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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택과 이원희, 많이 닮았네

지지단체·인물, 공약도 비슷...서울교육감, 지난 선거 대리전?

등록|2010.06.01 12:09 수정|2010.06.01 15:56
라이트코리아, 자유시민연대, 자유지성300인회, 교육선진화운동본부, 뉴라이트학부모연합, 뉴라이트전국연합, 국민행동본부, 자유교육연합, 전국학교운영위협의회, 한국초중고사립법인현합회, 교육개혁포럼,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 기독교사회책임,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북한민주화포럼, 무공수훈자회, 상이군경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모임, 이북도민연합, 고엽제전우회….

이들은 2008년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후보를 지지했던 단체들이다. 동시에 이번 2010년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이원희 후보를 보수 단일후보로 추대하거나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발표한 단체들이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이 취소되고, 이후 매관매직 등과 관련하여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되어 있는 공정택 전 교육감을 지지한 단체들 상당수가 이번 선거에서 이원희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이들 단체에는 라이트코리아, 자유시민연대, 뉴라이트학부모연합 등 뉴라이트 단체들과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 기독교사회책임 등 보수적 종교단체 그리고 북한민주화포럼, 이북도민연합,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 보수적인 시민단체들을 포함돼 있다. 

공정택 지지했던 단체들, 이원희 지지자로

▲ 6.2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원희 후보. ⓒ 유성호


공정택 전 서울교육감과 이원희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들이 비슷하니 지지 인사들도 비슷하다. 공 전 교육감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던 인사들 중 '김진홍 목사, 조용기 회장, 이상주, 이돈희 전교육부장관, 현승종 전총리, 이상훈 전국방장관, 서경석 목사, 서정갑 국민행동상임대표, 이동복 북한민주화네트워크회장, 박세환 재향군인회장…' 등등 우리 사회에 이름만 대면 다 알 수 있는 상당수 보수 인사들이 이원희 후보를 직접 지지하거나 또는 이 후보를 추대한 바른교육국민연합의 간부를 맡아 간접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교육 비리의 대표 유형인 사학비리의 직접적인 당사자들도 있었다. 최아무개 전 서울교육감은 바른교육국민연합의 고문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이 후보 추대에 참가한 삼락회 총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1988년 서울교육감으로 재임하던 시절 사학재단으로부터 4500만원의 뇌물을 받아, 교육감 최초로 구속된 인물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인물이다. 두 번째로 구속된 서울교육감은 현재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되어 있는 공정택 전 서울교육감이다.

사학 비리 문제로 구설에 올랐던 인물은 또 있다. 1997년 전국적으로 떠들썩했던 부산 D대 사학비리의 당사자였던 장아무개 전 D대 총장이 바로 그 사람이다. 1997년~1999년 당시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의 국회의원으로 국회 부의장을 지낸 부산 D대 설립자 겸 총장 장씨는 재단과 학교의 공금 수십억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총장에서 물러났고, 곧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되었다. 결국 1999년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교육감 선거는 지난 교육감 선거 대리전?

이원희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 중 상당수가 지난 선거에서 공 전 교육감을 지지했고, 또 현재 이원희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 간부들 중 상당수가 공 전 교육감을 지지했던 인물들이다. 이렇게 단체와 인물뿐 아니라 이원희 후보가 내거는 공약 중 상당수는 이전 선거에서 공 전 교육감이 내걸었거나 재임 중 실천하려고 했던 정책과 같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원희 후보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 속에도 부적격 교원 10% 퇴출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데 공 전 교육감 역시 비율만 정하지 않았을 뿐 부적격 교원 퇴출을 똑같이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뿐 아니라 자율고와 특목고 확대 등을 통한 학교 다양화와 선택권 확대, 일제고사(학업성취도평가, 진단평가) 시행 고수, 고교 평준화 보완(이원희 후보는 단계적 해제) 등 핵심 공약도 거의 공정택과 이원희 후보의 입장이 같거나 비슷하다.

이에 비하여 참교육학부모회, 전교조, 참여연대, 함께하는교육시민운동 등 지난 번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주경복 후보를 지지하였던 단체들에 더하여 훨씬 더 확장된 단체들이 거의 곽노현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찌 보면 이번 서울교육감 선거가 지난 주경복 대 공정택 선거의 대리전 또는 리턴 매치 성격으로도 보인다.

▲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뒤 승용차에서 내리고 있다. ⓒ 권우성


지난 선거에서는 강남, 서초 지역의 몰표를 얻은 공정택 후보가 0.8% 차이로 주경복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되었다. 구속된 공 전 교육감의 지지단체 상당수가 이원희 후보를 지지하는 가운데 공정택과 주경복의 대리전 양상까지 띠고 있는 이번 선거에서는 서울시민이 중도보수 후보와 민주진보 후보 중 과연 누구를 선택할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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