들지 마시라. 입으로만 떠드는 허풍선 때문에 북한이 우리를 더 만만히 보고, 우리 내부에도 거짓과 불신이 팽배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공기를 언제까지 오염시킬 셈인가?
돌아가는 그림을 보니 답은 대충 나온 것 같다. 사실 처음부터 외길 수순이었다. 서해 앞바다에서 천안함이 뜬금없이 생뚱맞게 느닷없이 황당하게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범인이 북한 말고 또 누가 있겠는가.
어떤 경로로 어떻게 가라앉았는지 그딴 거 몰라도 상관 없다. 답은 애오라지 북한이고 또 북한이어야 하니까. 북한은 입 다물고 가만 있어도 소용없고, 입을 열어 부인해도 소용없다. 조선일보에게 한번 찍히면 무슨 짓을 해도 수상해 보이는 법.
그렇다. 긴 말 할 것 없이 '무조건' & '무작정' 북한이 나쁜 놈이다. 한미 연합군의 철벽방어를 뚫고 귀신같이 침투해 들어와서 아무도 눈치 못채게 어뢰를 쏴 천안함을 깨끗하게 두 동강 내고 흔적도 없이 유유히 사라질 수 있는 뿔달린 악마는 북한밖에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남은 것은 단 하나, 보복이다. 복수다. 금양호 선원 포함해서 50을 넘는 고귀한 생명이 바다에 수장됐는데, 이런 꼴을 당하고도 가만 있으면 그건 나라도 뭣도 아니다. 누구 말마따나 "미친 개는 몽둥이로 때려 잡아야" 하지 않나?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에겐 그럴 힘이 없다. 몽둥이를 휘두를 수 있는 군사적 주권 자체가 없는데 웬 복수? 우리가 두들겨 맞아도 막상 반격하자면 '천조국' 미국의 허락과 지휘를 받아야 한다. 명색이 자주국가면서도 전작권이 그쪽에 있는 탓이다.
76년 8월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으로 온 나라가 분노로 몸이 달았을 때, 유정회 몇몇 의원들이 금기를 깨고 "작전권 인수 문제"를 입에 담은 것도 그래서다. 전작권 문제야말로 대북 응징의 시작과 끝이란 걸 그들은 진즉에 꿰뚫어 보고 있었던 거다.
이것이 보여주는 바가 무엇이겠는가? 간단하다. 천안함의 원수를 갚고자 한다면, 진정 북한과 맞짱 뜰 마음이 있다면, 무력대응 하자는 말이 공갈포가 아니라 진짜라면, 그 전에 전작권 문제부터 바르게 해결해야 한다는 거다. 그게 맞는 순서라는 거다.
[조율.2] 북한 무력대응 하자며 '전작권 이양' 반대하는 <조선> 미스터리
그러나 보라. 사건 초기부터 '북한 공격설'을 특정하며 전쟁분위기를 선동하는 조선일보가 이에 대해 뭐라 지껄이는지를. 북한에게 보복은 해야 하지만, 전작권 반환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안 된단다. 절대로 안 된단다. 죽어도 안 된단다.
"대한민국의 생존이 걸려 있는 전작권 문제를 놓고 이렇게 엇갈리는 이야기가 나오면 한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고, 자칫 북한의 오판을 부를 수도 있다..."(사설, <전작권·원자력 협상에서 '한미 동맹 성숙도' 보여줘야>, 2010.03.13)
"그런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다수가 우려하는 전작권 이양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핵 안보 정상회의의 개최 의미는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사설, <핵 안보 정상회의가 열리는 2012년 한반도>, 2010.04.14)
여기서 잠깐. 조선일보는 왜 이렇듯 전작권 반환을 눈을 부라리며 반대할까? 크게 두 가지로 답이 가능하다. 첫째, '유사시 미군의 자동 즉각 투입'을 담보하자면 전작권이 필수라는 거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위세에 속편히 업혀가자면 그 수밖에 없다는 거다.
하나 더 있다. 미군에 비해 한국군은 영 미덥지 않다는 거다. 하는 짓 보면 어리버리해서 과연 이런 군대에 전작권을 맡겨도 되는지 회의가 들 때가 많다는 거다. 특히 이번 천안함 사건을 통해서 이 문제가 더 심각하게 불거졌다는 게 조선일보 설명이다.
