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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안 버리기, 생태산행 전부 아니다"

[환경사랑방] 산악인 이기열씨가 들려주는 환경산행 이야기

등록|2010.05.28 11:43 수정|2010.05.28 11:43

산행문화를 생각해보자!생태적 산행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이기열


산행과 환경은 어떤 관계일까?

산악인 이기열씨는 "지구온난화는 산을 등반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불과 10~15년 전의 희말라야 설선이 4000m에서 5000m로 높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베이스켐프가 높아졌지만, 등반은 더 힘들어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높이별로 발생하는 기후 예측이 예전에는 1주일정도의 정확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3일 정도밖에 정확성이 없다"며 "날씨 예측이 불가능한 시점에 희말라야 등반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3일 오후 7시 대전 중구 보문로 대전화경운동연합 시민환경교육센터에 이기열 대전등산학교 교무위원이자 대전산악연맹 K2 등반대장을 초대해 '환경은 생각하는 올바른 산행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날 행사는 대전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하는 두 번째 환경사랑방으로, 환경사랑방(매월 셋째 주 목요일)은 우리주변 생활 속 환경이야기를 풀어보는 자리다.

마을 뒷산에 가든 국립공원에 가든 우리는 많은 산행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어느덧 자연스럽게 산을 찾는 것이 현대인들의 필수 문화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산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산에는 과부화가 걸리기 시작했다.

등산로는 곳곳이 파였고, 길을 너무 잘 다진 탓인지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곳이 늘어났다. 또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로 산은 신음한다. 산행인구를 막을 수도 없고, 산을 지키면서 산행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기열씨에 따르면 우리나라 등산 인구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등산을 하는 사람은 700만명, 한 달에 한 번 이상 산에 오르는 사람은 1500만명, 분기별로 한 번 이상 산을 타는 사람은 2000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대전환경운동연합에서는 산악인 이기열씨를 모시고 환경사랑방에 모셔 환경산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이 수치는 동네의 뒷산을 등반하는 것을 제외한 통계라고 하니, 우리나라 등산인구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고 있지만, 산행의 예의는 오로지 사람을 위해서만 지켜지고 있고, 산의 환경을 생각하면서 산행하는 인구는 많지 않다고 한다.

그럼 환경 산행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열변을 토하고 계신 이기열씨대한민국에 환경산행을 말하고 있는 몇 안되는 산악인 중에 한분이다. ⓒ 이경호


이에 대해 산학인 이기열씨는 "과거에 쓰레기를 버리던 국내현실은 많이 개선되었다"며 "하지만 이런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이 결코 산의 환경을 생각하는 생태산행의 전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작년에 갔던 산과 올해 갔던 산의 생태나 환경은 너무나 급격하게 변하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고 이기열씨는 말했다. 이씨는 "산행을 하면서 몇가지 수칙만 지킨다면 우리의 산은 좀더 오래 보전될 수 있고 지금의 느낌이나 감동을 오래 오래 간직할 수 있다"며,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이기열씨가 이야기한 환경산행 수칙은 다음과 같다.

- 당신이 방문할 지역과 관련한 규칙과 특이사항을 파악한다.
- 가능한 적은 인원 구성원으로 방문한다. 많은 구성원은 작은 구성원으로 나누기를 고려하라.
- 색칠하기, 돌무더기 표시하기, 깃발 설치하기를 하지 않도록 지도와 나침반을 이용한다.
- 지정된 구역(단단한 길)이란 확실한 탐방로, 야영지, 바위, 자갈, 마른풀 또는 눈을 포함한다.
- 호수와 계곡으로부터 약 200피트(70보) 이내의 야영을 피한다.
- 좋은 야영지를 만들지 말고, 찾아라. 야영지를 개조하는 것은 필요치 않다.
- 기존의 탐방로와 야영지 사용에 집중하라.
- 탐방로가 젖어있거나 진창이더라도 가운데를 일렬종대로 걸으라.
- 야영지가 최소가 되도록 하라. 식물이 없는 지역에서의 야영한다.
- 자기가 가지고 간 것은 모두 자기가 가지고 온다. 야영지와 휴식처에 쓰레기와 흘린 음식물을 점검하라.
- 모든 쓰레기, 남겨진 음식물, 잡동사니를 배낭에 가지고 나온다.
- 인간배설물은 식수, 야영지, 탐방로에서 약 200피트(70보) 떨어진 곳에 (약 15~20cm)의 구덩이 안에 묻는다.
- 화장지와 위생 처리된 물품은 배낭에 가지고 나온다.
- 몸이나 그릇을 씻으려면 개울이나 호수에서 200피트 떨어진 곳으로 물을 가져가서 생물 분해성 비누의 작은 양을 사용한다. 설거지물은 흩뜨려 버린다.
- 과거의 상태를 그대로 보존하라 : 예로, 문화적 또는 역사적 구조물과 인공물에 손을 대지 않는다.
- 바위, 식물 그리고 다른 자연의 물건들은 당신이 본 그대로 둔다. 비 자연적인 종(種 : 동물, 식물)을 가져다 놓거나 옮겨가지 않는다.
- 구조물, 비품 만들기 또는 도랑파기를 하지 않는다.
- 오랫동안 영향을 줄 수 있다. 요리를 위해서는 경량의 난로를 사용하고 밝히기 위해서는 등불로 즐겨라.
- 불의 사용이 허락된 곳에서 준비된 캠프 파이어용 통이나 팬 등을 이용한다.
- 불이 작은 상태를 유지하라. 오로지 손으로 꺾을 수 있는 지표면의 나무토막을 사용한다.
- 땔나무와 숯은 모두 재가 되도록 하고, 모닥불을 완벽하게 정리하고, 식은 재들은 흩뜨려 버린다.
- 야생동물과의 거리를 지켜라. 그들을 따라가거나 가까이 가지 않는다.
- 동물에 음식물을 주지 마라. 야생동물에 주는 음식은 건강을 헤치고, 자연적 습성을 바꾸고, 포식성과 다른 위험들에 접하게 하는 것이다.
- 애완동물은 처음부터 끝까지 통제하거나, 또는 집에 두어라.
- 교미, 둥지 짓기, 새끼 키우기, 또는 겨울나기와 같은 민감한 시기에는 야생동물을 피한다.

이씨는 "이런 구체적인 산행 규칙을 지킨다면, 산은 좀 더 지금의 모습을 오래 간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기에 산의 휴식년제 등을 확장해가면서 산의 생태적인 모습을 지켜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환경사랑방은 6월 17일 오후 7시시 대전환경운동연합 시민교육센터에서 원흥이 방죽을 지켰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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