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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킬러' 박선영 "순진한 겁니까, 무능한 겁니까"

[대정부질문] 계속되는 정운찬 총리와의 악연... "순진한 총리는 재앙"

등록|2010.06.15 20:25 수정|2010.06.20 14:33
"순진한 겁니까, 무능한 겁니까."

정운찬 국무총리를 겨냥한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의 '킬러 본능'이 다시 한번 발휘됐다. 15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박 의원은 정 총리의 정보력 부재를 지적하면서 거세게 몰아붙였다.

박 의원은 "속초함을 공격한 것이 새떼가 아니라 북한의 반잠수정이었다는 것을 4월 말경에 알았다"는 정 총리의 답변이 나오자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인 나에게도 사고 다음날 세떼가 아니라 반잠수정이라는 정보가 들어왔다, 순진한 거냐, 무능한 거냐"고 따졌다.

그는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4월 4일에 그 사실을 알았다는데 아무도 총리에게 그 정보를 주지 않은 모양"이라며 "정부 내 장관과 관료들이 얼마나 총리를 신뢰하지 않으면 본인들이 알고 있는 정보도 주지 않았겠느냐"고 비꼬았다.

박 의원은 "정부의 리더급 인사가 순진한 것은 미덕이 아니라 재앙"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영어 철자 틀린 국방부 보도자료, BBC 홈페이지에 올라

▲ 정운찬 총리가 15일 국회 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박 의원은 지난 4월 천안함 사고 직후 열렸던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정 총리와 벌인 언쟁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북한잠수정 공격설을 제기하는 박 의원을 향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의혹을 제기해서는 안된다"고 했었다.

박 의원은 이날 정 총리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결과적으로 누가 우리 사회를 호도했느냐"며 "이쯤되면 국회에 나와 저를 비난했던 것에 대해 사과해야하지 않느냐"고 요구했다.

정 총리는 "당시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겠는 입장이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박 의원의 이야기가 정확했다"며 "박 의원의 정보 수집력에 놀랐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박 의원은 또 영어 철자가 틀린 국방부 보도자료를 들고 나와 총리에게 따졌다. 그는 "영국의 BBC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국방부 보도자료'를 보면 국방부 마크 옆에 'embago'라고 돼 있다"며 "첫 단어부터 철자가 틀리고 조사자 명단과 사인도 없는 자료를 해외 언론에 보내면 누가 우리 정부를 신뢰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정 총리가 "그 문서는 국방부 자료를 누군가 재편집해 만든 문서"라고 해명했지만 박 의원은 "그럼 BBC에 이 문서를 내려달라고 하는 게 정상인데 왜 그대로 두느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731부대는 항일독립군", "마루타는 전쟁 포로" 등 실언에 얽힌 정 총리와 박 의원의 악연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국회에서 발생한 정 총리의 치명적 실수는 모두 박 의원의 질문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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