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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인재 구하세요?

내 친구 장바우 추천합니다

등록|2010.06.07 14:37 수정|2010.06.07 14:37

▲ 목재와 인재 ⓒ 송유미





나무도 사람처럼 쓰임새가 다 따로 있지

숱하게 많고 많은 소나무 중
금강소나무는 임금님 용좌나
대궐의 재목으로만 쓰인다지.

천재는 하늘이 내린 사람이지만
인재는 가장 사람다운 사람이라지.

내 초등학교 동창생 장바우,
천재는 아니지만, 내 친구들 중에 가장 사람답지.

그러나 유치하기 짝이 없는 '사랑의 무덤'이라는 
결혼생활에는 특별히 사람이 좋은 인재는 필요 없는지, 
법이 없어도 살 수 있는 내 친구 이혼 사유는
사람이 너무 물러터지게 좋아서
도저히 살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지…

그렇게 헌신짝처럼 이혼 당하고,
아내에게 자식까지 빼앗기고
해직 당한 지 벌써 십년째 홀아비 신세 
내 친구 장바우 만나면 괜히 속상하지. 

그래도 만나는 사람들
한결 같이 하는 말은
세상에 저렇게 바보 같이
제 것 다 퍼주는 날개 없는
천사가 어디 있을까...
모두들 감탄사 연발하지.

새벽에는 우유배달 신문배달 
낮에는 도배공 타일공으로
남들보다 몇 배 뛰는데도
아직도 단칸방 신세의 내 친구 장바우...

번지르르한 내 동창들 만나면
'장바우 장가보내기 운동'이니,
'장바우 취직 자리 알아보기 운동'이니
말들은 많지만, 누구 하나 
쉽게 초등학교 나온 장바우에게
이력서 써달라고 생떼 안쓰지.

초등학교 2학년 3반 때 
집에다 육성회비 든 지갑 두고 와서는, 
내 지갑 장바우가 가져갔다고
담임 선생님께 누명 씌워서
운동장 스무바퀴 돌게 해도
변명도 한마디 하지 않았던
내 친구 장바우...

친구를 너무 좋아해서
사우디 사막에 가서 힘들게 번 돈을,
친구 빚 보증으로 다 날려버리는 바람에
아내와 자식을 잃어버린 걸
아는지 모르는지, 

친구들만 만나면 하하하
그저 동심으로 돌아가서 
함박 웃음꽃 저 혼자 다 피우다가 돌아가지. 

동창들 심심하면
서로 번갈아 돌아가면서 
동네북처럼 불러내서
짜증나는 신세 한탄해도
그저 묵묵히 술잔 홀짝이며 듣고만 있지.

소나무 중에 소나무 금강소나무 같은 
내 친구 장바우... 그래 그렇고 말고 
기필코 천재는 천재가 알아보고
인재는 인재가 알아본다….

그래 그렇고 말고... 장바우 아니면
죽겠다는 남자 중에 남자 
제대로 볼 줄 아는 
여자 하나 반드시 나타난다 !

내 친구 장바우 쭉쭉 그대로 가는 거다.
저 금강소나무 고속도로처럼
하늘 향해 뻗어가며 자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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