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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나그네

고향(22) 나그네

등록|2010.07.21 14:41 수정|2010.07.21 14:41



      고향(22)나그네


          글쓴이: 김 정 관


   고향을 떠나
   객지를 떠돌던 바람처럼
   살아왔던 나그네가
   세파에 부대끼며 지친 몸으로
   동구 선착장에 와 보면
   어린 날에 내 정답던 언어와
   바닷바람보다 질긴 인연으로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

   돌아오는 이들마다
   질기디질긴 고향 그리움을
   퍼주고 퍼주는
   언제나 파도치는 고향바다여.
   여귀산이 아스라이 멀어져 갈 때
   촉촉이 젖은 내 눈망울 위를
   적셔주던 고향바다와
   안아주던 사람이 있다.

   시나브로 비워져 가는
   초등학교 운동장과
   버스정류장. 초라해져 가는 마을보다
   가슴 아픈 건
   내 어린 추억과
   부모가 계시지 않는다는 것.
   잃어버린 어린 날을
   비워버린 그 마음을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고
   얘기해 주는 고향 사람들이 있다.

   전설을 품고 앉아 있는 여귀산은
   흰 구름이 머물다 가고
   밤이면 별들이 쉬어 가는 곳
   마을을 감싸 안은 소나무 위에
   고향 사람들이 찢긴 깃발이
   허허롭게 펄럭이고
   객지로 떠나보낸 나그네를 고향 부모님은
   미어지는 가슴 부여안고
   서성거리는 나그네 눈앞에서
   새벽이슬보다 더 찬
   눈물 흘리며 여린 길섶을 적셔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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