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밀려하는 파업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타임오프 폐지' 단식 9일째...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기자간담회
"지난 ILO(국제노동기구) 총회에 가보니 우리나라 노조법 개악은 그야말로 조롱거리였다. 노동이 존중받는, 일할 권리가 지켜지고 제대로 된 일자리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임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단식의 목적이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단식농성의 목적이 단순히 '타임오프 폐지', '노조법 재개정'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서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떠밀려서 하는 파업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고 준비 없는 투쟁이 승리할 수 없다"며 "이번 투쟁으로 국민에게 노동의 가치를 알리고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 권력 재편기에 그 무엇보다 노동 가치를 내세우는 정당이 과반을 얻고 집권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옆 시민열린마당에 차려진 농성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식농성의 목적과 향후 투쟁 전망에 대해 밝혔다.
"노동부 차관이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 부정"
단식 9일째에 들어선 김영훈 위원장. 그는 쉴 틈 없이 농성장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위원장이 단식하고 나서 더 바빠졌다"는 민주노총 정호희 대변인의 말처럼 김 위원장의 단식농성장에는 사람들이 북적였다.
'노동조합 죽이기를 즉각 중단하라'는 표어 앞에 자리를 잡고 앉은 김 위원장은 계속 찾아오는 손님들 때문에 끊임없이 말을 해야 했다. 김 위원장은 10여 명의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도 마이크를 사용했다. 그는 간담회 중간 중간 정제된 죽염을 먹고 물을 마시며 1시간여 동안 기자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전날 있었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한 이채필 고용노동부 차관이 "노동3권 행사를 사용자가 모두 보장할 필요가 없다"라고 발언 한 것에 대해 "헌법에서 보장한 기본권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차관은 대통령 실장으로 임명된 임태희 장관에 이어 후임 장관으로 하마평이 나오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김 위원장은 차기 고용부 장관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고용부 장관이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유지, 개선해야 하는데 거꾸로 '무엇을 더 빼앗아 갈까'하며 노동 조건 후퇴를 경쟁하고 있다"며 "이영희 장관의 비정규직 100만 대란설, 임태희 장관의 노조법에 이어 다음 장관은 근로기준법, 파견법에 (노동3권이 보장 된)헌법까지 개정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총파업 연기... "기아차, 8월에 파업한다"
김 위원장은 금속노조의 총파업이 8월로 연기된 것에 대해 "어떤 방침이든 결정하면 집행하는 것이 민주노총의 기풍이 돼야 하는데 지켜지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방침을 결정하는 데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금속노조에 하고 싶다"며 "저 역시 금속노조가 결정을 내릴 때 신중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대규모 사업장인 기아자동차지부의 파업이 8월로 연기되고 휴가철이 겹쳐 21일로 예정되어 있던 총파업을 지역별로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는 것으로 축소했다.
기아자동차는 현재 타임오프제를 둘러싸고 사측과 노조의 대립이 격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노조와 사측의 대립은 타임오프제를 연착륙 시키려는 정부와 타임오프제를 폐지하라는 민주노총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되는 곳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기아자동차는 백마고지 같은 전선이 되었다"라며 "우리도 그 전선을 넘기 위해 돌파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아자동차는 8월에 파업 투쟁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해 타임오프를 둘러싼 충돌이 크게 일어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 이후 노동계에 '쌍용차 트라우마'라는 것이 생겼다"며 "쌍용차처럼 하는 게 아니라면 이 정권 하에서는 안 하는 게 났다는 분명한 학습효과를 남겼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 정권에 맞서 어떻게 사안을 돌파하는지에 대한 전망을 지도부가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률가 316명도 '타임오프제 폐지'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의 기자간담회에 앞서 농성장에서는 타임오프제 폐기와 노조법 재개정을 촉구하는 변호사, 법학교수, 노무사 등 316명의 법률가들이 참가한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등 법률가 단체들이 공동으로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권영국 민변 노동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 노사정책이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노동기본권이 기본적으로 전면 흔들리고 있다"며 "타임오프가 단순한 노사문제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국민 대다수인 전체 노동자들의 심각한 문제인지를 밝히려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권 변호사는 "타임오프는 법률로 시간만 정하는 것인데 시행령으로 인원도 제한하며 노동3권까지 침해하고 있다"면서 "노동부가 노동자를 위한 행정기구가 아님은 알고 있었지만 노골적으로 사용자와 함께 노조활동을 억압하며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공동선언에서 ▲ 노사자치 원칙을 훼손하는 노조법상 전임자 관련 규정 즉각 재개정 ▲적법절차에 반해 원천적으로 무효인 타임오프 고시 즉각 철회 ▲ 법률상 근거 없는 타임오프 매뉴얼 즉각 폐기 ▲ 타임오프제를 빌미로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 탄압 중단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단식농성의 목적이 단순히 '타임오프 폐지', '노조법 재개정'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서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떠밀려서 하는 파업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고 준비 없는 투쟁이 승리할 수 없다"며 "이번 투쟁으로 국민에게 노동의 가치를 알리고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 권력 재편기에 그 무엇보다 노동 가치를 내세우는 정당이 과반을 얻고 집권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동부 차관이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 부정"
▲ 20일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 차려진 농성장에서 김영훈 위원장과 기자들이 간담회를 열고 있다. ⓒ 최지용
단식 9일째에 들어선 김영훈 위원장. 그는 쉴 틈 없이 농성장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위원장이 단식하고 나서 더 바빠졌다"는 민주노총 정호희 대변인의 말처럼 김 위원장의 단식농성장에는 사람들이 북적였다.
