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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일본 총리, 오자와 간사장과 '동반 퇴진'

등록|2010.06.02 12:39 수정|2010.06.02 12:39
[도쿄=뉴시스 김보람 기자] 2일 오전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鳩山由紀夫, 63)가 미군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를 둘러싼 정국 혼란과 민주당 지지율 하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끝내 사퇴를 표명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민주당 양원 의원 총회에서 퇴진 의사를 표명하고,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도 함께 사퇴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달 28일 후텐마 기지 헤노코(邊野古) 이전 문제로 충돌을 빚은 사민당 당수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소비자저출산담당장관 파면으로 인한 사민당의 연정 이탈에 책임을 지고 퇴진 의사를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 총리에는 간 나오토 부총리 겸 재무상(64)이 유력시된다.

하토야마 총리는 총회 발언에서 "국민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며 "국민의 (정권 교체) 판단은 결코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로 겪은 일들을 회상하던 도중 눈가에 눈물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요미우리신문이 실시한 '제2회 참의원 넷 모니터' 조사에서 하토야마 총리에 대해 89%에 달하는 국민이 "믿지 못하겠다"고 답해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이대로는 오는 7월 11일 예정된 참의원 선거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 총리 조기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총리 스스로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5월말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 해결' 약속이 자충수가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 총회에서 총리와 간사장 사퇴 이후 당 운영과 후임 대표 선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들은 하토야마 총리의 사퇴가 2006년 아베 신조 총리의 사퇴 이후 4차례 연속으로 일어난 자진사퇴라며, 후텐마 기지 문제로 미·일동맹의 안정성이 흔들리고 한국 천안함 사건으로 동아시아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일본의 국가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1986년 홋카이도 4구 자민당 소속으로 당선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96년 민주당을 창당, 민주당 대표, 사무총장 등을 거쳐 2009년 오자와 이치로 대표 후임으로 민주당을 이끌어 왔으며 지난해 9월 사민당, 국민신당과 함께 3당 연립 정권을 출범시켰다.

bkim93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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