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유혹하는 마릴린 먼로, 눈에 띄네
조열 작가의 'SuperStar is Love' 전 눈길...극과 극의 관계에서 '인간 사랑' 전해
▲ 조열 작가의 'Super Star is Love'전 조열(한성대 시각영상디자인과 교수) 조형예술작가의 'Super Star is Love' 전(展)은 극과 극의 상을 가진 예수와 먼로를 통해 인간의 사랑을 얘기하고 있다. ⓒ 김철관
살포시 감은 눈, 빨간 앵두 같은 입술로 십자가에 매달린 성자 예수를 유혹하는 듯한 마릴린 먼로의 화상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29일까지) '제6회 서울 광화문 국제 아트 페스티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에 전시된 조열(한성대 시각영상디자인과 교수) 조형예술작가의 'Super Star is Love'전(展)은 극과 극의 상을 가진 예수와 먼로를 통해 인간의 사랑을 얘기하고 있다. 이 작품은 직경 2cm 거울 수 만개와 국산 고추장, 자동차 워셔액, 오렌지 주스 용기 등의 오브제를 통해 전력 소모가 거의 없는 친환경 조형예술 작품을 구현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17일 오후 관람을 한 박천종(51, 서울 도봉구 쌍문동)씨는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화상이 변화하는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다"면서 "마치 유명배우 마릴린 먼로가 성자 예수를 유혹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 조열 작가의 ‘Super Star is Love'조열 작가가 인터뷰 도중 작품 마릴린 먼로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 김철관
충남대에서 사진학 강의를 하고 있는 오세철(43) 사진작가는 "예수와 먼로의 극적인 대비가 또 다른 사랑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면서 "관객 스스로가 오브제로 참여하는 시각 유희 디자인 작품이라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작가가 말한 작품의 키워드는 '사랑'이다. 사랑을 2등분하면 아가페적인 사랑과 에로스적인 사랑으로 나뉜다. 실제 작품은 같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다양한 의미에서 극과 극의 위치에 있는 성자 예수와 유명배우 마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극적으로 대비시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특히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 스스로 참여하는 시각유희디자인 형식의 인터랙티브 작품이라는 점이다. 통상 인터랙티브 아트나 디자인은 디지털 미디어아트라고 인식돼 있지만 작품 'Super Star is Love'는 아날로그 형식의 인터랙티브 아트라고 할 수 있다.
▲ 관객작품이 신기해 이쪽 저쪽으로 움직이면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관객. ⓒ 김철관
▲ 조열 작가조열 작가가 관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김철관
17일 오후 전시장에서 만난 조열 작가는 "고정돼 있는 1만 여개의 거울조각이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함께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면서 "관객들이 직접 보고 싶은 위치를 정하고 감상 할 수 있게 디자인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별도의 재료도 필요하지 않고 보는 시점에 따라 변화하는 작품의 특성 때문에 흥미유발 효과가 클 것"이라면서 "새로운 개념의 그린 디자인, 공공디자인 등에 활용 가능성이 높은 구조"라고 밝혔다.
▲ 먼로마릴린 먼로의 입술 색은 국산 고추장, 자동차 워셔액, 오렌지 쥬스 용기를 반사판으로 이용해 보는 방향에 따라 레드, 블루, 엘로우 색상으로 선명하게 변화하는 것이 작품의 포인트다. ⓒ 김철관
▲ 예수하늘을 향하고 있는 예수의 이미지는 보는 방향에 따라 면류관이 붉게 물들면서 십자가에서 고난 받는 예수의 이미지로 바뀐다. ⓒ 김철관
작품은 크게 3가지 프레임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작품 'star is love'는 직경 2cm 3978개의 거울로 이루어졌다. 작품 테마인 'star is love'를 이미지화했다. 특히 거울 작품 2미터 앞에 설치된 반사판을 이용해 거울에 색채를 공급하는 구조며, 보는 방향에 따라 스타(★), 알파벳 is, 하트(♥)의 이미지가 순차적으로 나타나게 설계됐다.
두 번째 작품 '예수'는 1만 164개의 거울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천정, 바닥, 벽 등 주변의 기존 색상을 흡수해 하얀 백지와 같은 거울위에 예수의 이미지를 나타나게 했다. 하늘을 향하고 있는 예수의 이미지는 보는 방향에 따라 면류관이 붉게 물들면서 십자가에서 고난 받는 예수의 이미지로 바뀐다.
세 번째 작품 '먼로'는 9288개의 거울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예수와 같이 천정, 바닥, 벽 등 주변의 기존 색상을 흡수해 하얀 백지와 같은 거울위에 마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나타나게 했다. 특히 마릴린 먼로의 입술 색은 국산 고추장, 자동차 워셔액, 오렌지 쥬스 용기를 반사판으로 이용해 보는 방향에 따라 레드, 블루, 엘로우 색상으로 선명하게 변화하는 것이 작품의 포인트다.
▲ Star한 프레임에서 보는 방향에 따라 순차적으로 star, is, love로 바뀐다. 첫 화면 'Star'이다. ⓒ 김철관
▲ is두 번째로 바뀐 is이다. ⓒ 김철관
▲ Love세번째로 바뀐 사랑(러브) 이다. ⓒ 김철관
작품을 전시한 조열 작가는 지난 5월 1일 개막해 현재 진행 중인 중국 '2010상하이엑스포', 한국기업연합관에 친환경 조형예술작품 '환영(Welcome, 직경 2센티 거울 1만 5000개 이용)'과 '녹색성장(Green Life Story, 직경 2센티 거울 5만개 이용)'을 전시해 관람객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열 작가는 한성대학교 예술대학 시각영상디자인과(choyoul@hansung.ac.kr) 교수이다. 지난 1988서울올림픽 개막식 이벤트 기획 연출을 했고, 1986년 일본 CS디자인상 국제부문 금상을 탔다.
2008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아시아디지털아트 대상전에 참가해 디지털부문 대상을 탔다. 2009년 서울 디자인 올림픽에 친환경 조형예술작품 '거울의 꿈'을 출품해 인기를 모았고, 현재 2010 상하이엑스포 한국기업연합관 1층에 친환경 조형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 조열 작가마릴린 먼로 앞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조열 작가(좌). ⓒ 김철관
한편, 기억과 치유(부제 : 공존의 세기)를 주제로 한 '제6회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은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국내 작가를 비롯한 미국, 캐나다, 콜롬비아, 오스트리아, 인도, 페루 등 참전 동맹국 작가 150여명이 참여해 지난 9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 9일 오프닝행사에서 전병헌(국회의원,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은 "이번 행사는 한국전쟁을 겪은 우리 민족과 참전 동맹국의 작가들이 참여해 6·25전쟁 60주년을 기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면서 "각기 개성이 다른 예술작품이 하나의 주제로 어우러져 조화와 공존을 꾀할 수 있다는 희망을 엿보게 한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광화문국제페스티벌 조직위원회(위원장 전병헌)가 주최했고, 문화체육관광부, 외교통상부, 서울특별시, 한국미술협회, 한국방송공사 등이 후원했다. 조열 작가의 작품은 지난 16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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