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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산단 확장사업, 천안시 발목 잡나?

주택시장 침체로 주거용지 분양 어려움 가중... 보증채무 기한 연장

등록|2010.06.18 18:22 수정|2010.06.18 18:22

▲ 사진은 천안시청 모습. ⓒ 윤평호


천안시 제3일반산업단지(일반산단) 확장사업이 주택시장 침체로 난항을 겪고 있다. 사업부지의 33%(20만2935㎡)에 해당하는 주거용지 분양이 아파트 건설 경기 위축의 영향으로 지연되면서 전체 사업추진에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다.

고육지책으로 시는 채무보증 기한 연장을 내 놓았지만 이 마저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해 천안시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

천안시, 사업비 조달위해 작년 말 1500억원 채무보증

천안시는 2006년부터 제3일반산단 확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차암동과 성성동 일원에 조성된 84만㎡의 기존 제3일반산단에 추가로 77만㎡를 조성해 외국인기업 및 반도체, 영상 등 첨단산업을 유치하겠다는 구상.

제3일반산단 확장사업은 민·관 합동의 '천안제삼사이언스컴플렉스'라는 회사를 설립해 제3섹터 방식으로 진행중이다. 천안시와 신한은행, 한미파슨스 등이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천안시 지분율은 20%. 2011년 12월 완공 목표인 제3일반산단 확장사업의 사업비는 총 4302억 원. 국비 234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민간자본이다.

민간자본 대부분은 은행 등 금융권에서 PF자금(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조달해 충당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사전 분양, 시공사 지급보증 등의 요인으로 PF자금 조달은 계속 늦춰졌다.

PF자금 조달 지연으로 사업부지의 토지 보상이 미뤄져 토지주들 민원과 불만이 증폭되자 사업시행자는 2009년 12월 브릿지론으로 1500억 원을 긴급히 조달했다. 브릿지론이란 PF 이전 단계의 일시적 대출로 본 PF가 성사되면 전액 상환하는 일종의 임시 대출이다.

채무자는 사업시행자인 천안제삼사이언스컴플렉스이지만 1500억 원의 브릿지론 조달을 위해 시는 작년 12월 천안시의회에 '제3일반산단 확장사업을 위한 보증채무부담행위에 관한 동의안'을 제출했다. 천안시가 분양책임을 담당하고 있는 제3일반산단 확장부지내 산업용지 33만㎡의 분양가격 1535억 원의 범위 내에서 브릿지론의 채무를 보증한다는 내용. 동의안은 13월 3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당시 동의안에 따르면 브릿지론의 상환 시기는 2010년 6월까지. 천안시는 2010년 6월까지 주거용지 매각, 시공사 책임분양 등 금융권 요구조건을 충족시켜 본 PF 실행이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천안시, 1500억 원 보증채무부담 기한 1년 연장

제3일반산단의 부지별 면적은 산업용지 33만8433㎡, 주거용지 20만2935㎡이다. 산업용지는 에드워드코리아, 다우케미컬 등 외국계 회사와 동아제약 등 국내 기업과 매각협의가 완료됐거나 진행중이다.

문제는 아파트 사업부지인 주거용지의 매각. 주거용지는 그동안 여러 개발업체나 건설업체가 매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주택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불투명해지자 계약금을 미납하지 않는 바람에 번번이 계약이 취소됐다. 현재도 몇몇 업체가 매각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확정된 곳은 한 곳도 없다.

주거용지 분양의 지지부진으로 PF자금 조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자 최근 시는 브릿지론 보증채무부담의 연장이 불가피하다며 시의회에 동의안을 제출했다.

보증채무부담 기한을 2010년 6월에서 2011년 6월 30일까지로 12개월 일단 연장한 뒤 늘어난 기간동안 PF자금 조달을 꾀하겠다는 것. 제3일반산단 확장사업 보증채무부담 연장 동의안은 지난 17일 폐회한 천안시의회 제138회 임시회에서 가결됐다.

1년의 시간은 벌었지만 아파트 분양 시장 침체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주거용지 분양은 장담할 수 없다.

보증채무부담 기한 연장 뒤에도 주거용지 분양이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해 시는 몇 가지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주거용지의 단계적 할인 분양이나 공개매각, 시공사 책임분양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 제3일반산단 확장사업 방식을 지금의 제3섹터에서 아예 공영개발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만약 공영개발로 사업방식이 달라지면 브릿지론으로 조달한 1500억 원의 상환 책임은 고스란히 천안시가 떠 안아야 한다. 천안시 재정에 적지않은 부담이 초래될 수도 있다.

첨단산업단지 육성을 위해 천안시가 의욕적으로 착수한 제3일반산단 확장사업이 시의 또 하나 근심거리가 되어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78호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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