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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많이 읽지만 '헛똑똑이'가 되지 않으려면

자기계발 칼럼니스트 민도식 <나를 확 바꾸는 실천독서법> 펴내

등록|2010.06.11 20:05 수정|2010.06.14 22:08

민도식 '따라하는 것도 경쟁력'이라고 말하는 자기계발 칼럼니스트 민도식 ⓒ 이종찬


21세기 들어 책읽기 바람이 회오리치기 시작하면서 독서와 글쓰기 관련 책들이 '비온 뒤 죽순' 올라오듯이 서점가를 수놓기 시작했다. 그 바람은 21세기 새로운 10년을 걸음마하는 지금 샐러리맨들이나 새로운 일터를 찾고 있는 '백수+반백수'들에게 있어 자기계발을 위한 지름길로 여겨지고 있으며, 입학사정관제를 들이대는 대학이 늘어남에 따라 학생들에게도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책은 여러 마디와 가지를 수없이 뻗고 있다. 그 가운데 내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는가 하면, 여가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도 있고, 내가 꼭 읽지 않아도 될 그런 책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내게 지금 꼭 필요한 책은 어떤 책이며, 그 책을 샀다면 어떻게 읽고 소화시켜야 거듭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루에도 '보 터진' 봇물처럼 수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지식. 엄청난 정보와 지식이 '도를 넘은' 시대. 이러한 시대에서는 책읽기도 색다른 그 무엇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색다른 그 무엇이란 그저 손 가는 대로 책을 고르고, 그렇게 고른 책을 눈요깃거리 정도로 읽는 것이 아니라 '나를 확 바꾸는 실천독서법'을 말한다.

실천독서법이란 단순히 지식이나 교양을 쌓고 정서를 가라앉히며 여가를 보내는 산업사회 때나 통하던 그런 책읽기가 아니다. 책읽기 그 자체가 자기를 키우는 디딤돌이 된다는 그 말이다. 실천독서법은 나를 거듭나게 하는 책읽기로 지식과 정보화 사회에 딱 들어맞는 그 어떤 목적을 띤 책읽기, 즉 '내 코뚜레는 책, 책 코뚜레는 나'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책이 나를 가르치면 나는 책을 가르쳐라

민도식 <나를 확 바꾸는 실천독서법>자기계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지식전략연구소 민도식 대표가 <나를 확 바꾸는 실천독서법>(북포스)을 펴냈다 ⓒ 이종찬

"우리는 이제 기존의 패러다임을 새로운 것으로 대체해야만 한다. 따라가는 자가 아니라 스스로 개척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이나 회사를 따라가기만 해도 먹고 살 수는 있었다. 이제는 그렇지 못하다. 고객들의 니즈가 너무도 빨리 변하기 때문에 새것을 끊임없이 창조해야만 한다."
- '우리 시대는 독서를 통한 학습을 요구한다' 몇 토막

자기계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지식전략연구소 민도식 대표가 <나를 확 바꾸는 실천독서법>(북포스)을 펴냈다. 이 책은 닥치는 대로 책을 많이 읽는 '헛똑똑이'가 아니라 내게 꼭 맞는 좋은 책을 골라, 그 책을 통해 나를 새롭게 거듭나게 하는 '참 똑똑이' 독서법 길라잡이다. 즉, 책이 나를 가르치면 나아가 내가 그 책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 3장으로 나뉜 이 책 1장은 '실천독서법, 넌 또 누구냐?'이다. 이 장에서는 '자극-사색-지혜'로 가는 계단별 책읽기와 '생각하는 책읽기'가 내뿜는 6가지 파워, 책이 멀어지면 인생도 멀어진다, 지식에 날개 달아주는 '생각하는 독서', 좋은 책 고르는 방법 8가지 등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기분 좋은' 윙크를 보내고 있다.

