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손잡은 유시민 "미안하고 고맙다"
화기애애했던 유시민-심상정 회동... "지방선거 승리 협력 약속"
▲ 야권 단일후보가 된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를 찾아, 후보직을 사퇴하고 유 후보 지지의사를 밝힌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우리 대학생 딸이 진보신당 당원입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으로 오라고 압력을 넣는다면서요.(웃음)" (심상정)
전날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의 사퇴로 야권의 단일 경기지사 후보가 된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가 31일 오전 심 후보를 예방했다. 유 후보는 오전에 예정됐던 경기지역 대학가 유세일정을 취소하고 경기 고양시의 심상정 후보 캠프를 찾았다.
오전 유세 취소하고 심상정 찾은 유시민
두 사람의 표정은 밝았다. 심 후보는 "바쁘실 텐데 어려운 걸음을 했다"고 유 후보를 맞았다. 유 후보는 "아무리 바빠도 잘 모셔야죠"라며 심 후보의 손을 잡았다.
유 후보는 자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후보직을 사퇴한 심 후보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모두 전했다.
유 후보는 "심 후보와 진보신당이 교육과 복지 등 여러 진보적 의제에 대해 좋은 정책을 마련하고 꿋꿋이 밀고 나갈 의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명박 정권의 독선과 독주를 저지하자는 국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어려운 결단을 했다"며 "반갑고 고맙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진보의 꿈을 일시적으로 내려놓게 돼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결과 평화, 친환경 무상급식 찬성과 반대 등 정책 의제가 뚜렷하게 갈라지면서 선거가 팽팽한데 심 후보의 결단이 선거 막판 큰 힘이 됐다"며 "야 5당의 역할이 모두 컸지만 승리한다면 심 후보의 희생이 승부의 분수령이라고 평가받을 것"이라고 사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는 "이제 야권의 단일후보로서 그 진보 의제들을 제가 안고 가겠다"며 "마음이 아프시겠지만 조금이라도 서운함이 덜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진보신당 따뜻하게 안아 주실 것"
▲ 야권 단일후보가 된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를 찾아, 후보직을 사퇴하고 유 후보 지지의사를 밝힌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유 후보는 도움도 요청했다. 그는 "'MB심판'이라는 짐을 기꺼이 맡아서 승리하겠다"며 "짐을 제게 얹어주셨으니 같이 들고 가자"고 협조를 구했다.
심 후보는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심 후보는 "그동안 머뭇거리던 도민들도 이제 단일화가 된 만큼 투표장에 나와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 심판에 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믿는다"며 "유 후보가 'MB 심판'의 핵이 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돕겠다"고 밝혔다.
전날 진보신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면 눈물을 쏟았던 심 후보는 당원들에게도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어제 사퇴 소식에 당원들이 너무 맘 아파하셔서 저도 아팠다"며 "힘을 합쳐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라는 요구를 받아안은 진보신당에 대해서, 그동안 진보의 싹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에 대해서 국민들이 따뜻하게 안아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유 후보도 "국민들도 심 후보의 사퇴에 굉장히 마음 아파하고 진보신당을 따뜻한 눈으로 보고 껴안아 주실 것"이라며 "선거 후 진보의 미래와 야권의 진로에 대해서 서로 협의해가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저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남다른 인연 강조한 두 사람... 곧 공동유세 돌입할 듯
두 사람은 남다른 인연도 강조하며 친근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유 후보와 역사교육과 출신인 심 후보는 78학번 동기이자 1959년 동갑내기다.
심 후보는 "이곳(고양시 덕양구)이 예전에 유 후보의 지역구였는데 지금은 내 지역구"라며 "우리 인연이 그렇다"고 말했고 유 후보도 맞장구를 쳤다.
회동 막바지 유 후보는 이날 저녁 공동유세를 하자고 제안했다. 유 후보는 "저녁에 이곳에서 야권의 후보들이 유세를 한다고 하는데 저도 올 계획"이라며 "심 후보도 나오셔서 도민들이 이번 단일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직접 확인하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심 후보는 "후보직 사퇴에 충격을 받은 진보신당 후보들을 추스르는 게 시급하다"며 "일정을 한번 보겠다"고 답했다.
심 후보가 이날부터 공동유세에 나설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심 후보는 일단 선거에 출마한 진보신당 후보들의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다. 심 후보 측은 내부 논의를 거쳐 유세 결합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