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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 합의 일군 '이재오 대항마' 찾기... 문제는 시간

야3당, 은평을 후보 단일화 합의... 한나라당 "정치공학적 단일화" 맹비난

등록|2010.07.25 12:03 수정|2010.07.25 17:07

▲ 서울 은평을 재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후보 단일화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장상 후보가 25일 불광동 성당 앞에서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 민주노동당 이상규 후보가 25일 연신내 성당 앞에서 주민들에게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 남소연


▲ 국민참여당 천호선 후보가 25일 연신교회 앞에서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2신 보강 : 25일 오후 5시 10분]

극적 합의 일군 '이재오 대항마' 찾기... 문제는 시간

막판 진통 끝에 야권의 '이재오 대항마' 찾기가 극적으로 타결됐다.

25일 오후,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 등 야 3당은 25∼26일 이틀 동안 두 번의 여론조사를 시행해 단일후보를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야 3당은 여론조사 기관 3곳을 선정해, 이날 오후 4시부터 각각 450샘플(1차), 1050샘플(2차) 등 총 1500샘플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야 3당은 앞서 쟁점이 됐던 조사방식 및 후보 설문 조항 등에 대해서도 일체 합의했다. 전화면접방식과 ARS(자동응답방식) 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였던 민주당과 참여당은 전화면접방식 100%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설문 문항에서 당명 표기와 함께 후보의 대표경력 1개를 20자 이내로 서술하기로 합의했다.

야 3당은 두 번의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해 26일 오후 3시 최종 야권단일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장상, 민노당 이상규, 참여당 천호선 등 세 명의 후보 중 두 명의 후보를 뽑는 1차 여론조사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저녁 7시까지 진행되고, 두 명의 후보 중 최종 단일후보를 뽑는 결선 여론조사는 이날 저녁 7시부터 밤 10시까지, 2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두 번에 나눠 진행된다.

결선 여론조사 후 하루 반나절 밖에 안 남아... 단일화 파급력이 관건

문제는 단일후보 선출 후 이틀 밖에 남지 않은 촉박한 시간이다. 야 3당은 당초 지난 23일까지 후보 단일화 방식에 합의하고 26일 발행될 조간신문 마감 전까지 단일후보를 발표한다는 전략이었다. 적어도 단일화의 파급력이 전파되기 위해선 3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단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23∼24일 마라톤협상에서 민주당과 참여당이 각각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시간은 더욱 줄어들고 말았다. 2차 결선투표까지 염두에 뒀을 때 7.28 재보선까지 남은 시간은 정확히 하루하고 반나절 밖에 남지 않았다.

이재오 한나라당 후보가 지난 22일까지 진행된 각종 언론의 여론조사 등에서 50%를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이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야 3당은 이 짧은 시간 안에 단일화 효과를 끌어내 조금이라도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

투표소에 들어선 유권자들의 야 3당 단일화 사실 인지 여부도 무시 못할 변수다. 지난 6.2 경기도지사 선거 땐 일부 유권자들이 유시민 참여당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한 심상정 전 진보신당 후보를 찍는 등 '사표(死票')가 발생한 적도 있다.

일단 야 3당은 우선 서울 은평(을) 선거구의 '승부수'로 꼽혔던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해결된 만큼 이재오 한나라당 후보와의 승부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규의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후보 단일화가 성공하면 이재오 후보와의 승부는 오차범위 내 접전에 들어간다"며 "사표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관위가 후보단일화 관련 사실을 제대로만 투표소에 공지해준다면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야 3당, 단일후보 선출 앞두고 마지막 호소... "내가 바로 이재오 대항마"

