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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태구 태안군수 이임앞두고 기자회견

야인으로 돌아갈 터... 태안읍 소도읍가꾸기 사업 마무리 가장 아쉬워

등록|2010.06.29 16:08 수정|2010.06.29 16:08

이제는 야인으로...민선 3, 4기 8년을 비롯해 23년간의 선출직 공직생활에서 물러나는 진태구 태안군수가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 김동이



민선 3, 4기 태안군수를 비롯 지난 23년 동안 선출직 공직에 몸 담아왔던 진태구 태안군수가 29일 이임을 하루 앞두고 그동안의 소회와 군민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 군수는 지난 8년간 태안군 수장으로서의 공직생활 중 2007년 12월 7일 오전 7시 6분 만리포 해상에서 발생한 사상최악의 기름유출사고를 겪으며 최대의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사고 3년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하고 있는 '피해 배·보상 문제'에 대해 마무리짓지 못하고 떠나는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 후임 군수에게 군정을 인계하고, 참으로 오랜만에 야인의 신분으로 돌아가려 합니다"라며 차분한 목소리로 기자회견에서의 첫 입을 뗀 진 군수는 가장 먼저 애정어린 성원을 보내 준 군민에 대한 감사의 인사로 서두를 열었다.

하지만, 이임식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이라서 그런지 진 군수는 지난 8년간의 군정 성과와 더불어 신임군수와 민선5기 군정에 바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먼저 '변화하는 군정, 희망찬 새 태안'을 모토로 달려왔던 지난 8년 동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유치 ▲유류유출사고 극복 ▲관광인프라 구축 ▲도시기반 시설 정비 ▲사회복지 기반 마련 ▲활력있는 농어촌 건설 등에 역점을 두고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유류유출사고와 관련해서는 30cm 두께의 시커먼 기름파도가 밀려왔지만 군민과 공무원의 의연한 대처와 국민들의 동참으로 절망을 함께 걷어내 1300리 해안을 최단시일내에 복구했고, 주민생계안정자금 지원 및 지역경제회복 등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피해 배·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마무리짓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안타깝다며 후임 군수와 실무자가 힘을 합쳐 발로 뛰어다니면서 해결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기름유출 이후 생긴 군 유류대책과의 실무책임자를 그동안 인사에서 한번도 바꾸지 않은 이유가 있다. 실무자와 함께 후임군수가 열심히 뛰어다녀야 한다"며 "내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조언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 군수는 또 "신임 군수를 중심으로 뜻을 모으고 힘을 합쳐 중단없이 태안의 희망찬 미래를 힘차게 열어나가 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뒤 "현재 추진되거나 계획에 있는 태안의 각종 추진사업들이 흔들림 없이 지속 추진되기를 소망한다"며 자칫 군수 교체 이후 추진해오던 사업이 중단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의 말도 전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농사나 지으면서 새로운 변화의 감각을 익히겠다"는 말을 해 혹 국회의원 선거 출마 의사가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지만, 진 군수는 곧 "쉬어가면서 앞으로의 방향을 잡아 나가겠지만 국회의원 도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또, 6·2지방선거 이후 지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서명운동, 고소고발 등과 관련해서는 "결자해지"라는 말로 일축하며 "난 선거결과에 승복하고 떳떳하게 갈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임 군수가 넓은 가슴을 열고 군민을 포용하고 화합해서 태안군이 다시 하나로 결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진태구 군수진 군수는 8년간 태안군 수장을 맡으면서 기름유출 피해 배보상과 태안읍 소도읍 가꾸기 사업을 마무리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 김동이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추진되지 못했던 가장 아쉬웠던 사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진 군수는 태안군의 중심지인 태안읍에 대한 주거환경개선사업 및 아름다운 거리조성 등 "태안읍 소도읍 가꾸기 사업"이라고 밝혔다. 그는 "태안읍의 현재 모습은 도시의 체계만 있지 내용이 없다. 차없는 거리와 공원화 등을 통해 휴양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려고 했는데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3년간 선출직 공무원에서 이제는 야인으로 되돌아가는 진태구 군수.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평범한 군민의 일원으로서 살아가겠다는 진 군수는 태안군정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쓸쓸히 퇴장했다.

한편, 제9, 10대 태안군수를 역임한 진태구 군수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태안군청 대강당에서 이임식을 갖고 8년간의 군수직과 23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진 군수 후임으로 새로운 군수에 취임하는 김세호 신임군수는 1일 태안군청 광장에서 취임식을 갖고 4년간의 민선5기의 출발을 알린다.

출입기자가 한 자리에지난 8년간 태안군을 출입하면서 진 군수의 군정에 정면으로 도전했던 기자들도 자리를 함께 해 쓸쓸히 퇴장하는 거장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줬다. ⓒ 김동이

덧붙이는 글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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