2장은 '독서로 핑크빛 꿈을 잡은 사람들'이다. 이 장에서는 도올 김용옥과 빌 게이츠, 의사 박경철 원장, 김종간 김해시장,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 동양기전 조병호 회장, 우림건설 심영섭 회장, 안상헌 작가, 구본형 소장, 안철수 석좌교수 등이 나와 그들만이 가진 독특한 책읽기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은근슬쩍 보여준다.

3장 '스스로 일깨우는 실천독서법'은 '자기를 일깨우는 실천독서법 10'을 통해 실천독서법 이 숨겨둔 속옷을 하나하나 벗긴다. '책을 마음가는대로 다루어라' '보조 문방구를 다양하게 활용하라' '창조의 흔적을 곳곳에 남겨라' '현재 고민이나 기획과 연결하며 읽어라' '아이디어는 무조건 적어라' 등이 그것들이다.

나를 거듭나게 하는 실천독서법

"예전의 독서는 (자기계발이 아니라 여가를 즐기고 지식을 쌓기 위한) 독서 그 자체가 목적인 경우가 많았다. 책을 읽고 느끼고 웃고 즐기고 감동하는 것이었다. 조선시대의 선비들처럼 책을 읽고 지식과 정신을 얻는 것이 목적인 경우도 있었다. 이런 책읽기는 그 자체가 목적이기에 특별한 방법이나 기술이 필요하지 않았다."
- "'매력' 한껏 뽐내는 실천독서" 몇 토막

지난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책은 새로운 지식을 쌓거나 교양, 윤리 따위를 익히는 것이었다. 여기에다 책이라는 것이 지금처럼 많고, 누구나 온라인 서점이나 오프라인 서점에서 쉬이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글쓴이 또한 학창시절에는 어쩌다 책 한 권이 그냥 생기면 마냥 행복하기만 했었다.

지금처럼 '생산적 책읽기'나 '실천독서법'처럼 책을 읽는 방법을 따질 그런 여유가 없었고,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우리 사회를 이끄는 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다고 여길 그런 때였다는 그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예전에는 책이나 밥이나 모두 질보다는 양을 더 따졌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질을 훨씬 더 따지는 시대다.

예전에는 끼니때가 되면 무엇을 먹느냐 보다 무엇으로 배를 채울 수 있느냐를 더 걱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을 먹느냐, 그 음식에는 영양가가 어떤 게 들어있으며, 내 체질에 잘 맞는 유기농 음식인가 등을 따지는 시대가 되었다. 책도 마찬가지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읽을 것인가를 더 고민한다는 얘기다.

민도식은 말한다. 좋은 책을 골라 읽고 잘 소화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알아야 하고, 자신이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도 알아야 하며, 무엇에 집중해서 읽어야 할지"를 거울처럼 환하게 비추고 있어야 한다고. 그래야 우리 사회가 찾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직관과 통찰력을 가진 인재"가 될 수 있다고.

도올 김용옥을 꿰면 우리 사회 속내가 보인다

"도올은 항상 우리 사회에서 문제를 만들어낸다. 그의 말은 힘이 있으며 또한 논리성을 가졌다. 최고의 권력층에게 또는 기성의 학자들에게 거침없는 말과 거친 말로써 상대방을 자극하게 한다. 도올은 우리 사회에게 뭔가 강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그 나름의 확고한 철학을 언론이라는 매체를 통해 즐기고 있는 것인가?"
-"'우리시대의 기인' 도올 김용옥 교수" 몇 토막

한동안 '쥐 죽은 듯' 잠잠했던 도올 김용옥이 천안함과 4대강을 놓고 또다시 '쓴 소리'를 내뱉었다. 도올은 그동안 동양철학과 서양철학, 기(氣), 한의학을 아우르는, 그야말로 그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는 독특한 사상을 펼치며, 정보와 지식에 갇혀 우쭐대는 사람들을 순식간에 자신에게로 빨아들였다. 그렇다면 도올은 어떻게 살아왔을까. 

