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 넘치는 쓰레기, 이것도 전통인가요?"
주변에 쓰레기통 단 2개...종로구청 "점포 주변에서 반대"
전통의 인사동 거리가 '쓰레기 거리'란 오명을 쓰게 생겼다.
9일 확인한 결과 오후부터 쌓이기 시작한 쓰레기는 가로수 밑이며, 벤치며 할 것 없이 산을 이뤘다. 서울 인사동 낙원 상가 입구에서 가회동, 삼청동, 팔판동 일대를 기자가 세 시간여 걸으며 살펴보니 단 2개의 쓰게리통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종로경찰서 쪽 버스정거장에 하나, 삼청동 카페 골목 진입로에 하나(실제 종로구청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종로경찰서쪽에 쓰레기통 2개만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나마 있는 쓰레기통도 일회용 컵이 바깥까지 쌓여 쓰레기를 버릴 수 없는 지경이다.
인사동 거리로 자주 사진을 찍으러 나온다는 대학생 김순우(25)씨는 "저도 담배꽁초 하나 버릴 곳이 없어 주머니에 넣고 다녀요"라며 주머니에서 담배 꽁초를 꺼내 보였다. "그냥 안 보이는 데 버릴까 하다가도, 외국인들 시선이 눈에 걸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인사동을 사랑하는 시민으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 같아서"라며 안타까워했다.
한국인 친구와 함께 인사동을 찾았다는 벨기에인 스티븐(28)씨도 "한국인들이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지나쳐 다니는 모습이 신기하다. 유럽 어느 곳에서도 관광지에서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한국 전통 문화를 체험한 것은 좋은 경험이었으나 한국인 친구없이 홀로 다니는 외국인 관광객이라면 이런 쓰레기마저 전통이라 오해하고 돌아가지는 않을지 염려스럽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인사동 관광정보센터의 한 관계자는 "쓰레기를 직접 들고 다니다 버려달라고 하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있다"고 말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이는 서울시가 쓰레기통 축소 정책 일환으로 명동, 종로 등 일부 지역에서 쓰레기통을 없애면서 부터다. 종로구 청소행정과 확인 결과, 종로구 전체에는 73개의 쓰레기통이 주로 대로변 버스정거장에 설치되어 있다고. 그러나 실제 인사동에는 종로경찰서 인근 버스정거장 2개 외엔 별도의 쓰레기통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기자가 삼청동 입구에서 확인한 건, 상가에서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환경협력담당관 담당자는 "가로변 쓰레기통에 생활쓰레기를 버리다 보니 종량제 실시가 어려워져 각 구청에 쓰레기통 수거를 권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쓰레기통을 찾아보기 힘든 종로 일대 거리에 대해서는 "쓰레기통은 자치구 고유 자산이라 서울시는 업무 지시만 내리고 행정적인 관리는 지자체에서 한다"며 "민원이 들어와도 우리는 접수만 하지 정책에 반영하는 건 지자체 역할"이라고 답변했다.
그래서 종로구 청소행정과 담당자에게 같은 질문을 해봤다. 그는 "쓰레기통을 설치하면 쓰레기통 주변이 쓰레기 장이 된다. 특히 인사동 거리는 좁고 상점이 밀집해 있어 일단 설치를 하면 점포 주들이 철거해 달라고 난리"라며 쓰레기통 설치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설치는 해줬으면 좋겠는데 내 가게 앞은 안 된다고 말한다"면서 님비현상을 꼬집기도 했다.
거리에 쌓이는 쓰레기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묻자, "디자인 서울, 아무리 잘 해 놓으면 뭐합니까? 시민들은 담배며, 일회용 컵이며 도로변에 버리고…, 의식 있는 시민이면 자기 쓰레기는 좀 들고 다니다가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시민은 "쓰레기통을 발견할 때까지 어느 정도는 들고 있겠는데, 일단 쓰레기통도 없고, 사람 붐비는 버스에까지 쓰레기를 들고 탈 수는 없으니 정류장 근처나 쓰레기가 쌓여 있는 곳에 함께 버리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관리 구청이나 시민이나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 종로 2가에서부터 관훈동 북쪽 안국동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 인사동은 쓰레기 더미로 몸살을 앓고 있다.
