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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명창,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장원

등록|2010.06.16 18:55 수정|2010.06.16 18:55

▲ 제36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본선에서 열창하는 모습 ⓒ 김상기


판소리는 대체 얼마나 해야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올까. 기본적으로 20~30년은 해야 한다고 한다. 판소리는 재능에 관계없이 세월이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고, 남녀 할 것 없이 절정기를 50대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그 전에는 성음(聲音)이 양에 차지 않고, 이후에는 기력이 쇠하기 때문이다.

각종 대회에 젊은 소리꾼들이 대거 진출하고 장원을 휩쓴다는 것은 그만큼 판소리의 미래가 밝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역으로 제대로 실력을 갖춘 소리꾼들이 참가하지 않는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전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전주대사습놀이 역시 그 같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16일 막을 내린 '제36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대통령상이 주어지는 판소리 명창 부문 장원으로 1961년생 박정선 명창이 선정되면서 경력과 나이 등 모든 측면에서 전주대사습놀이의 권위에 부합한 장원이 나왔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강도근과 오정숙으로부터 사사를 받은 박정선 명창은 이미 수차례 이 대회에 도전장을 낸 바 있다. 대통령상이 주어지는 대회가 전주 외에도 전국적으로 여러 개가 만들어졌음에도 '전주에서 우승해야만 진정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오직 이 대회에만 끊임없이 출사표를 던졌던 것.

예선을 제외하고 전주대사습놀이 본선에 진출한 것만 해도 벌써 세 번째. 2005년과 2009년 연거푸 장원 바로 밑의 차상을 차지하며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지난해 차상을 차지하면서는 눈시울까지 붉혔지만, 더 이상은 장원이 박 명창을 비켜갈 수 없었다.

▲ 장원 수상후 인터뷰하는 장면 ⓒ 김상기


"지난 대회 전날에는 잠을 거의 못자고 뜬눈으로 지새웠는데, 올해는 잠을 잘 잤어요. 느낌이 좋았는데 정말 상을 받게 돼 기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전주대사습놀이는 여전히 최고의 대회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도 보면, 잘하는 사람은 모두 이 대회에 나가고 싶어 하니까요. 이제야 '허가 받은' 공식 명창이 된 것 같고, 마지막 관문을 통과한 것 같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공부하려고 합니다. 후학을 양성하는 데도 더 힘을 들이겠습니다. 항상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편 농악부문은 대불대학교 전통연희학과, 기악부문은 성휘경(21ㆍ대금), 무용부문 이우호(51ㆍ태평무), 가야금병창부문 임재현(25), 민요부문 문보라(21), 궁도부문 김연수, 시조부문 이상래(65), 판소리일반부문 강태관(20), 명고수부문 권혁대(48) 등이 장원을 각각 차지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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