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울산시의원들, 왜 친서민 조례안 부결시켰나
울산 학자금 이자 지원 조례안 부결, '집행부 거수기' 논란
울산대학교 총학생회와 주민단체가 제안해 민주노동당 이은주 울산시의원(교육사회위원회)이 대표발의한 '대학생 학자금 이자 지원 조례안'이 지난 6월 22일 울산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됐다.
이 조례안은 지난해 울산대총학생회, 풀뿌리주민운동단체협의회,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이 서명운동을 벌여 1만1473명의 시민서명을 받아 마련한 안이다. 특히 울산대총학생회는 수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난에 힘들어 하시는 부모님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다"며 학자금 이자 지원이 꼭 실현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조례안은 지난해 9월 울산시의회 내무위원회에서 심의보류되더니 제4대 울산시의회 마지막 회기에서 결국 부결돼 통과되지 못했다.
대학생들이 염원하던 조례안이 부결된 것은 결론적으로 울산시와 한나라당 시의원들에 의해서다. 지난해 심의보류한 것도 울산시의 반대와 한나라당 시의원들이며 22일에도 한나라당 소속 내무위 출석위원 4명 전원 반대로 부결됐다. 민노당 의원과 조례안을 공동발의한 한나라당 의원은 부담을 느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학자금 이자 지원 조례안이 부결된 배경에는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지자체장의 입김이 컸다는 것이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설명이다. 그동안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자지원 조례안에 공감하면서 조례 통과에 협조할 뜻을 비췄기 때문.
이은주 의원은 "지난해 9월 조례안이 심의보류된 후 한나라당 소속 내무위원들에게 설득하니 대부분 공감했다"며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부결에 손을 들고 말았다, 한나라당과 울산시장의 거수기로 마지막 울산시의회 회기를 마쳤다"고 분개했다.
대학생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안은 울산시 재정이 타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고, 또한 실제로 이 조례의 수혜자가 서민층 대학생들이라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자 지원 대상자는 서민층 자녀
울산이 부자도시로 불리는 데는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 등 석유화학 업종 종사자 등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이 높은 데도 기인한다. 하지만 이들 대기업 정규직 자녀에게는 회사에서 대학 학자금이 지원되기 때문에 실제로 학자금 이자 지원 대상자는 주로 비정규직, 영세상인 등 서민층 가정일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자체 재정이 울산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경남, 전남, 전북 등 7개 시도에서 이미 조례안을 통과시켜 1%~3%의 학자금 이자를 지원하고 있고, 6·2지방선거에서 서민복지를 외치고 선거가 끝난 직후에는 "국민이 무섭다"고 한 울산시장과 한나라당이 이 말을 하기가 무섭게 친서민 조례안을 부결시킨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단체는 삽질행정이 빚어낸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해 2조 2000여억 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울산시가 주안점을 두는 것은 태화강 공원 등 토목공사와축제 등 낭비성 행사이기 때문.
최근 태화강변에 119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준공된 대공원이 한 예다. 이은주 의원은 "태화강 수질과 관계없는, 보여주기식 토목공사는 이제 됐다"며 "서민복지를 위한 곳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시민연대 김지훈 부장은 "정부의 부자감세로 올해 울산의 지방교부세 129억원이 줄어들었지만 보여주기식 태화강 예산은 2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3억원 늘었다"며 "아울러 축제 등 전시성 행사 비용이 과다하다. 이 돈이면 학자금 이자 지원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울산시 "대학은 개인선택, 지방정부가 왜?"
22일 울산시의회 표결을 앞두고 최문규 울산시 기획관리실장은 "조례의 제정 목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울산 일반계고교 학생의 95%가 대학에 진학하는 마당에 고등교육을 촉진하는 정책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 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학생들이 경제적 이유로 대학교육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대학의 장학금 확충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며 "개인의 선택으로 이뤄지는 대학 교육에 대해 지방정부가 재정을 부담할 만큼 공공성을 갖고 있는지에 이론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울산시의 입장은 우리 사회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고교-대학 졸업자간 임급 격차와 일선 대학의 재정 등 현실을 모르는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은주 의원은 "울산시의 재정부담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최근 울산시 축제예산과 홍보예산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미 공공연히 드러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울산시가 반대 이유로 들고 있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는 그 내용에 문제가 많아 학자금 대출자의 일부만 이용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미 실패한 정책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조례의 필요성에 공감한 시의원들이 한나라당과 울산시의 반대에 부딪혀 부결시킨 것은 울산시의 거수기라는 부끄러운 현실을 다시금 확인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례안은 지난해 울산대총학생회, 풀뿌리주민운동단체협의회,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이 서명운동을 벌여 1만1473명의 시민서명을 받아 마련한 안이다. 특히 울산대총학생회는 수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난에 힘들어 하시는 부모님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다"며 학자금 이자 지원이 꼭 실현되기를 바랐다.
