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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수 강화군수 당선자의 득표율 67.56%의 비밀은?

[기자수첩] 강화에 대한 사랑+남다른 서비스 정신= 안덕수

등록|2010.07.03 12:27 수정|2010.07.03 12:27
"왜 그렇게 득표율이 높았는지 알 것 같다."

한 시간 가량의 인터뷰 후에 어디선가 이런 말이 흘러나왔다. 29일 강화도 넙성리 오마이스쿨에서 만난 안덕수 강화군수 당선자는 작달막했다. 머리는 깨끗하게 가르마를 타 빗어 넘겨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한 눈에 '강단 있어 보인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강화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었다. 인사말에서 그는 "강화가 도시인들이 와 쉬기 좋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수강생들이 "강화에 대한 좋은 기억들을 가지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뷰 도중에도 강화에 대한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특산품에 대해 묻는 한 수강생의 질문에는 10여 분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강화의 특산품인 속노랑 고구마, 인삼, 쑥, 포도, 오이, 배 등을 일일이 열거하며 이에 대한 자세하고 전문적인 설명까지 덧붙였다. 강화 출신이라던 그가 얼마나 그의 고향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의 남다른 '군민에 대한 서비스 정신'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장'이라는 자리는 으쓱하기 쉬운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뒷말'이 많기도 하다. 때문에 인터뷰 전 막연히 재선에 성공한 그가 한편으로 '으쓱해 하고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짐작은 빗나갔다. 민심을 얻은 그만의 '특별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군민과 만나는 시간을 많이 가진" 것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사실 이것이 모범 답안이다. 행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많은 사람과, 특히 그 행정의 영향을 받는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지금 한국에 몇이나 될까. 그의 '모범 답안'이 더욱 빛나 보이는 건 이래서다.

말이 나온 김에 '서비스 정신'에 대한 이야기 하나 더. 2006년 선거 당시 선거운동을 하며 군청공무원에 대한 불평을 많이 들었다는 그는, 당선되자 "주식회사 같은 강화군이 되겠다"는 기치를 내세웠다. 일반 기업이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하듯, 공무원들이 주민에게 봉사하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공무원 입에서 '안 된다'는 말이 나오게 하지 말자"고 결심했다는 것.

공무원에게 하도 요구를 많이 해 재선이 힘들 것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밀어붙였다. 공무원 간부 회의를 소집하여 그들을 "유권자가 아니라 동료로 보겠다"며 선언한 것이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4년 뒤 재선을 위한 선거운동 중 그렇게 공무원들에 대한 칭찬을 들었다고 한다. 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눈에 띄게 두터워진 것이다. 예전 같으면 상상하지 못했을 '공무원 출신 시의원'이 배출될 정도였다고 한다. 이쯤 되면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아니, '우리 강화가 달라졌어요'라 말할 만하다.

행정고시(12회) 출신으로 농림수산부에서 오랜 기간 동안 공직생활을 해온 그는 "지방행정은 그 특성에 맞게 시행할 수 있고, 효과 확인도 바로바로 가능하다"며 지방행정이 중앙행정에 비해 "재밌다"고 표현했다. 앞으로 주민을 위한 지방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하던 그가 보여줄 4년이 더욱 기대되는 건 이 때문이다. 공자님께서 말씀하셨듯, '즐기는 자는 아무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그는, '강화군수'라는 자리를, 즐거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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