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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정치생명 걸고 사실 밝히겠다"

성희롱 발언 논란 관련 기자회견 "<중앙>에 모든 법적 조치"

등록|2010.07.20 16:37 수정|2010.07.20 17:33

강용석 의원 '성희롱 발언' 진땀 해명대학생들과 함께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성희롱,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보도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성적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해명하며 진땀을 흘리고 있다. 강 의원은 이날 "정치생명을 걸고 사실을 끝까지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 남소연


여대생에게 성희롱·성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된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은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보도 내용을 부인하면서 "정치생명을 걸고 사실을 끝까지 밝히겠다"며 해당 매체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일보> 보도에 나온 발언 당시의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중앙일보> 보도에서 자신이 장래희망이 아나운서인 한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 "○○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하더라"라고 말했다는 부분과, 지난해 청와대를 방문한 적이 있는 여학생에게 "그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남자는 다 똑같다, 예쁜 여자만 좋아한다"고 말했다는 부분에 대해, "두 부분에서 언급된 여학생은 동일인"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이 여학생과 직접 통화한 내용을 설명하면서 "이 여학생은 '<중앙일보>에서 언급한 발언을 들은 적도 없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어 "심지어 (이 여학생은) 7월 19일 <중앙일보> 기자가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강 의원으로부터) 그런 말을 들은 사실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당시 모임에 참석한 또 다른 남학생에게도 확인한 결과, 내가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16일 저녁 자리에서 해당 여학생과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 "그 학생은 제게 '방송 쪽을 생각하고 있는데, 아나운서와 기자 중 어느 것을 하는 쪽이 더 맞는지 고민이 된다'고 물었고, 나는 '아나운서보다는 기자가 더 낫지 않겠느냐'고 개인적인 의견을 밝혔을 뿐"이라며 "이 과정에서 기사 내용과 같은 성적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강 의원은 "대통령과 관련된 부분도, 이 학생이 다른 연세대 토론팀 학생 4명과 함께 청와대 초청 청년위원회 만찬(에 참석했을) 때 대통령께서 그 학생에게 대학교와 전공을 물었던 사실을 얘기했을 뿐"이라며 "기사 내용과 같은 대통령 관련 내용을 말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화 이후엔 다른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이 여학생과 다른 얘길 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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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있던 토론팀 준우승 아쉬워 만든 자리,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할 것"

▲ 대학생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성희롱, 성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성적비하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 남소연



강 의원은 문제가 된 지난 16일 저녁식사 자리에 대해 "토론대회 심사위원이었던 전현희 의원과 저는 대회 결승전 심사위원이었고, 열심히 토론대회를 치렀던 학생들을 축하하는 식사자리에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 의원과 저녁을 함께한 연세대 토론팀은 이 학교 Y학회 소속으로 지난해 1월 강 의원이 이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적이 있고, 이어 2월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청년위원을 초청해 만찬을 할 때 강 의원이 이들 대학생에게 동행을 제안, 청와대에 함께 간 인연이 있다는 것.

이번 국회의장배 대학생 토론대회에서 연세대의 2개 토론팀은 4강에 진출했는데, 한 팀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다른 한 팀은 결승에서 서울대팀에게 져 준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이전부터 인연이 있었던 연세대팀이 준우승에 아쉬워하는 것을 보고, 강 의원은 16일 저녁자리에 학생들을 초청하게 됐다는 것이다.

원래 오후 5시 45분에 홍대 앞 고깃집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그날 비가 와서 강 의원도, 학생들도 늦게 도착했고, 강 의원은 50분가량 늦은 오후 6시 35분 무렵에 도착, 학생들과 저녁을 먹고 오후 8시 무렵에 자리를 파했다는 것이 강 의원의 설명이다. 

약 30여 명이 6개 테이블에 나눠 앉아 매우 소란스런 상황에서 소주 10여 병과 삼겹살로 저녁을 했고, 본인은 이날 소주 2~3잔을 마시면서 바쁘게 각 테이블을 돌아다녔다는 것이 강 의원이 밝힌 당시의 정황.

이 와중에 남자 3명으로 이뤄진 4강 진출팀과 동석하게 됐고, 이때의 대화 내용에 대해 강 의원은 "3명이 다 잘생긴 남학생들이어서 '심사위원들이 실력뿐 아니라 이미지도 평가하는데, 서울대생들의 외모가 평범한 데 비해 너희들은 너무 잘생겨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중앙> 보도에서 강 의원이 토론 패널 구성 방법에 대해 "못생긴 애 둘, 예쁜 애 하나로 이뤄진 구성이 최고다, 그래야 시선이 집중된다"고 말했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강 의원은 "(<중앙일보>에 보도된) 얘기는 (나와 대화하지 않은) 다른 학생이 만들었을 것"이라며 "기자는 나와 직접 대화한 사람에게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당사자인 저와 해당 학생이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음에도 <중앙일보>는 제3자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식으로 허위·왜곡 기사를 썼다"며 "정치생명을 걸고, 즉각 정정보도 청구와 함께 담당기자 개인과 사회부장에 대한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며, 향후 어떠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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