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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국방장관 반발 "감사원 결과 틀렸다"

[천안함 특위] 폭발음 청취·어뢰피격 등 조작 의혹 부인, 반박

등록|2010.06.11 20:50 수정|2010.06.11 20:50

▲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특별위원회 2차회의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11일 군의 천안함 사건에 대응에 대한 감사결과와 관련, "일부 군사적인 판단과 조치에 대한 판단은 감사원의 판단과는 다르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천안함 진상조사특위(위원장 김학송) 보고에 나서 "감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이 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관련 규정 뿐 아니라 제대별 임무와 상황을 종합 검토해야한다"며 감사원의 지적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김학송 위원장이 "감사결과에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어디냐"고 묻자, 김 장관은 "감사원 결과를 어제 받아서 보고 있는 중인데, 내용 중 일부는 그대로 수용하기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답변을 유보했다.

김 장관은 감사결과를 구체적으로 말하기를 피했지만, 질의응답과정에서는 감사원의 지적사항에서 나온 사실 관계를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날 김황식 감사원장과의 질의응답과정에서 나온 군의 중요 허위 보고 혹은 조작 사항과 다시 김태영 장관이 질의응답 과정에서 감사원 감사결과를 반박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사건발생시각 조작>
김황식 감사원장 : "3월 26일 밤 10시 22분인 사건발생시각이 최초에는 10시 15분으로 보고됐으나, 10시 45분으로 조작됐고, 김 장관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3월 29일 합참 전비대세 검열단 조사보고 때다."

김태영 국방장관 : "해군작전사령부는 사건발생 시각을 22시 15분이라고 주장했다. 최초 단계에는 시간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다. 사람을 구하는데 모든 것이 집중됐다. 나중에 상황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어떤 시간이 맞느냐는 것이 논란이 됐다."

<2. 백령도 초소 폭발음 청취 사실 누락>
김황식 감사원장 : "사건 당시 백령도 초소에서 폭발음을 청취했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이것이 상부보고에서 누락됐다. 김 장관이 이 누락 사실을 안 것은 3월 29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하기 직전이다."

김태영 국방장관 : "폭발음에 대해 해군작전사령관은 중요 단서라고 봤다. 폭음을 들은 것이 백령도 중앙에 있는 방공초소인데, 지나가는 자동차의 소음기가 터졌을 수도 있고 해서 여단장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판단, 2함대에서는 중요성이 없다고 봤다."

<3. 천안함장의 '어뢰피격' 보고 누락>
김황식 감사원장 : "천안함 피격 당시 천안함 함장의 최초 보고는 '어뢰를 맞은 것 같다'는 것이었는데 합참에서는 이것이 누락됐고 김 장관이 이 사실을 안 것은 지난 4월 4일 병원에 있는 함장을 만나 대화했을 때다."

김태영 국방장관 : "3월 26일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회의할 때 '모든 있을 수 잇는 것에 대해 열어놓고 하자'고 해서 검토가 진행됐다. 중간중간 어뢰피격이라고 보고된 것도 있다. 함장이 손으로 쓴 보고서에는 배가 파괴된 시각이 25분경이라는 보고도 있었다. 계속 조사가 이뤄졌고, 완벽하게 외부폭발이라고 인지한 것은 4월 15일 함미가 인양되고 나서 그 다음날 '어뢰 아니면 기뢰이고, 기뢰일 확률은 매우 적다'고 결론냈다. 감사원 발표 내용은 실무자 보고내용인데, 정확한 내용은 내가 말씀드린 게 맞다."

<4. 속초함 사격 물체 '반잠수정' 보고가 '새떼'로 둔갑>
김황식 감사원장 : "사건 이후 속초함이 사격한 '검은 물체'를 반잠수정이라고 보고했는데, 2함대사령부와 교신하면서 '새떼'로 다시 고쳐서 보고됐다. 김 장관이 최초보고 내용을 안 것은 4월 4일이다."

김태영 국방장관 : "속초함이 최초에 적의 반잠수정이라고 보고한 것이 없다, '스컹크'라고 미식별물체를 부르는 용어, '검은 물체'로 보고하고 사격을 지시했고,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가운데 사격이 끝난 뒤 22전대장이 '검은 물체가 뭐라고 판단하는가'라고 물었고 함장은 '신형 반잠수정 같지는 않다'고 보고했다. 서로 이런 것을 갖고 논의하면서 '새떼로 봐야하지 않느냐'고 서로 논의가 됐고 이것을 상부에 보고한 것이다.

감사원은 조작 아니냐고 하는데, 해당 장교에게 '이미 모든 것에 의해 그 물체가 반잠수정으로 나타났는데 왜 새떼라고 했느냐, 위에서 강요받은 것 아니냐' 이런 식으로 조사가 된 것 같다. 내가 봤을 땐 그것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

김태영 장관은 자신이 4월 4일 천안 함장과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것은 각종 보고 누락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10시 16분에서 22분 사이에 함 내에 특별한 일이 없었고, 사건이 내부 소행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사원장이 틀렸다는 것이냐"는 박영선 의원 질문에 김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클린턴 장관이 본 400쪽 천안함 보고서 없다"

김 장관은 이날 이른바 '400쪽짜리 천안함 보고서'의 존재를 부인했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이날 미국 클린턴 국무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봤다고 한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김 장관은 "클린턴 장관이 말한 400페이지짜리 보고서는 우리가 갖고 있지 않다"며 "우리 것은 작업 중이고 되는 대로 발간해서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이 재차 '400쪽 보고서' 제출을 요구하자 김 장관은 "(최 의원이) 클린턴 장관과 직접 협조를 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며 "내가 확보해보려고 했는데 확보하지 못했고 우리 것은 작성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감사원 보고에서 25명의 징계 대상자 중 12명은 군형법의 적용을 받아 형사처벌 대상자로 분류한 것이 확인됐다.

김황식 감사원장은 "기본적 조치 사항은 25명에게 공통적으로 징계로 책임을 묻고 그 중 일부는 형사 책임을 묻도록 했다"며 "형사 책임 있는 12명은 범죄 행위를 확인하고 처벌의 필요성 판단해서 형사처벌 하도록 군이 재량권을 행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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