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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자동차 산 장애인은 바보?

연료비와 공인연비 그리고 차체 감가를 따지면 오히려 손해

등록|2010.07.03 15:03 수정|2010.07.03 15:03

▲ 비교표 ⓒ 유현섭


2010년 6월 30일로 장애인차량 LPG 연료에 대한 세금 인상분 지원이 완전 종료됐다.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공약을 통해, 한나라당은 총선 공약을 통해, 그리고 정몽준 전 대표는 취임 직 후 장애인 단체와의 약속을 통해 중단 없는 지원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약속은 소리 소문 없이 온데간데 없고 이 제도는 역사 속으로 조용히 사라져 갔다.

정부가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LPG차량 사용을 허가하고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러한지 면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가솔린 차량과 LPG차량의 공인연비(표 참조)를 통해 연료비를 계산해 보자. 비교 차량인2007년산 소나타NF(2.0)나 SM5(2.0) 둘 다 연간 2만 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연료비는 가솔린 차량(2010년 7월 2일 현재, 1리터당 1650원 기준)이 1년에 약 300만 원의 연료비가 소요된다. 반면 LPG 차량(2010년 7월 2일 현재, 리터당 930원 기준)의 연료비는 연간 약 211만 원에 이른다. 겨우 1달에 7만 5천 원 정도 득을 보는 것이다. 만약 연간 1만 Km를 운행한다면 그 차이는 반으로 준다.

그렇다면 두 차량의 구입 3년 후의 중고차량 가격(표 참조)을 비교해 보자. SM5 가솔린 차량의 경우 LPG 차량보다 약 283만 원이 비싸고, 소나타 NF의 경우 그 격차는 389만 원으로 훨씬 벌어진다. 다시 말해 3년 후 중고차 가격으로 볼 때 차량 값어치는 LPG 차량이 가솔린 차량에 비해 약 350만 원 정도가 싸다는 것이다.

연료비에서 3년간 이익을 본 267만 원을 감안해도 약 100만 원 정도는 손해를 보는 것이다. LPG 사용 허가가 무슨 큰 혜택인양 생색을 내는 정부의 말에 막연히 이를 믿고 LPG차량을 구입하는 장애인은 바보가 되고 마는 것이다.

장애인 LPG차량을 구매하려는 장애인들에게 다음 사항이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첫째,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결코 아무런 이익이 없다.
둘째, 가솔린 주유소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가스 충전소 때문에 아주 불편하다.
셋째, 요즘 출시되는 LPG차량은 LPI라고 해서 인젝터를 이용해 연료를 실린더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엔진룸의 인젝터 두드리는 소음이 신경 쓰일 정도로 실내에서도 들린다.
넷째, 연료통인 가스통이 트렁크 안에 있어 적재 용량이 줄어든다. 특히 중증장애인의 경우 휠체어를 싣는 데 아주 불편하다.
다섯째, LPG차량 하면 아직은 아주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이 있다.

장애인들의 이동권과 어려운 경제 사정을 감안하는 측은지심의 정책에 이 정부가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이제라도 위의 내용을 소상히 파악하여 장애인 차량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선거 때 말로만 외치는 서민정책, 복지정책, 장애인 정책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을 펴줄 아는 아름답고 인정 있는 정부를 또 한 번 바보 같은 순수함으로 소망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에이블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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