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단식 12일째'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 끝내 병원 후송

의사 "치명적인 장기 손상 우려"... '무한도전' PD "가슴이 먹먹"

등록|2010.05.07 15:55 수정|2010.05.07 16:08
김재철 MBC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에 나선 이근행 노조위원장이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이근행 위원장은 링거액을 투입 받으며 단식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단식투쟁을 벌인 지 12일째인 7일 오전 11시 이근행 위원장은 여의도 MBC 본사에서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위원장은 이미 단식 9일째부터 호흡조차 곤란한 심각한 상태를 보여 왔다.

MBC 노동조합 측은 "6일 이근행 위원장을 살펴본 의사가 '이제 본격적으로 장기와 뇌손상이 시작될 우려가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며 "'며칠만 더 가도 회복할 수 없는 데미지를 입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7일 오전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전했다. 특히 의료진은 이 위원장에게 "당장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고 권유했지만, 이 위원장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근행 위원장과 함께 단식을 시작한 다른 조합원들은 건강에 큰 이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근행 위원장은 지난해 언론노조 총파업 및 'PD수첩' 파동, 올해 계속된 정권의 MBC 장악 논란 등으로 심신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준비 없이 전격적으로 단행된 단식 때문에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는 7일 자신의 트위터에 "파업 한 달, 오늘로 단식 12일째이던 MBC 노조위원장님이 병원으로 후송됐다"며 "'말'을 하는 언론사 MBC에서 목숨 걸고 '몸'으로 말해야만 하는 상황에 가슴 먹먹하다"는 글을 올려,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편 이근행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김재철 사장 스스로 사태해결을 위해 결자해지해야 하는데, 김 사장이 일방적으로 외면, 침묵, 묵살로 일관하고 있다"며 "지금 노조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이제는 몸으로 굶으며 말하겠다"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이른바 '큰집', '조인트' 발언 등과 관련해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위원회 이사장을 고소하지 않고 있는 점, 노-사 간 합의를 깨고 황희만 부사장을 임명한 배경, 경영진의 무책임한 태도 등을 근거로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