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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 영도조선소 '수주 제로'... 노 "경영진 퇴진"

금속노조 한진중지회 '경영진 퇴진 투쟁'... 사측 "세계 금융위기 속 수주 어려워"

등록|2010.06.29 20:43 수정|2010.06.29 21:10
"지난 2월 26일 한진중공업 사측은 '일방적 정리해고는 중단하고 2009년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며 수주확보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으로 노동조합측과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사측은 4개월이 경과한 지금 수주확보와 생산성 향상에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영도조선소는 현재 2년째 수주 0건으로 국내 조선소업계 중 수주율 최하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가 "사측에서 의도적으로 수주를 회피하고 기술본부 외주화로 영도조선소 폐쇄 의혹이 짙다"며 경영진 퇴진 투쟁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진중 사측은 세계금융위기 이후 선박 수주가 어려워지고 있어 구조조정 필요성을 내세우고 있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는 30일부터 경영진 퇴진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올해 초 정리해고 갈등이 불거졌을 때 조합원들이 부산시내 거리행진하고 있는 모습. ⓒ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 노-사는 구조조정 여부를 놓고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파업 등의 마찰을 빚었다. 오랜 갈등 끝에 노-사는 지난 2월 26일 '인위적인 구조조정(일방적 정리해고) 중단'과 '회사 생존을 위하여 수주 경쟁력 확보와 생산성 향상 노력' 등에 합의했다.

노조 지회는 29일 낸 자료를 통해 이재용 사장과 조원국 상무의 퇴진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 지회는 "무책임한 경영으로 그간 노동자 2000여 명이 회사를 떠나는 등 생존권 박탈로 고통 받았지만 수주 확보를 통한 회사정상화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지회는 "조선소 다른 업체들은 적극적인 수주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올해 6월 현재 국내 조선업계의 회복세가 명확한데 유독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는 단 한건의 수주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노조 지회는 "사측은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수주한 41척에 대해서도 필리핀수빅조선소로 빼돌리는 것도 모자라 한진중공업 국내조선소가 벌어들인 이익금은 전부 수빅조선소로 빼돌리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설계본부의 외주화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노조 지회는 "사측은 경영상태의 개선, 수주확보로 회사 안정을 실현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눈앞에 두고도 6월 1일자로 외주회사(TMS)를 만들어 영도조선소 핵심 기술을 다루는 설계본부 직원 660명 중 200명을 강제로 외주용역로 전환하더니 이를 거부하는 직원 103명에 대해 6월 28일자로 대기발령에 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내 조선공업협회 산하 조선소 중 그 어떤 회사도 회사 설계본부를 외주로 전환한 곳은 단 한 곳도 찾아볼 수 없다"며 "한진중공업의 이같은 조치는 사측이 영도조선소를 폐쇄하겠다는 의도가 아니고서야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이다"라고 주장했다.

노조 지회는 30일부터 경영진 퇴진 투쟁에 돌입한다. 노조 지회는 30일부터 7월 5일까지(오후 1시~5시)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가고, 이날 부산지역 영도 일대와 남포동·중앙동 등지에서 선전전을 벌인다. 또 노조 지회는 30일부터 매일 오전 7시부터 40여분간 한진중 부산 중앙동 사옥 앞에서 "영도조선소 포기 음모 설계본부 외주화 철회 한진중공업 규탄투쟁"을 전개한다.

한진중 사측 관계자 "영도조선소는 수주 단가 높아, 구조조정해야"

한진중공업 사측은 다른 입장이다. 한진중 사측 관계자는 "경영진 퇴진 주장은 이전에도 있어 왔다"면서 "영업상무는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퇴진 주장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금융 위기 속에 선박수주 물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특히 영도조선소는 8만평 정도인데, 자체 선박 조립까지 가능하려면 100만평은 넘어야 한다"며 "규모가 작다보니 다른 지역에서 구조물을 만들어 가져와야 하는데, 그렇게 하다보니 수주 단가가 높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수빅조선소와 관련해, 그는 "수빅조선소는 별도의 법인이며, 거기서 영업을 별도로 해서 수주한 것이지 영도조선소의 수주 물량을 가져 간 것은 아니다"라며 "수빅조선소는 영도조선소보다 넓고 임금도 낮아 수주가 나은 편이다"라고 밝혔다.

한진중 사측 관계자는 "앞으로 영도조선소는 8~10만평 규모의 조선소인 일본처럼 조직을 슬림화해야 하고, 고부가가치선박 위주로 가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해야한다,조직을 슬림화하면 수주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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