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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발, 만져보지 않고 어떻게 느끼나요"

[인터뷰] 일본 초청 전시 마치고 돌아온 사기장 장상철

등록|2010.05.25 14:05 수정|2010.05.25 14:16

▲ 하북면에 가마를 두고 있는 ‘청암요’의 장상철 사기장(43) ⓒ 송호정



양산시 하북면에 가마를 두고 있는 '청암요'의 장상철 사기장(43)이 한국의 멋을 가진 사발로 일본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11~16일까지 일본 교토 노무라미술관에서 우리사발 초청전시회를 마치고 돌아온 장상철 사기장(43)을 만나봤다.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생애 첫 전시회를 일본에서 가진 장 사기장의 소감은 의외로 간단했다.

"전시회의 제일 큰 수확이라면 책에서만 봐왔던 항도사발, 호리미시마, 펜신찬, 이라보 등 일본의 명품그릇을 직접 보고, 만져보고 왔다는 것"이라며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다"라고 웃었다.

장 사기장은 노무라미술관 전시회 사상 유례없이 관람객이 직접 그릇을 만져볼 수 있도록 케이스를 열어놓고 전시회를 진행했다. "혹시나 있을 물품 훼손은 전부 우리가 책임질테니 케이스를 열어달라고 부탁했다. 어떻게 그릇을 만져보지 않고 그것을 느낄 수 있겠나"라며 관람객들이 최대한 사발을 직접 느껴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그래서일까. 전시기간 동안 매일 100여명의 일본인들이 그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미술관을 찾았다고 한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사발은 정서는 비슷할지라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흙과 환경, 만드는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도 우리 사발을 다소 생소하게 느꼈다"며 "일본의 것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가졌다며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다"고 말했다. 특히 장 사기장의 작품에 매력을 느낀 현지인들의 집요한 권유로 판매까지 실시됐다고.

이번 전시회는 고려사발을 중심으로 우리 도예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도 했다.

장 사기장은 "예술을 하는 사람은 작품을 자신의 마음대로 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고, 그래야 발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형을 충실히 가꾼 뒤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르면 기본을 넘어서는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신념을 말했다.

또한 그는 "도예에는 답이 없다. 끊임없는 자기 계발로 더욱 나은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이고, 내가 좋아하는 그릇이 나올 때까지 계속 연구해 나가는 것이 도예다. 마음에 드는 그릇이 나올 때 제일 행복하고 그 순간을 생각하며 작업을 한다"며 "일본 전시회는 정말 많은 공부가 되었다. 일본 명품사발보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양산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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