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쓴 유시민 "야권연대 결렬, 제게도 큰 책임"
홈페이지 통해 '진보 단결' 호소... "2012 대선 연대 위한 연합 상설협의기구 만들자"
▲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 ⓒ 남소연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4일 6.2 지방선거 이후 야권연대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한 상설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유시민 후보는 이날 당 홈페이지에 '진보의 단결'이라는 글을 통해 "국민참여당의 탄생이 진보진영 분열의 끝이자 연대와 통합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며 "진보의 대연합으로 지방선거 승리를 쟁취하고 그 성과를 발판삼아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연대하기 위한 상설협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참여정부와 민주노총 및 민주노동당의 대립, 오래된 영·호남 지역구도에 파열구를 냈던 열린우리당의 소멸 등 진보세력의 분열 속에서 노 전 대통령이 좌절한 것을 현 상황에 비추었다.
진보세력이 "진보의 역사에서 저마다의 역할을 했던 세력을 정치적으로 대표하는"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국민참여당 등 다섯 개의 야당으로 나뉘어 있는 현 상황도 그와 다를 바 없다는 얘기였다.
그는 이어, "다섯 정당의 지도자와 당원들이 이 분열을 어떤 논리로 정당화하든, 대중의 눈에는 이것이 분열일 수밖에 없다"면서 "제가 몸담고 있는 국민참여당 역시 진보의 분열을 나타내는 현상 가운데 하나임을 저는 부정하지 않는다"고 진보세력 분열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그는 또, "우리 현실에서는 진보의 모든 정치세력이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되는 것이 역사가 요청하는 최고 수준의 단결이나 현재의 진보세력은 그런 높은 수준의 단결을 이루고 유지할 능력이 없다"고 야5당이 분립할 수밖에 없는 현 상황을 설명했다.
"지금 우리 정치는 노무현 대통령이 좌절했던 바로 그 지점에서 방황하고 있다"
▲ 6.2 지방선거에서 반MB 단일후보를 내기 위해 야권연대 협상에 참여했던 시민4단체(희망과 대안, 민주통합시민행동, 2010 연대, 시민주권) 관계자들이 지난 4월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그러나 유 후보는 "진보의 승리를 실현하는 열쇠는 다시금 진보의 단결"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1987년 6월민주항쟁 당시 대중이 "호헌철폐 독재타도"라는 하나의 구도 외에 호응하지 않으며 진보의 대단결을 이끌었듯이 이명박-한나라당 정권 3년차를 맞은 지금 국민이 진보의 정치적 승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다만, "다섯 개 정당으로 분열된 현 진보세력이 높은 수준의 단결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능력이 없는 지금 단결의 당위를 아무리 외쳐봐야 소용이 없다"며 "당을 달리하면서도 정책·선거연합을 하고 연합정부를 운영하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연합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대표적인 예가 6.2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를 하는 것이다. 유 후보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연합은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야 선거를 통해서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이 빼앗아간 권력을 되찾고, 4대강 죽이기와 부자감세, 기본권 탄압과 국가재정 파탄 등 국민을 해치고 나라를 망치는 나쁜 정책을 중단시키고 진보의 좋은 정책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2012년 총선·대선을 위한 야권연대 상설협의기구 구성을 통해 "모든 정당들이 서로 믿음을 키워나가면, 모든 진보세력이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하여 높은 수준의 연합을 실현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진보세력, 최고 수준의 단결 유지 능력 없어... 연합정치 승리 경험 쌓자"
▲ 민주당 김진표 후보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지난 4월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의 한 식당에서 만나 경기도지사 후보단일화 논의를 하기 앞서 손을 잡고 있다. ⓒ 남소연
한편, 유시민 후보는 4+4 선거연합 협상 결렬의 단초가 됐던 경기도지사 문제에 대해서도 솔직히 일부 책임이 있음을 인정했다.
경기도지사 경선룰을 놓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던 유시민 후보와 김진표 민주당 후보는 지난 3일 국민참여경선(전화조사) 50% + 여론조사 50%의 후보 단일화 방안에 합의, 오는 13일 최종 단일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송구스러웠고 그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협상을 중재했던 시민단체 지도자들을 뵐 낯이 없었다"며 "야4당이 전국적 야권연대에 합의하지 못한 데에는 더 결정적인 다른 요인들이 있기는 했지만 저에게도 큰 책임이 있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제가 단일후보가 되면 되는대로 김진표 후보가 되면 또 그래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반드시 야당이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연합정치 승리의 경험을 경기도에서 축적하자"고 주장했다.
아울러,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가 이긴다고 해도 원만하게 행정을 꾸려가려면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의회의 뒷받침을 받아야 한다"며 "기초단체장 후보와 광역의회 후보 단일화에 민주당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진보의 단결을 호소한다"며 "서로 경쟁하면서도 진보의 단결과 국정의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소망을 받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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