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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사장 "한국 떠날 계획 없다"

해외 이전설 소문에 직접 해명

등록|2010.05.13 17:51 수정|2010.05.13 17:53
GM대우 마이크 아카몬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최근 부각된 각종 구설수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선 가운데, GM대우에 올 하반기는 국내 발전이냐, 하청기지화 전락이냐의 중대기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카몬 사장은 11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CEO 메시지'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지난해부터 불거진 GM대우 관련 소문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제이쿠니(Jay Cooney) 부사장이 지난해 말에 GM대우와 관련한 파생상품 등의 소문에 대해 일부 직원에게 해명자료를 보낸 적은 있으나, 사장이 직접 소문에 대해 해명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아카몬 사장은 산업은행과 마찰, GM대우 해외 이전설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풀고 있으며, GM은 한국을 떠날 계획이 없다"고 임직원들에게 밝혔다.

또한 "GM대우는 설립 후 매년 1조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지난해까지 총투자금액도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직원 수도 2004년 8237명에서 1만 7300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GM대우 최고 경영진이 이런 소문을 진화하려고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 불거진 하청기지화, 유동성 위기로 인한 구조조정, GM 친정체제 구축, 중국 이전설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GM대우 내부에서는 'GM의 투명하지 못한 경영 등으로 인해 악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어 GM대우 이미지를 추락시켰다. 최고 경영진이 이런 소문에 대해 진작부터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GM대우는 최근 부산모터쇼에서 준대형 세단 ‘알페온’과 시보레 ‘카마로’를 선보였다. 알페온은 3000cc급 준대형 세단으로 차체는 4995×1510×1860mm(길이×너비×높이)이며, 휠베이스(=앞뒤 바퀴 거리)는 2837mm. V6 3.0ℓ 263마력 엔진은 최대토크 29.6kg/m를 낸다. 시보레 ‘카마로’는 2011년부터 시보레 브랜드로 국내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 GM대우




GM대우는 올해 1분기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만기 도래한 대출금 2500억원을 지난달 22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하 산은)에 상환했다.

GM대우 측은 "작년부터 전 세계와 국내시장에 판매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라세티 프리미어'의 판매 호조로 인해 대출금을 상환하게 됐다"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유동성 압박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으로 GM대우는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노사 임금단체협상 이후 하반기에 사무직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단행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회사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GM대우는 지난 4일 만기가 돌아온 대출금 7500억원의 만기를 3개월 연장해줄 것을 산은에 요청했으며, 산은은 1개월 연장 후 재심사하기로 했다. 산은은 2008년부터 기술이전 협약이 전제되지 않은 금융 추가 지원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그 연장선상에서 산은은 "GM 본사가 GM대우에 대한 기술이전 협의 등을 담은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대출 만기를 3개월 연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GM은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산은이 포함된 채권단으로부터 우선주 12억 달러(15년 만기 상환)와 신용한도(Credit Line) 20억 달러를 제공받았다. 또한 차량판매 특소세와 교육세 납부 유예 등의 혜택을 받았다.

산은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단독으로 9435억원을 GM대우에 지원했으며, 그후 전액 상환 받았다. 하지만 GM 측은 2007년까지 신용한도를 전혀 사용하지 않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유동성 압박 이후 신용한도 전액을 대출해 사용 중이다.

GM이 지난달 만기가 도래한 대출금 2500억원을 산은에 갚았지만, 7500억원을 상환하기에는 버거워 결국 상환 만기일 연장을 요청한 셈이다. 이는 GM대우가 또 다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추측을 낳게 한다.

산은으로부터 7500억원의 만기를 추가로 연장 받는다손 치더라도 GM대우의 자금력은 지난해 10월 4912억원의 유상증자 전후처럼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GM대우는 2009년에도 상당액의 '환 헤지' 손실로 3437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의 금융위기도 이어져 수출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GM대우의 지난해 매출 부진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수출 부진에 기인했다. 2009년 수출액은 2008년 매출액 11조 394억원보다 무려 27.6%(=3조 477억원) 감소한 7조 991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판매도 세제지원 혜택으로 2008년보다 작년에 호전됐지만, 예년 같지 않은 실정이다.

GM은 또한 산은에 내년 10월부터 신용한도로 빌린 금액을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상환해야한다. 매년 4000억원 규모를 상환해야하는 처지다. GM대우는 연간 60만∼70만대(완성차 기준) 정도를 생산해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라, GM 본사의 투자나 유상증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상환하기 버겁다.


▲ GM대우가 올 하반기부터 시장에 출시하는 배기량 3000cc급 준대형 세단 ‘알페온(Alpheon)’. 부산모터쇼에서 GM대우 아카몬 사장과 배우 한채영. ⓒ GM대우



여기다 GM대우는 지난 3년 동안 미지급한 '통상임금'을 지급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그 규모가 최대 5000억원에서 최소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속노동조합 GM대우자동차지부(추영호 지부장)와 GM대우차사무지부(유길종 지부장)는 GM대우를 상대로 통상임금 지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지급금의 산출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에 가족수당, 하기휴가비, 개인연금보험료 등이 빠져 있다"며 3년간의 임금에 소급적용해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통상임금'이란 단체협약이나 근로계약에 의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모든 임금을 뜻한다.

사무지부는 2007년 통상임금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말 일부 승소해 항소했다. 또한 사무지부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2차 통상임금 반환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1차에 1001명이 소송을 제기, 일부 승소해 항소한 상태라, 소송 참가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다 9800여명이나 되는 현장 조합원까지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소송을 맡고 있는 최원식 변호사는 "현장 조합의 소송 규모가 1000억원은 될 것 같다"고 한 뒤 "회사는 돈이 없고 노조는 악착같이 흔들 수 없기 때문에 협상을 통해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조가 1심과 같이 일부 승소만 하더라도 사측이 지급해야할 통상임금은 천문학적인 규모에 이른다.

이로 인해 GM대우는 통상임금 지급, 신용한도 상환, 국내외 경기침체로 인한 판매 정체 등으로 인해 올 하반기 이후 유동성 위기에 놓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GM대우 관계자는 "7500억원을 다음 달 상환할지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며, "유동성 자금은 충분해 추가로 만기가 도래하는 3000억원도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구조조정설 '모락모락'

▲ GM대우 마이크 아카몬(Mike Arcamone) 사장이 GM대우 부평공장 현장에서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카몬 사장은 최근 회사 내 관료주의를 과감히 타파하겠다고 밝혀, 그 의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 GM대우



단기적 유동성 압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GM대우는 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한 '조직 슬림화' 전략을 추진할 공산이 커 보인다.

8월 이후 준대형 세단 '알페온(Alpheon)'이 출시돼 수출과 내수 판매가 급성장해도 유동성 압박을 피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결국 구조조정 카드가 다시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구조조정 대상은 이미 비정규직이 대거 해고된 상태라 생산 라인보다는 사무직을 중심으로 진행될 공산이 커 보인다.

GM대우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내 최고 경영진의 물갈이는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 뒤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측은 임단협이 끝나는 하반기에 구조조정 등을 통해 슬림화 전략을 추진할 공산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GM대우 관계자는 "구조조정 등에 대해서는 현재 알고 있는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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