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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상조 공동체의 발판을 마련하는 법

강수돌 외 6명이 쓴 <거꾸로 생각해 봐! 세상도 나도 바뀔 수 있어 2>

등록|2010.05.13 19:22 수정|2010.05.13 19:26

책겉그림〈거꾸로 생각해 봐! 세상도 나도 바뀔 수 있어 2〉 ⓒ 낮은산

요즘엔 튀는 사람이 사랑을 받는다. 방송에 나오는 연예인들도 그렇고, 기업 CEO들도 그렇고, 종교계 목사들도 그렇고, 선거판에 나온 후보들도 그렇다. 누군가 이미 한 이야기나, 체제 답습이나, 다른 후보가 내놓은 공약을 그대로 베끼거나 엇비슷하게 따라가면 그야말로 죽을 쑤기가 십상이다.

연예인들은 톡톡 튀는 입심을 발휘해야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기업 CEO들도 회사 이익보다 공익을 위한 발걸음을 더 디딜 때에 많은 존경을 받고, 목사들도 거대한 조직체계와 세습체계를 내려놓을 때에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지방 선거 후보자들도 서민들이 더 많은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다른 공약들을 내세워야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서울 시장에 출마한 한명숙 후보를 두고서도 그렇다.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한 후보가 오 후보와는 다른 공약을 내야 사랑을 받는다고 했다. 서울시의 해외광고를 포함해 불요불급한 사업은 모두 몇 년간 중단하여 그것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대학생 등록금 대출이자와 전체 고등학생에 대한 학자금도 보조하고, 청년 실업자 고용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물론 그것은 우리 사회를 주도해 가는 의식과는 다른 흐름일 수 있다. 이른바 거꾸로 가는 일일 수 있다. 우리 사회는 한 명이 백 명 천 명을 먹여 살리는 구조이고, 소비자만이 대접받는 체제이고, 큰 차와 넓은 아파트 평수에 사는 사람만이 대접받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 방향을 돌려 창조적 복지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면, 아무래도 손가락질 받을 수 있다.

강수돌 외 6명이 쓴 <거꾸로 생각해 봐! 세상도 나도 바뀔 수 있어 2>는 바로 그런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이미 초등학생 때부터, 아니 유치원 때부터 경쟁구도 속에 씨름하고 싸워대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과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겠냐며, 그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할 꿈꿀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사실 우리는 교육계나 경제계나 정치계나 어느 곳 하나 경쟁사회가 아닌 곳이 없다. 이것을 정글의 법칙이라고 하고, 적자생존의 법칙이라고 하고, 제국주의의 확장과 무한경쟁의 확장체제라고 하고, 승자독식의 세상이라고 하고, 또 다윈이 이야기한 약육강식의 원리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 책을 함께 쓴 이은희는 다윈이 한 번도 약육강식의 법칙이 자연의 법칙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한다. 생물체의 진화란 단지 환경에 더 잘 적응한 개체가 선택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을 뿐, 애초부터 그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였던 스펜서가 인간사회 발달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생명체의 진화 이론을 끌어들인 데서, 그것이 왜곡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변하고 있다. 획일성과 경쟁, 반목과 전쟁이 난무하던 시대는 가고, 다양성과 화합, 공존과 더불어 사는 삶이 최대의 가치가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미 생명체는 태고적부터 체득하고 겪어 왔던 방식의 가치를, 다윈이 윌리스의 손을 잡았던 그 시절부터 사람들에게 알라고 싶었던 것을, 세상은 이제야 깨닫게 된 것이다."(129쪽)

사실 우리 몸속에 있는 대장균과 유산균을 비롯한 500여 종의 미생물도 처음엔 인간과 영양분을 뺏고 뺏기는 관계였다고 한다. 하지만 점차 인간의 생존과 건강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 관계로 발전한 데서, 그것이 더불어 공생하는 관계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한편 박승옥은 북한이 굶주림에 처한 데 반해 쿠바가 풍요롭진 않지만 그래도 굶어죽지 않는 사회가 될 수 있던 비결을 자립과 자치의 공동체에서 찾고 있다. 이른바 북한은 구소련식 산업화전략을 추구하면서 소농과 협동농장을 없애고 곧바로 국영농장을 만든 탓에 그 기반이 무너졌지만, 쿠바는 소농의 20퍼센트가 농사를 짓고 있고 자립과 자치를 하는 상부상조의 지역공동체가 움직이도록 한 까닭에 여전히 그 나라가 건재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스위스 같은 나라야말로 진정한 상부상조의 나라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곳의 대통령은 연방 내각 구성원이 1년마다 돌아가면서 맡고 있고, 또 권력은 3분의 1이 연방에서 나머지 3분의 2는 개별 칸톤과 코뮌에서 나오는데, 그만큼 그 나라가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칸톤과 코뮌이라는 상부상조의 공동체가 버팀목이 되어 있는 까닭이란다.

그럼 우리도 그 같은 세상을 꿈꿀 수는 없을까? 한 명이 백 명 천 명을 먹여 살리는 삼성과 같은 나라보다도, 백 명이든 천 명이든 모두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을 이룰 수는 없을까? 오직 1등만 기억하는 세상, 1등만 떠받드는 더러운 세상보다도 자기 개성과 취미로도 얼마든지 먹고 살 수 있으며 남과 더불어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으로 바꿔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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