"천안함 사태는 과연 우리 군이 전작권을 떠맡을 초보 역량이라도 갖추고 있는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전작권 이양 문제는 바로 이런 한국군의 능력과 태세에 대한 냉정한 재평가 위에서..."(사설, <천안함 사태 바로 보고 전작권 논의 시작하라>, 2010.04.21)
확실히! 우리 군은 천안함 사건 와중에 중대한 실수를 여러 차례 저질렀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50분 동안이나 소외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 하면, 능동적 작전권 없이 미군에만 일방적으로 끌려가다보니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거 아닐까.
만약 작전권이 우리에게 있고, 하여 거듭된 훈련을 통해 주체적인 대응 메뉴얼이 몸에 배어 있었더라도 그랬을까? 아마 달랐을 것이다. '잃어버린 10년' 타령을 읊어대며 지난 정권만 손가락질 할 게 아니라 작전권 부재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조율.3] 한국군 못믿겠다는 <조선> vs 잘할 거라고 격려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천안한 사태를 계기로 한국군에 대한 열등감이 더 심화됐다는 조선일보를 보니, 문득 노무현 전 대통령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생각난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란 말로 회자되고 있는 2006년 12월 21일자 민주평화통일자문회 상임위원회 강연의 한 대목이다.
상기한 사설에서 스스로 제기한 "전작권 이양의 핵심은 한국군이 2012년에 전작권을 넘겨받을 준비가 돼 있는가 하는 문제다"는 물음에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못했다며 '노'(No)라고 답한 조선일보와 노 전 대통령의 강연을 비교, 음미해 보시라.
▲ 민주평화통일자문회 상임위에서 강연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2006.12.21) ⓒ 문성
"대한민국 군대들, 지금까지 뭐 했나 이거에요. 나도 군대 갔다 왔고 예비군 훈련까지 다 받았는데 심심하면 사람들한데 세금 내라 하고 불러다가 뺑뺑이 돌리고 훈련시키고 했는데, 그 위에 사람들은 뭐 했어요?
작전통제권 자기들 나라 자기 군대 작전통제권 한 개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 만들어 놔놓고, 나 국방장관이요, 나 참모총장이요, 그렇게 별들 달고 거들먹거리고 말았단 얘기입니까? 작통권 회수하면 안 된다고 줄줄이 모여가 가지고 성명 내고, 자기들이 직무유기 아닙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그렇게 수치스러운 일들을 하고.
작통권 돌려 받으면 우리 한국군들 잘 해요. 경제도 잘하고 문화도 잘하고 영화도 잘하고. 한국 사람들이 외국 나가 보니까 못 하는 게 없는데, 전화기도 잘 만들고, 차도 잘 만들고, 배도 잘 만들고, 못 하는 게 없는데, 왜 작전통제권만 못 한다는 이야기입니까?
실제로요. 남북 간에도 외교가 있고, 한국과 중국 사이에도 외교가 있는데, 북한의 유사시라는 건 뭐 있을 수도 없지만, 전쟁도 유사시도 있을 수가 없지만, 그러나 전쟁과 유사시를 우리는 항상 전제하고 준비하고 있는데, 중국도 그렇게 준비하지 않겠습니까.
한국군이 작전통제권을 가지고 있을 때 북한과 우리가 대화하는 관계, 중국과 우리가 대화할 때 외교상의 대화를 할 때, 동북아시아 안보문제를 놓고 대화를 할 때, 그래도 한국이 말빨이 좀 있지 않겠습니까.
작전통제권도 없는 사람이 민간시설에 폭격을 할 건지 안 할 건지 그것도 맘대로 결정 못 하고, 어느 시설에 폭격할 건지 그것도 지 맘대로 결정 못 하는 나라가 중국한테 무슨 할 말이 있어요. 북한한테 무슨 할 말이 있어요. 이것은 외교상의 실리에 매우 중요한 문제 아니겠습니까...(후략)..."
각설하고, 조선일보에게 말한다. 이런 각오, 이런 정신 없으면, 북한과 전쟁한답시고 입으로 떠들지 마시라. 입으로만 떠드는 허풍선 때문에 북한이 우리를 더 만만히 보고, 우리 내부에도 거짓과 불신이 팽배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공기를 언제까지 오염시킬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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