도올 김용옥은 충남 천안에서 개업의를 했던 김치수와 홍희남 사이에서 태어난 4남 2녀 가운데 늦둥이 막내로 태어났다. 그는 어릴 때 다른 형제들에 비해 공부를 하기 싫어했다. 하지만 그는 책읽기를 참 좋아했다. 책읽기를 통해 철학을 가르치는 대학교수가 되었다가 시, 시나리오, 희곡, 서예집 등을 내놓는가 하면 오페라 대본, 연극 연출에도 손을 뻗쳤다는 그 말이다.

보통사람들은 한 가지 분야에서도 '뜨기' 어렵지만 도올은 "점잔을 빼고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주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고전도 딱딱한 범주를 넘어 얼마든지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며, 새로운 길을 열었다. 그는 "재미가 없으면 예술이 아니다"라는 말로 정통 예술가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민도식은 도올에 대해 "일생을 살면서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은 그들을 평가할 때 '기인'이라고도 하고 '아웃사이더'라고도 한다"며 "기인(奇人)이란 일반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말하고, 아웃사이더(outsider)란 사회의 기성 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사상을 지니고 행동하는 사람을 일컫는다"라고 말한다.

그는 "그들은 살아있을 때 비주류로 외로움과 고독을 친구로 삼지만 일부는 죽어서 거인의 발자국을 남긴다"며 "그는 1986년 고려대를 그만두면서 교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지적인 행위로 먹고 사는 '프로 지식인'이 된 사람이다… 빡빡 깎은 머리와 한복을 입은 그의 모습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그를 소재로 한 개그 프로가 생긴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연 중인 민도식이 시대는 똑똑한 사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답이 없는 것을 스스로 찾아 답을 만들어내는 문제해결형 인재를 요구한다 ⓒ 이종찬


책, 아무리 재미있게 읽어도 속뜻 모르면 '꽝!'

"이 시대는 똑똑한 사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답이 없는 것을 스스로 찾아 답을 만들어내는 문제해결형 인재를 요구한다. 그런 점에서 <자기를 혁신하는 실천독서법>은 창조경영의 흐름에 몸을 싣고 미래로 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천은 없고 아는 것에만 머무는 사람은 지적이라고 칭찬은 받을지 모르지만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기는 힘들다. 따라하는 것도 경쟁력이다." - '에필로그' 몇 토막

이 책에서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책읽기 길라잡이는 'key 전문가의 실천독서법'이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글 "'자극-사색-지혜'로 가는 계단별 책 읽기"를 조금 옮겨보자.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이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적은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성장을 얻은 반면 어떤 이는 엄청난 분량의 독서를 했음에도 큰 성과 없이 보통사람의 삶을 산다."

민도식이 쓴 <나를 확 바꾸는 실천독서법>은 책을 읽는 방식이나 목적이 다르면 '돼지에게 진주를 던져주는 것'과 같다는 말을 되새기게 만든다. 책을 많이 읽지 않아도 책에서 자극을 받고, 그 책에 담긴 글을 통해 사색을 하며, 그 사색을 통해 지혜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긴, 밥을 아무리 맛나게 먹어도 소화를 시키지 못한다면 '꽝' 아니겠는가.

자기계발 칼럼니스트 민도식은 대학을 다닐 때 인문학을 주춧돌로 삼아 자기계발을 위한 책읽기에 포옥 빠졌고, 대학원에서는 노사관계학과 경영학에 줄곧 매달렸다. 그는 흥국생명을 거쳐 2년 동안 중국 현지생활과 차이나타운그룹 중국 콘텐츠 팀장을 지냈다.

지은 책으로 <인연>, <언제나 타인일 수 없는 우리는>, <민도식 중국, 좌충우돌 체험기> 등이 있다. 지금은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강사협회 임원, 한중경제발전협회 상무이사, 삼성경제연구소 세리포럼 내 '명사모' 등  6개 포럼에서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식전략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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