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교육위 의장 꺾은 교사 출신 교육의원
[인터뷰] 최철환 경기도 교육의원 제1선거구 당선자
▲ 최철환 경기도 교육의원 당선인교직경력 31년의 전교조 교사 출신 최철환 후보가 이철두 경기도 교육위 의장을 누르고 새로운 교육의원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 임정훈
서울·경기·강원 등 민주·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당선에 이어 교육의원 선거에서도 이변(?)이 생겨난 곳이 있다. 경기도 교육의원 제1선거구(안양·군포·군포·의왕·과천)가 바로 그 가운데 한 곳이다.
제1선거구는 12년 교육위원 경력(3선)의 현역 경기도교육위원회 의장인 이철두 후보의 아성이 견고한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난 2일 선거에서 이철두 후보는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교직경력 31년의 전교조 교사 출신 최철환 후보가 58.4%(34만8877표)의 지지를 얻어 41.6%(24만8458표)를 얻은 이철두 의장을 누르고 새로운 교육의원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이로써 이철두 의장의 12년 아성이 무너졌다.
'6·2 경기희망연대'에서 선정한 '교육의원 좋은 후보'에 들기도 했던 최철환 교육의원 당선인은 31년의 교직생활 학생들과 함께 학교와 교실을 지켜온 사람이라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교육위원 경력 12년'을 무너뜨린 최철환 당선자
경기도 교육의원 제1선거구와 경기 교육의 흐름을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최철환 교육의원 당선인을 만났다.
- 3선의 현 교육위 의장을 꺾었다.
"MB 교육에 실망한 학부모들의 분노를 확인했다. 학교의 혁신을 바라는 학부모들의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교육을 살리라는 요구다. 지지해주신 학부모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 학부모들을 만나면서 무엇을 느꼈나?
"학부모들의 한결같은 말씀은 사교육비 문제였다. 과외비, 학원비 때문에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학부모들이 많았다. 선거 과정에서 들은 말씀을 4년의 의정활동 내내 기억할 것이다."
- 상대 후보가 전교조 반대를 기치로 색깔론을 내세웠는데?
"교육에 진보와 보수가 어디 있나? 교육 문제는 아이들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30년 넘는 세월 교사로 살면서 일관되게 간직한 철학이다. 교육 문제를 이념적으로 접근해서 정치적 이익을 노리겠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비교육적이다. 본질에서 벗어난 문제이므로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이념 논쟁으로 몰고 가는 것은 학부모들의 수준을 무시하는 것이다. 나는 학부모들의 의식 수준을 믿었다."
- 전교조 출신이라는 게 부담 되지 않았나?
"전교조가 무슨 큰 잘못이 있기에 그러는지 모르겠다. 교육 비리를 없애기 위해 노력한 것이 죄인가? 전교조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 전교조 교사들이 가진 노하우를 의정 활동에 반영해 나갈 것이다. 나는 그분들의 교육적 열정을 존중한다. 전교조 경험이 의정활동에 오히려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덧붙여 교사들도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정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다."
"교과부의 정당후원 교사 징계, 절차와 방법 틀렸다"
▲ 최철환 경기도 교육의원 당선인. ⓒ 임정훈
"그렇다. 김상곤 교육감이 추진했던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무상급식이 정치적 논리로 무산되는 것을 보면서 매우 안타까웠다. 혁신학교는 공교육을 살릴 유일한 대안이다. 혁신학교를 늘려나가겠다. 교육감의 정책 중에 옳은 방향은 전적으로 협조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차 없이 비판할 것이다."
- 시민 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시민 사회의 요구는 교육의 새바람을 일으켜 달라는 것이었다. (무상급식 예산 삭감과 관련해) 지난해 교육위원들이 학부모들에게 안겨준 실망 때문이었다."
- 선거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선거구가 너무 넓어서 많은 학부모들을 만나는데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 후보와 정책을 알릴 방법이 없다는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 교육의원이 무엇을 하는지조차 모르더라. 그간 교육위원들이 학부모들과 전혀 소통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그리고 선거법도 지자체 선거운동과 비교하면 차별적이라고 생각한다."
- 정당 후원 관련 전교조 교사 징계 문제에 대한 입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문제다. 전교조의 주장과 검찰의 주장이 서로 다르다.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 교과부의 징계 방침은 절차와 형평성에 어긋난다. 한나라당에 후원금을 낸 교장에 대한 징계방침은 없지 않은가? 이런 문제들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다. 징계권자가 교육감인데 교육감이 현명하게 대처할 것으로 본다."
"교육은 교사가 하는 것... 현장의 생생한 소리 듣겠다"
- 이번 선거를 한 마디로 규정한다면?
"미래 교육과 과거지향적 교육의 대결이었다. 특히 교육복지가 주요 이슈가 되었다. 새로운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 것이 승리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상대 후보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전교조 비판'이라는 낡은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차별화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 앞으로 4년의 의정활동 계획은?
"교육 문제는 산적해있다. 교사와 학부모들을 열심히 만나겠다. 학교 현장을 중시하는 의정활동을 펼 것이다. 과거 간선시대 교육위원들은 주로 학교장들과 주로 소통했다. 교육은 교사가 하는 것이다. 교사들이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장 절실하다. 그리고 여러 학부모들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야 한다. 학교를 자주 찾아 현장의 생생한 소리를 들을 것이다. 교육 문제를 정파적, 이념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학부모님들께 한 말씀 해 달라.
"보내 주신 성원을 결코 잊지 않겠다. 보내 주신 사랑은 아이들에게 돌려주겠다. 반드시 공약을 실현하는 교육의원이 되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희망>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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