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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의 '시국미사', 조중동 축소보도 "너무하네"

5월 11일 주요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

등록|2010.05.11 18:29 수정|2010.05.11 18:29
 천주교의 대규모 시국미사…조중동은 축소보도
<한겨레><경향> 시국미사 의미와 내용 자세히 전해
<중앙> "정부, 대화 제의"에 초점
<조선> 단신으로 처리
<동아> 사진기사만 내보내

'4대강 사업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천주교연대)'가 10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대규모 시국미사를 열고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2차 행동계획'을 선언했다. 명동성당 본당에서 시국미사가 열린 것은 1987년 6월 민주화항쟁 이후 20여년 만이다.

이날 열린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생명평화미사'에는 전국 사제와 신도 등 50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미사가 끝난 뒤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 사제․수도자 5005인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정부가 생명의 가치보다는 개발의 가치, 자본의 가치에 기울었다"며 "정부에 생방송 공개토론회를 제안하며, 6․2 지방선거에서 '강의 생명'을 약속하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11일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생명평화미사 참석자들이 4대강 사업 반대를 선언하는 사진을 1면에 싣고 관련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정부와 시민․종교단체의 공개 토론회' 개최에 초점을 맞춰 다뤘다. 동아일보는 별도의 기사 없이 사진기자를 싣는 데 그쳤고, 조선일보는 단신으로 처리했다. 

<생명평화의 외침>(경향, 1면)
<"4대강 사업 민주주의 부정">(경향, 1면) 
<"4대강 기만적 술책 심판" 민주화 성지 '저항의 기도'>(경향, 3면) 
<4대강 반대 서명행렬·사진전… "87년 상황 생각나">(경향, 3면) 
<23년 만에 다시 열린 명동성당 시국미사>(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3면 <"4대강 기만적 술책 심판" 민주화 성지 '저항의 기도'>에서 이번 생명평화미사 및 선언문 발표가 "한국 천주교계가 정부에 정면으로 맞서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키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했다. 또 "천주교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신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불교․개신교․원불교 등 다른 주요 종단의 4대강 반대 행보에도 파급을 미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사설에서는 명동성당 본당에서의 '시국미사'가 1987년 6월 항쟁 이래 23년 만의 일이라고 강조한 뒤 "정부의 4대강 밀어붙이기가 역사의 시곗바늘을 20년 전으로 돌려놓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억압받던 시절 민주화운동의 성지였던 명동성당은 1990년대 이후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자제하면서 시국미사를 허용하지 않았음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정부의 무모한 4대강 사업이 천주교의 사회적 역할을 흔들어 깨운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4대강 밀어붙이기로 표상되는 민주주의의 퇴행과 이에 대한 천주교계의 고민이 시국미사의 부활로 나타난 이 수상한 시절을 우리 모두는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며 "4대강 밀어붙이기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내가 한계에 이르렀음을 정부는 이번 시국미사를 통해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 경향신문 사설 ⓒ 민주언론시민연합




<"4대강 신음소리 귀막지 말라">(한겨레, 1면)
<명동성당 '4대강 반대' 대규모 시국미사>(한겨레, 1면)
<정치논리 아닌 종교논리… "생명 살리자는 것">(한겨레, 3면)
<야외 미사석·부속건물도 꽉 들어차>(한겨레, 3면)

한겨레신문은 3면 <정치논리 아닌 종교논리… "생명 살리자는 것">에서 종교계의 4대강 사업 반대 열기는 "생명을 보전하고 물질적 가치를 지양하는 종교 본연의 성격과, 1990년대부터 성장한 종교환경운동이 밑거름이 됐다"고 분석했다.

기사는 "종교계의 이런 4대강 반대운동은 6․2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10일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한 천주교 사제․수도자들은 '투표를 통해 4대강 사업에 대해 분명히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종교계의 4대강 접근 방식은 '정치논리'가 아닌 '종교논리'에 가깝다", "'운동권' 목사나 신부가 '4대강 전선'의 주류가 아니라는 점도 시사적"이라면서 "신도들의 광범위한 참여의 밑바탕에는 1990년대 이후 성장한 환경운동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천주교도 7000명 명동성당서 '4대강 반대' 미사 "논란 불식 위해 공개토론하자" 정부는 대화 제의>(중앙, 4면)

중앙일보는 '정부와 시민․종교단체의 공개 토론회'에 초점을 맞춰 다뤘다.
기사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4대강 사업을 놓고 정부와 시민․종교단체의 공개 토론회가 열릴 것"이라며 시국미사 소식과 학계․시민단체 등의 대통령 면담 촉구 기자회견 소식을 전한 뒤, 9일 국토해양부가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천주교연대 4대강 반대 미사>(동아, 14면)

동아일보는 14면에서 명동성당에서 4대강 사업 미사를 마친 사제와 신자들이 4대강 사업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는 사진을 실었지만 별도의 기사를 내보내지는 않았다. 

<명동성당에서 '4대강 사업 중단' 시국미사>(조선, 14면)

조선일보는 14면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생명․평화 시국미사'가 열렸다는 사실만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덧붙이는 글 신문 일일브리핑을 받아보기 원하는 분들은 ccdm1984@hanmail.net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원문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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