'노동조합 죽이기를 즉각 중단하라'는 표어 앞에 자리를 잡고 앉은 김 위원장은 계속 찾아오는 손님들 때문에 끊임없이 말을 해야 했다. 김 위원장은 10여 명의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도 마이크를 사용했다. 그는 간담회 중간 중간 정제된 죽염을 먹고 물을 마시며 1시간여 동안 기자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전날 있었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한 이채필 고용노동부 차관이 "노동3권 행사를 사용자가 모두 보장할 필요가 없다"라고 발언 한 것에 대해 "헌법에서 보장한 기본권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차관은 대통령 실장으로 임명된 임태희 장관에 이어 후임 장관으로 하마평이 나오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김 위원장은 차기 고용부 장관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고용부 장관이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유지, 개선해야 하는데 거꾸로 '무엇을 더 빼앗아 갈까'하며 노동 조건 후퇴를 경쟁하고 있다"며 "이영희 장관의 비정규직 100만 대란설, 임태희 장관의 노조법에 이어 다음 장관은 근로기준법, 파견법에 (노동3권이 보장 된)헌법까지 개정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총파업 연기... "기아차, 8월에 파업한다"
▲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 최지용
김 위원장은 금속노조의 총파업이 8월로 연기된 것에 대해 "어떤 방침이든 결정하면 집행하는 것이 민주노총의 기풍이 돼야 하는데 지켜지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방침을 결정하는 데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금속노조에 하고 싶다"며 "저 역시 금속노조가 결정을 내릴 때 신중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대규모 사업장인 기아자동차지부의 파업이 8월로 연기되고 휴가철이 겹쳐 21일로 예정되어 있던 총파업을 지역별로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는 것으로 축소했다.
기아자동차는 현재 타임오프제를 둘러싸고 사측과 노조의 대립이 격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노조와 사측의 대립은 타임오프제를 연착륙 시키려는 정부와 타임오프제를 폐지하라는 민주노총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되는 곳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기아자동차는 백마고지 같은 전선이 되었다"라며 "우리도 그 전선을 넘기 위해 돌파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아자동차는 8월에 파업 투쟁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해 타임오프를 둘러싼 충돌이 크게 일어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 이후 노동계에 '쌍용차 트라우마'라는 것이 생겼다"며 "쌍용차처럼 하는 게 아니라면 이 정권 하에서는 안 하는 게 났다는 분명한 학습효과를 남겼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 정권에 맞서 어떻게 사안을 돌파하는지에 대한 전망을 지도부가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률가 316명도 '타임오프제 폐지'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의 기자간담회에 앞서 농성장에서는 타임오프제 폐기와 노조법 재개정을 촉구하는 변호사, 법학교수, 노무사 등 316명의 법률가들이 참가한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등 법률가 단체들이 공동으로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권영국 민변 노동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 노사정책이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노동기본권이 기본적으로 전면 흔들리고 있다"며 "타임오프가 단순한 노사문제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국민 대다수인 전체 노동자들의 심각한 문제인지를 밝히려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권 변호사는 "타임오프는 법률로 시간만 정하는 것인데 시행령으로 인원도 제한하며 노동3권까지 침해하고 있다"면서 "노동부가 노동자를 위한 행정기구가 아님은 알고 있었지만 노골적으로 사용자와 함께 노조활동을 억압하며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공동선언에서 ▲ 노사자치 원칙을 훼손하는 노조법상 전임자 관련 규정 즉각 재개정 ▲적법절차에 반해 원천적으로 무효인 타임오프 고시 즉각 철회 ▲ 법률상 근거 없는 타임오프 매뉴얼 즉각 폐기 ▲ 타임오프제를 빌미로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 탄압 중단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