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초선 13명 "청와대 참모부터 싹 바꿔야"
민본21 성명, 계파모임은 탈퇴... 9일 초선 토론회에서 세 확장 여부 관심
▲ 한나라당 개혁성향의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의 공동간사인 권영진·황영철 의원은 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민심 수습을 위해 7.28 재보선 이전에 청와대 참모진을 대폭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남소연
한나라당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 민본21은 8일 6·2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여권 쇄신 제1과제로 청와대 참모진 조기 전면 개편을 촉구했다.
민본21은 당-정부-청와대 관계가 수평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수평적 당-정-청 관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 앞으로 청와대가 당 인사에 더 이상 개입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전당대회는 당-정-청의 혁신을 확산해 나가는 광장이어야 하며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돼야 한다"며 "선거 패배의 책임이 큰 사람들은 자숙하고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본21은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이끌어갈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에 대해서도 "국정쇄신과 당의 혁신을 요구하는 민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반영해 나갈 수 있는 개혁적 인사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본21은 하루 전 열린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 대해서도 "2차례에 걸친 재·보궐선거와 6·2 지방선거의 참패에도 국민이 요구하는 당-정-청 혁신에 대해 냉소적으로 바라보거나 본질을 비껴가려는 일각의 인식이 노출됐다"고 평가하고 "이는 선거 참패보다도 더 혹독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불러일으킬 뿐이기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선 행동으로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계파모임 탈퇴키로... "한 알의 밀알, 그냥 물러서진 않겠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민본21 간사 권영진·황영철 의원에 따르면 민본21 회원들은 친이계의 '함께 내일로', 친박계의 '여의포럼' 등 계파색이 강한 모임에서 탈퇴하기로 뜻을 모았다. 민본21은 "당내 계파를 초월해 혁신을 이끌어내는 밀알의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본21이 여권 쇄신안의 핵심으로 청와대 참모진 전면 개편을 내세운 것은 민심이반에 대한 책임이 가장 크다는 이유도 있지만, '국정쇄신의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말하는 전면 개편은 정무·홍보·민정수석을 포함한 주요 참모를 싹 갈아치워야 한다는 것이다.
내각 개편에는 인사검증 등에 시간이 걸리고, 당 지도부 개편을 위해서도 아직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전당대회를 치러야 하는 등 시일이 소요되지만, 청와대 참모진 전면개편은 여권 쇄신의지를 천명하는 즉각적 효과가 있다는 판단이다.
청와대에 새 사람들이 들어와야 세종시 수정안이나 4대강 사업 등 국정 아젠다의 기조가 전환될 수 있고, 이에 맞춰 정운찬 총리 교체를 포함한 새 내각 구성도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또 청와대에서 여당의 전당대회에 참견할 수 없게 해, 한나라당이 지도부 인적 구성이 개혁적 중도보수성향으로 이뤄지도록 한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그러나 6·2 지방선거 직후 청와대는 '국면 전환용 인사 개편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이미 밝힌 바 있어 민본21 의원들의 요구가 빠른 시일 내에 수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 대해 권 의원은 "민본 21이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 그냥 물러서진 않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행동 계획은 없다.
9일 초선의원 토론회가 청와대 쇄신 관철 가늠자 될 듯
한나라당 초선의원 90명 중에서 13명(권영진·권택기·김선동·김성식·김성태·김영우·박민식·신성범·윤석용·정태근·주광덕·현기환·황영철)이 회원인 민본21의 당면과제는 다른 초선 의원들의 호응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 6일에 이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리는 초선의원 토론회에 초선의원들이 어느 정도 참석할지, 또 민본21의 입장에 동조해 청와대 쇄신 요구에 합류하는 의원들이 얼마나 될 지가 주목된다. 지난 6일 모임에는 23명이 '청와대 우선 쇄신론'에 뜻을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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