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판매량 늘려 놓았더니 직원 구조조정..."
(주)선양 직원 불만 고조... 노사관계 갈등 조짐 보여
▲ (주)선양 홈페이지 갈무리. ⓒ 선양
대전충남 지역 소주전문 생산업체인 (주)선양의 노사가 갈등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선양 관계자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해 7월 조직개편과 함께 임원급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면서 '경영상 이유'로 당시 상무 및 상무보 등 4명의 임직원에 대해 의원면직 처리했다. '의원면직'은 '본인의 청원에 의하여 직위나 직무를 해면하는 것'이지만 당시 해당자들은 사측의 권유에 의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사실상 회사에 의해 퇴직을 당했지만 퇴직위로금은 각각 5개월 치 급여가 전부였다. 게다가 A씨의 경우 사측의 권유를 거부하고 사직서를 쓰지 않았지만 '의원면직' 처리했다.
사측은 이어 지난해 8월 사내게시판을 통해서도 6개월 분 급여를 퇴직위로금으로 제시하고 과장급 직원에 대해서도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사측은 희망퇴직 신청자가 없는 데다 A씨가 사직서를 쓰지 않았는데도 '의원면직' 처분했다며 '부당해고'로 지방노동위원회에 제소하자 과장급 직원에 대한 퇴직처리를 유보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A씨가 제소한 건에 대해 원래 직급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사측에 화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 "휴일 반납하고 일해 왔더니..."
하지만 사측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직원들을 크게 동요시키는 계기가 됐다. 우선 직원들은 사측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선양의 한 직원은 "구조조정은 적자가 누적돼 기업 운영이 어려운 경우 한해 시행돼야 하는데… 우리 회사는 조웅래 회장이 회사를 인수한 이래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사실이 없다"며 "이는 휴일까지 반납하고 각종 행사에 지원봉사해온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기인한 바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구조조정을 단행해 열심히 일 해온 임직원들을 길거리로 내몬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 주류산업협회' 자료에 의하면 조 회장이 회사를 인수하던 때인 지난 2004년 월평균 24만7384상자(360ml 30상자 환산기준)의 판매실적을 보였으나 이후 매년 늘어났고 2008년에는 33만5648상자를 판매했다.
직원들은 사측의 구조조정과 과장급에 대한 희망퇴직 공지는 휴일을 반납하고 각종 행사에 봉사해온 직원들의 불만을 밖으로 표출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선양이 해마다 대전 계족산에서 개최하고 있는 '에코힐링(eco-healing)선양 마사이마라톤대회' 사진. ⓒ (주)선양
2차 구조조정 중단불구 사원들 "언제 해고될지 몰라 불안"
(주)선양은 매년 마사이마라톤(봄), 피톤치드 마라톤(가을), 태안샌드비스타마라톤, 세이셜 국제마라톤 등 각종 마라톤 대회를 신설, 운영하고 있다. 또 계족산에 황톳길(13.6km)을 조성해 매월 맨발 걷기를 시행해 왔다. 계족산 맨발 걷기의 경우 올해부터 매주 열리고 있다.
이에 대해 선양의 또 다른 직원은 "항톳길 조성에서부터 대부분의 행사를 기획 단계부터 마무리까지 직원들의 힘으로 해오고 있다"며 "주로 휴일에 행사가 열려 휴일을 반납하고 가족까지 동원하며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휴일근무수당이 단 한 푼도 지급된 적 없지만 회사를 위하는 마음에서 헌신적으로 일해 왔다"며 "하지만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을 겪으면서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일손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등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종원 (주)선양 문화홍보팀 과장은 "지난해 임원급에 한해 구조조정이 있었지만 일반직원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하거나 계획한 바가 없다"며 "따라서 고생한 직원을 해고하는 문제로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 경영진이 들어선 이후 직원들의 임금도 많이 올랐고 '신바람 나는 기업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하는 등으로 직원들이 사기도 많이 진작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선양은 대전충남 지역 소주전문 회사로 1973년 금관주조 주식회사로 시작해 74년 선양주조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고 2004년 12월 조웅래 회장(5425창업주)이 취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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