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간 YS "반기문 사무총장과 가까운 사이인데..."
유엔에 대북 제재 촉구... 반 총장에게 '탈북자와 면담' 수용도 요청
▲ 김영삼 전 대통령이 14일 북한 반인도범죄 UN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국회 귀빈식당에 자리하고 있다. ⓒ 남소연
김영삼 전 대통령이 퇴임 후 12년 만에 국회 나들이를 했다. 14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북한 반인도범죄 유엔 조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 전 대통령은 "반세기가 넘는 정치 역정을 함께한 이곳 국회의사당에서 북한 인권을 촉구하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며 유엔(UN)의 대북 제재를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최근 발생한 천인공노할 천안함 어뢰공격이 증명하듯 북한이 대한민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것은 명백하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러한 무력도발을 제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가 자국민 보호라는 관점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보다 깊숙이 관여해야 한다"며 "유엔 총회에서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조사위원회나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면담을 요구하는 탈북자 100인의 편지도 소개됐다. 김 전 대통령은 반기문 사무총장과 맺은 인연을 언급하면서 면담 수용을 촉구했다.
▲ 김영삼 전 대통령이 14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북한 반인도범죄 UN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김 전 대통령은 "반기문 사무총장이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다, 저의 안보수석비서관이었다"며 "탈북자들의 면담 요청을 진지하게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후 자리를 지키다 외부 일정을 이유로 먼저 떠났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김 전 대통령을 향해 사회자가 "몸이 불편하신데도 이렇게 와주신 김영삼 대통령에게..."라고 하자 김 전 대통령은 다시 자리에 앉고는 "몸이 불편하지 않다, 왜 그런 소리를 하느냐, 잘 걸어 다닌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선사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이동하면서도 김 전 대통령은 배웅을 한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에게 "오늘 아침에도 배드민턴 치고 왔다"고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이날 아침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주례 연설에 대해 "아침에 들었는데 그런 대로 좋았다"고 평했다.
김 전 대통령이 1998년 퇴임 이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장례식 외에 개인적 행사 참여차 국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는 차남 현철씨도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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