▲ '대학생 학자금 이자 지원 조례안'이 지난 6월 22일 울산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된 후 민주노동당 이은주, 이재현 울산시의원이 시의회 기자실에서 이를 성토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대학생들이 염원하던 조례안이 부결된 것은 결론적으로 울산시와 한나라당 시의원들에 의해서다. 지난해 심의보류한 것도 울산시의 반대와 한나라당 시의원들이며 22일에도 한나라당 소속 내무위 출석위원 4명 전원 반대로 부결됐다. 민노당 의원과 조례안을 공동발의한 한나라당 의원은 부담을 느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학자금 이자 지원 조례안이 부결된 배경에는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지자체장의 입김이 컸다는 것이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설명이다. 그동안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자지원 조례안에 공감하면서 조례 통과에 협조할 뜻을 비췄기 때문.
이은주 의원은 "지난해 9월 조례안이 심의보류된 후 한나라당 소속 내무위원들에게 설득하니 대부분 공감했다"며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부결에 손을 들고 말았다, 한나라당과 울산시장의 거수기로 마지막 울산시의회 회기를 마쳤다"고 분개했다.
대학생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안은 울산시 재정이 타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고, 또한 실제로 이 조례의 수혜자가 서민층 대학생들이라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자 지원 대상자는 서민층 자녀
울산이 부자도시로 불리는 데는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 등 석유화학 업종 종사자 등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이 높은 데도 기인한다. 하지만 이들 대기업 정규직 자녀에게는 회사에서 대학 학자금이 지원되기 때문에 실제로 학자금 이자 지원 대상자는 주로 비정규직, 영세상인 등 서민층 가정일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자체 재정이 울산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경남, 전남, 전북 등 7개 시도에서 이미 조례안을 통과시켜 1%~3%의 학자금 이자를 지원하고 있고, 6·2지방선거에서 서민복지를 외치고 선거가 끝난 직후에는 "국민이 무섭다"고 한 울산시장과 한나라당이 이 말을 하기가 무섭게 친서민 조례안을 부결시킨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단체는 삽질행정이 빚어낸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해 2조 2000여억 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울산시가 주안점을 두는 것은 태화강 공원 등 토목공사와축제 등 낭비성 행사이기 때문.
최근 태화강변에 119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준공된 대공원이 한 예다. 이은주 의원은 "태화강 수질과 관계없는, 보여주기식 토목공사는 이제 됐다"며 "서민복지를 위한 곳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시민연대 김지훈 부장은 "정부의 부자감세로 올해 울산의 지방교부세 129억원이 줄어들었지만 보여주기식 태화강 예산은 2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3억원 늘었다"며 "아울러 축제 등 전시성 행사 비용이 과다하다. 이 돈이면 학자금 이자 지원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울산시 "대학은 개인선택, 지방정부가 왜?"
22일 울산시의회 표결을 앞두고 최문규 울산시 기획관리실장은 "조례의 제정 목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울산 일반계고교 학생의 95%가 대학에 진학하는 마당에 고등교육을 촉진하는 정책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 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학생들이 경제적 이유로 대학교육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대학의 장학금 확충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며 "개인의 선택으로 이뤄지는 대학 교육에 대해 지방정부가 재정을 부담할 만큼 공공성을 갖고 있는지에 이론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울산시의 입장은 우리 사회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고교-대학 졸업자간 임급 격차와 일선 대학의 재정 등 현실을 모르는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은주 의원은 "울산시의 재정부담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최근 울산시 축제예산과 홍보예산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미 공공연히 드러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울산시가 반대 이유로 들고 있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는 그 내용에 문제가 많아 학자금 대출자의 일부만 이용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미 실패한 정책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조례의 필요성에 공감한 시의원들이 한나라당과 울산시의 반대에 부딪혀 부결시킨 것은 울산시의 거수기라는 부끄러운 현실을 다시금 확인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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