현재 야 3당은 여론조사 돌입에 앞서 자신의 후보가 '이재오 대항마'로 적합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현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은평 후보 단일화는 보궐선거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며 "선거의 승패와는 무관하게 각 당의 당리당략과 후보개인의 명성을 얻기 위한 후보단일화를 한다면 이는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상규 민노당 후보 측도 "6.2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한명숙 후보로 단일화했다면, 이제 이번 7.28 은평을 재선거에서는 야권연대의 1등 공신이었던 이상규 후보가 단일후보로 될 수 있길 희망한다"며 "은평주민 여러분께서 이상규 후보가 보여준 야권연대의 헌신성과 진정성을 잘 헤아려 현명한 선택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순필 참여당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거리를 지나는 은평주민들을 붙잡고 누가 이재오 후보와 맞서 이길 수 있는 야권 단일후보로 적합하냐고 묻는다면 50~60%가 천호선 후보라고 답한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민심과 괴리가 있을 수 있는 전화면접방식을 계속 주장해 참여당이 이를 수용했지만 합의된 여론조사 방식으로도 천 후보가 이기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은평을 후보 단일화 협상, 선거 패배 책임 모면하기 위한 것"

한편, 한나라당은 7.28 재보선에서의 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해 강도 높게 성토하고 있다.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평(을)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은 정치공학적 단일화에 불과하다"며 "선거 패배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원 사무총장은 또 충북 충주에서 진행 중인 정기영 민주당 후보와 맹정섭 무소속 후보 간의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결국 선거법 위반을 회피해 나가기 위한 편법"이라며 "여론조사 결과 하위권을 달리는 후보에 대해 후보를 사퇴시키는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차용, 빙자했다는 정황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1신 : 25일 낮 12시 3분]

마지막 진통 겪는 '이재오 대항마' 찾기

▲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가 25일 구파발역 앞에서 등산객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야권 분열로 인한 '실세' 이재오 한나라당 후보의 여의도 귀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7.28 재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 은평(을)에서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 등 야 3당 협상대표들이 25일 오전 협상을 재개했지만 그리 낙관적이진 않다.

야 3당은 지난 23일 여론조사 방식에 의한 단일후보 선출을 합의하고 이틀 간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이렇다 할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핵심 쟁점은 여론조사 시 당명표기 여부와 ARS(자동응답전화) 방식 도입 여부였다. 당초 민주당은 설문 문항에서 후보를 설명하는 데 당명을 표기하고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할 것을 주장했다.

반면, 참여당은 "설문 문항에서 당명표기만 하는 경우, 당세에 의해 후보가 결정될 수 있다"며 "각 당의 자유의사에 맡겨 20자 이내로 정당, 기호, 경력 등 자유롭게 넣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또 "지난 지방선거 당시 ARS 방식의 여론조사에서의 정확성이 전화면접조사 방식 때보다 높았다"며 ARS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할 것을 주장했다.

결국 양 당의 주장은 최종 실무협상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노당이 "두 곳의 조사 기관에 여론조사를 의뢰할 때 한 곳은 전화면접으로, 한 곳은 ARS로 하자"는 '50:50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민주당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야 3당 협상대표들은 24일 밤 11시 30분 단일화 협상이 결렬됐음을 잠정결론 내리고 협상장을 떠났다.

참여당의 새로운 제안으로 협상 재개

그러나 참여당이 이날 오전 새로운 절충안을 제기하면서 단일화 협상은 새 국면을 맞았다. 참여당은 이날 ▲ 민주당의 당명표기 요구를 수용하는 한편, 대표 경력 1개를 함께 삽입하는 방법 ▲ 전화면접방식 50%, ARS 방식 50%의 여론조사 방식 등을 제안했다. 민주당의 수용 여부가 벼랑 끝에 내몰린 은평 단일화 협상을 구원할 것으로 보인다.

양순필 참여당 대변인은 이날 "참여당과 천호선 후보에게 불리한 것이라도 민주당, 민주노동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이루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면 과감하게 양보해서 타협이 가능한 수정안을 제시했다"며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는 야3당 은평(을) 후보 단일화가 반드시 성사될 수 있도록 민주당이 참여당의 최종 제안을 수용하길 간절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상규 민노당 후보도 이날 오전 선거대책본부 긴급회의에서 "민주당과 참여당은 당리당략을 버리고 즉각 정치적 결단을 내리라"며 양 당의 합의를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 관계자는 "참여당의 새로운 제안으로 협상이 재개된 만큼 이날 오후께 다시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며 "아직 단일화가 결렬됐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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