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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현대미술의 담론을 반영하다

이은종 개인전 ‘뮤지엄 프로젝트’ 리뷰

등록|2010.05.22 14:12 수정|2010.05.22 14:12

▲ 이은종_G #1019 Project_피그먼트프린트_150×180cm_2009 ⓒ 이은종


사진은 기록과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특정한 현실과 사건을 재현하여 전달하거나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과 풍경을 조형적으로 표상하여 보는 이들을 감동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현대사진에서는 당대성을 반영하는 문화적인 현실을 시각적으로 명료하게 재현하여 사회문화적인 담론을 생산하는데도 뛰어난 기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현대미술에서 사진이 중요한 표현매체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이은종은 2002년도 첫 개인전 때부터 두 번째 2006년도에 개최한 두 번째 개인전까지 변두리에 있는 모텔방과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같은 특정한 문화적인 담론의 대상이 되는 공간을 기록하여 전시하였다. 그리고 이번에 인사동에 있는 노암 갤러리에서 열린 세 번째 개인전에서는 모더니즘시대의 산물이자 권력화 된 미술제도인 미술관의 전시 공간 여기저기를 찍어서 전시하였다.

▲ 이은종_H #0410 Project_피그먼트프린트_150×180cm_2009 ⓒ 이은종


▲ 이은종_G #1012 Project_피그먼트프린트_150×180cm_2009 ⓒ 이은종


▲ 이은종_G #1014 Project_피그먼트프린트_150×180cm_2009 ⓒ 이은종


▲ 이은종_G #1020 Project_피그먼트프린트_150×180cm_2009 ⓒ 이은종


▲ 이은종_S #0915 Projcet_피그먼트프린트_150×180cm_2009 ⓒ 이은종


작가가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작품이 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는 풍경을 찍은 것이 아니라, 작품이 철거되고 비워져 있는 전시공간을 기록한 결과물을 전시한 것이다. 필자가 전시장에 들어서자 갤러리 벽면 이곳저곳에 설치되어 있는 초대형 인화물을 볼 수 있었는데, 텅 비워져 있는 미술관은 특유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예술적인 공간이라기보다는 미처 입주를 마치지 못한 아파트나 오피스텔공간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작가는 완벽하게 조명을 제어하여 미술관 내부를 세밀하면서도 극사실적으로 재현하였다.
그래서 보는 이들은 실제공간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작가는 미술의 담론을 생산하는 공간으로서 권력화되어 있는 미술관의 기능과 의미를 고찰하기 위해서 미술관을 기록의 대상으로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작가의 의도와 무관하게 시각적으로도 컬러가 보는 이들의 시각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또, 앵글과 프레임의 선택도 조형성을 발생시키는데 성공하여 전시의 완성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현대미술은 보는 것에서 읽는 것으로 변화되고 내용적으로도 철학이나 인문학적인 이론을 반영하고 있다. 현대사진도 그것에서 예외가 아니다. 이번에 이은종이 발표한 '뮤지엄 프로젝트'는 그러한 현대미술 혹은 현대사진의 경향을 반영하는 결과를 성취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미 보편화돼 조금은 진부하게 느껴지는 화두이기 때문에 다음번 전시에서는 좀 더 독창적인 작가만의 세계관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2010_0512 ▶ 2010_0523
노암갤러리_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82.2.720.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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