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지 걸이 한쪽에 신문지도 같이 걸었다. ⓒ 오창균
집에 돌아와 신문을 모두 찾아서 가위로 잘랐다한 면을 두장으로 만들면 사용하기에 적당하다.비닐봉지에 신문을 담아서 화장실 휴지걸이 옆에 매달았다. 이미, 유별난 화장실문화(?)를 즐기는 아빠라고 생각했는지 물어보는 가족들도 없었다. 나 역시 가족들에게는 굳이 말하지 않았다. 스스로 알아서 해주면 고마운 거다.
페트병에 오줌을 모으기 시작한 지 2년이 된다. 그동안 집안에서는 함부로 흘려보내지 않고 차곡차곡 모았다가 텃밭에다 거름으로 내다 주었다. 길을 가다가도 눈에 띄는 페트병은 줍는것이 습관이 되기도 했다. 옥상 텃밭에 오줌이 든 페트병을 쌓아두기도 했는데 옆집에서 궁금했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사실대로 말했다가 자칫 시비거리라도 될 것 같아서 목초액이라고 둘러댔는데 몇 병 얻자고 할까봐 조마조마 한 적도 있었다.
▲ 모아둔 오줌은 거름으로 사용하거나 모았다가 한번에 버리면 물을 절약한다. ⓒ 오창균
귀농한 친구 집에 가면 화장실이 두개 있다. 집안에 있는 수세식과 바깥에 있는 재래식이다. 재래식이라고 해도 옛날방식이 아니다. 요즘은 생태화장실이라고 해서 사용하기 편하게 좌식변기처럼 되어 있다. 통 안에다 변과 함께 나무를 태운 재 또는 왕겨를 같이 넣어주면 냄새도 없고, 친환경적인 거름이 된다. 갈 때마다 이곳을 이용한다. 생태화장실은 판매도 하지만, 간단한 목공 기술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직접 제조도 가능하다.
▲ 귀농한 친구집의 생태화장실. 유기순환의 첫 단계라고 본다. ⓒ 오창균
환경문제는 이미 인간의 삶에 깊이 들어와 있다. 그동안 무한한 공기처럼 마구 사용해도 될 것 같았지만, 공기도 오염되었고, 물도 땅도 인간에 의해 죽어가고 있다. 자연은 그대로 두면 스스로 생(生)과 사(死)를 반복하며 무한한 생명을 유지하여 다른 생명체들까지 함께 아우른다. 인간만이 그 법칙을 무시하고 공멸하는 자충수를 두고 있다.
조금은 불편하고 힘들 것 같지만 금세 익숙해지는 것이 사람의 몸인 것 같다. 농사에 사용하지 않더라도 페트병에 소변을 모았다가 한번에 변기에 버리면 물을 절약할 수 있다. 변기 한번 내리는데 10리터의 물이 버려진다. 깨끗해 보이는 흰색 화장지가 각종 화학물질로
염색된 것을 안다면 검은 신문지가 오히려 더 위생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 집안에 모아둔 오줌이 들어있는 페트병. 일주일 이상 되면 밭에서 바로 사용할수 있는 거름이 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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