9일 확인한 결과 오후부터 쌓이기 시작한 쓰레기는 가로수 밑이며, 벤치며 할 것 없이 산을 이뤘다. 서울 인사동 낙원 상가 입구에서 가회동, 삼청동, 팔판동 일대를 기자가 세 시간여 걸으며 살펴보니 단 2개의 쓰게리통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종로경찰서 쪽 버스정거장에 하나, 삼청동 카페 골목 진입로에 하나(실제 종로구청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종로경찰서쪽에 쓰레기통 2개만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나마 있는 쓰레기통도 일회용 컵이 바깥까지 쌓여 쓰레기를 버릴 수 없는 지경이다.
▲ 인사동 쓰레기인사동 거리에 일회용 컵을 비롯한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다. ⓒ 박은아
인사동 거리로 자주 사진을 찍으러 나온다는 대학생 김순우(25)씨는 "저도 담배꽁초 하나 버릴 곳이 없어 주머니에 넣고 다녀요"라며 주머니에서 담배 꽁초를 꺼내 보였다. "그냥 안 보이는 데 버릴까 하다가도, 외국인들 시선이 눈에 걸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인사동을 사랑하는 시민으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 같아서"라며 안타까워했다.
한국인 친구와 함께 인사동을 찾았다는 벨기에인 스티븐(28)씨도 "한국인들이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지나쳐 다니는 모습이 신기하다. 유럽 어느 곳에서도 관광지에서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한국 전통 문화를 체험한 것은 좋은 경험이었으나 한국인 친구없이 홀로 다니는 외국인 관광객이라면 이런 쓰레기마저 전통이라 오해하고 돌아가지는 않을지 염려스럽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인사동 관광정보센터의 한 관계자는 "쓰레기를 직접 들고 다니다 버려달라고 하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있다"고 말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이는 서울시가 쓰레기통 축소 정책 일환으로 명동, 종로 등 일부 지역에서 쓰레기통을 없애면서 부터다. 종로구 청소행정과 확인 결과, 종로구 전체에는 73개의 쓰레기통이 주로 대로변 버스정거장에 설치되어 있다고. 그러나 실제 인사동에는 종로경찰서 인근 버스정거장 2개 외엔 별도의 쓰레기통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기자가 삼청동 입구에서 확인한 건, 상가에서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환경협력담당관 담당자는 "가로변 쓰레기통에 생활쓰레기를 버리다 보니 종량제 실시가 어려워져 각 구청에 쓰레기통 수거를 권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쓰레기통을 찾아보기 힘든 종로 일대 거리에 대해서는 "쓰레기통은 자치구 고유 자산이라 서울시는 업무 지시만 내리고 행정적인 관리는 지자체에서 한다"며 "민원이 들어와도 우리는 접수만 하지 정책에 반영하는 건 지자체 역할"이라고 답변했다.
그래서 종로구 청소행정과 담당자에게 같은 질문을 해봤다. 그는 "쓰레기통을 설치하면 쓰레기통 주변이 쓰레기 장이 된다. 특히 인사동 거리는 좁고 상점이 밀집해 있어 일단 설치를 하면 점포 주들이 철거해 달라고 난리"라며 쓰레기통 설치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설치는 해줬으면 좋겠는데 내 가게 앞은 안 된다고 말한다"면서 님비현상을 꼬집기도 했다.
거리에 쌓이는 쓰레기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묻자, "디자인 서울, 아무리 잘 해 놓으면 뭐합니까? 시민들은 담배며, 일회용 컵이며 도로변에 버리고…, 의식 있는 시민이면 자기 쓰레기는 좀 들고 다니다가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 쓰레기로 앉을 곳 없는 벤치종로구 화동, 정독 도서관 쪽 돌담길의 한 벤치에 일회용 컵들이 쌓여 있다. ⓒ 박은아
한 시민은 "쓰레기통을 발견할 때까지 어느 정도는 들고 있겠는데, 일단 쓰레기통도 없고, 사람 붐비는 버스에까지 쓰레기를 들고 탈 수는 없으니 정류장 근처나 쓰레기가 쌓여 있는 곳에 함께 버리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관리 구청이나 시민이나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 종로 2가에서부터 관훈동 북쪽 안국동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 인사동은 쓰레기 더미로 몸살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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