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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아파트 올해 들어 억대 하락 "시장 장기침체 전초전"

국토부, 6월 신고분 실거래가 자료 공개... 수도권 중심으로 거래 급감, 가격 하락

등록|2010.07.15 12:48 수정|2010.07.15 12:48

▲ 최근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급감하고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안개에 파묻힌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 ⓒ 선대식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77㎡, 4층) : 10억1900만 원(3월) → 8억6000만 원(6월)
반포동 AID차관아파트(전용 73㎡, 3층) : 14억 원(1월) → 11억2500만 원(6월)

올해 서울 강남지역의 대표적인 두 아파트의 실거래가 변화 흐름이다. 올해 초 각각 10억 원과 14억 원 선을 형성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퍼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실거래가는 크게 하락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거래 또한 급감했다. 실거래가가 하락하고 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은 집값 대세 하락 시기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많다. 국토해양부가 15일 공개한 2010년 6월 신고분(4~6월 계약분)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는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수도권 중심으로 가격 하락하고 거래 급감

이 자료에 따르면, 6월에 전국적으로 3만454건의 계약 신고가 이뤄져 5월 신고분(3만2141건)에 비해 5.2% 감소했다. 최근 4년간의 6월 평균(4만2847건)에 비하면 28.9% 감소한 것이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거래가 급감했다. 7969건이 신고된 수도권의 경우, 지난 2009년 이후 최저치다. 서울의 경우, 6월 신고분 계약건수가 2051건으로 5월 신고분(2263건)에 비해 9.4% 줄었다.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6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는 473건의 거래신고가 이뤄져, 5월(402건)보다 소폭 늘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달(2334건)에 비해 79.73%가 줄어든 것이고, 지난 4년간 6월 평균(1080건)과 비교하면 56.2% 급감한 것이다.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큰 폭의 가격 하락도 눈에 띈다.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의 대표주자인 대치동 은마아파트(77㎡형) 중간층의 6월 실거래가는 8억7500만 원으로, 5월(8억9천만 원)에 비해 가격이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거래가 많은 저층의 가격 흐름을 살펴보면, 이 아파트의 가격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10억 원이 넘던 실거래가는 올해 1월 10억 원 이하로 떨어졌다. 5월에 9억 원 선이 무너지더니, 6월에는 8억6천만 원까지 떨어졌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아파트의 경우, 올해 2월까지 10억 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지만, 5~6월에는 9억 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AID차관아파트의 하락폭은 더 크다. 이 아파트(73㎡형, 3층 기준)는 지난 1월 최고 14억 원에 거래됐지만, 6월에는 11억2500만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주택 시장 장기 침체 전초전" - "부양책 발표 나오기 전까진..."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아파트 거래건수가 줄어들고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114'는 이날 발표한 6월 실거래가분석 자료를 통해 "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3, 4분기에도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이어 "현재 부양책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상태로, 부양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매도와 매수의 관망 속에 거래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반면, 부동산 투기·선동세력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글을 통해 "미국과 일본에서는 거래 침체와 가격 하락이 동반되면서 장기간의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됐다"며 "최근 수도권 아파트 집값 하락을 보면, (주택 시장 장기 침체의) 전초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와 경기 부양을 위한 유동성이 급증한 상태에서도 주택 가격은 이미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금리가 오르면 주택 가격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진다, 부동산 버블의 붕괴 압력은 그만큼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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