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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수에만 사는 가재를 동네서 다시 찾다

집 뒤편 가까운 곳에 아직 가재가 살고 있었다

등록|2010.05.27 11:39 수정|2010.05.27 11:39

▲ 집 뒷편 산속에 화전 ⓒ 이장연


살고 있는 인천 서구 공촌동은 옛부터 계양산과 천마산이 폭 감싸고 있어, 언제나 맑은 물과 공기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계양산과 천마산을 잇는 징매이고개를 절단낸 무지막지한 도로가 마을 중심부를 관통하면서 사정은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개발 바람에 냇가(공촌천)는 인천시가 자연형 하천을 조성하겠다며 지난 4년간 난도질을 해댔고, 그 위로는 공촌정수장과 예비군훈련장이 들어서면서 하천 본래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논밭과 어울렸던 마을도 지난 10년간 콘크리트-아스팔트로 뒤덮이면서 고향사람들과 이웃들이 뿔뿔이 흩어져야 했습니다.

▲ 산에서 흘러든 맑은 물이 작은 웅덩이에 고였다. ⓒ 이장연


특히 옛마을과 들, 산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야생동식물들도 점차 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어리석은 사람들이 야생동식물의 소중한 서식처인 줄도 모르고, 등산이다 뭐다해서 산을 여기저기 헤집고 다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흉직한 콘크리트 수로가 들어선 인공하천과 정수장 증설공사로 망가진 계곡에서는 1급수에 산다는 쌀미꾸리마저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속절없이 다 사라진 줄 만 알았던 옛친구들 중 하나를 우연히 집 뒷산에서 만났습니다. 날이 너무 좋아 오랜만에 뒷산 오솔길을 따라 산책을 하던 중, 졸졸졸 경쾌히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가 보니 옛날 칡을 깨러 다니던 화전이 나왔고 그 인근 작은 웅덩이에서 가재를 봤습니다.

▲ 산에서 흘러내려온 맑은 물은 그냥 배수로로 빠져나갔다. ⓒ 이장연


1급수의 맑은 물에서만 살 수 있는 환경지표 종인 가재가 아직도 집 뒤편에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신비롭고 다행이었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정말 흔하디 흔했던 가재인데 말입니다. 대부분의 가재는 야행성이고 주로 계곡이나 냇가, 강 바닥의 돌밑이나 낙옆 밑에 몸을 숨길 수 있는 은신처가 많은 곳에서 서식합니다.

그 어린 가재가 작은 웅덩이에서 몸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 어린 가재가 살아있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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