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명박 대통령의 방송 연설에 대해 한나라당에선 "대통령이 민심을 수용한 것"이라고 반응하면서 국정쇄신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무성 원내대표는 대통령 연설 내용을 "이번 선거를 통해 표출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말씀, 국민들이 원하는 변화의 목소리를 받아들이겠다는 말씀, 내각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개편하겠다는 말씀, 당-정 및 국회와의 관계를 원만하고 생산적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말씀이었다"고 요약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이번 선거 이후 당에서 분출되는 요구를 (대통령이) 다 수용하시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대통령께서 그런 구상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친이계 안경률 의원도 "현 시점에서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시의적절한 말씀"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대통령의 고뇌에 찬 모습을 볼 수 있는 연설이었고, 국민여론을 잘 수렴한 시의적절한 담화였다"고 호평했다.

마찬가지로 친이계인 이병석 의원은 "6·2지방선거 이후 당정청 쇄신에 관한 확고한 소신을 말씀하셨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4대강 사업 문제만큼은 모든 정략의 차원을 넘어서서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우리나라 강산 개조에 관계된 국민적 논의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이 대통령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의지에 동조했다.

친박계는 이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를 국회의 몫으로 넘긴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홍사덕 의원은 "국민통합을 위한 (대통령의) 절절한 고뇌가 느껴져서 아마 듣는 사람들이 모두 가슴이 저렸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의원은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화합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이번 기회를 놓치고 나면 다시 2년 동안 이를 가시화할 수 있는 기회도 없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참모와 내각의 전면 개편, 당-정-청 관계 정상화 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던 쇄신파 초선 의원들도 일단은 '연설 내용을 얼마나 실행할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김성식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당 내에 있는 쇄신 요구가 일정하게 반영돼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구체적으로 따지자면 (성에) 안 차는 부분도 있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그 실행의 폭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쇄신의 폭을 어느 정도로 할 지 일단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