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시 '보복성 인사' 공직사회 술렁
소문 나돌던 살생부 현실... 무원칙 인사로 공무원들 기대 무너져
▲ 최대호 안양시장이 취임 첫날인 7월 1일 안양시청사에 도착해 도열한 공무원들과 첫 대면을 하고 있다. ⓒ 최병렬
최대호 안양시장이 급작스럽게 단행한 공무원 인사발령을 놓고 절차상의 위법과 외압 의혹이 제기되는 등 구설수와 논란이 확대되면서 안양시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현행 지방공무원 인사관리규정 제13조에는 '직위에 1년 이상 근속한 자에 한하여 전보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으나 이번 인사에선 전보된 지 6개월 만에 다시 타 부서로 전보됐다. 이 경우 사전에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모든 과정도 무시됐다.
더욱이 대기발령을 받은 한 공무원은 시장을 직접 찾아가 대기발령을 받아야 할 사유를 말해달라 요구했으나 정확한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파장이 적지않다.
대기발령은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징계가 불가피할 경우 이뤄지는 것으로 그간 안양시의 대기발령은 장기교육이나 교육이수 후 보직을 기다리는 공무원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해당 공무원은 '명확한 근거와 이유도 없이 대기발령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사부서의 한 관계자는 "시장실에서 내려보낸 인사를 실시했다"며 "인사 원칙과 외압에 대해서는 더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공무원들은 "취임 초반 '열심히 일한 공무원들은 걱정하지 말라'던 시장의 말은 공염불이 된 격이다"면서 "이런 식의 인사가 행해지면 누가 일을 하겠는가. 이제부터는 안양에서도 일하기는커녕 줄을 서는 공무원들만 늘어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 최대호 안양시장 기자 간담회 최대호 시장이 취임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안양시청 브리핑룸을 찾아 언론인과의 첫 간담회에서 공정한 인사를 실시할 것을 강조했다. ⓒ 최병렬
최대호 시장은 취임 초 언론인과의 첫 간담회에서 공정한 인사를 천명한 바 있다.
최 시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 7월 1일 "첫 인사는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업무보고를 마치고 7월 중순쯤(20일 전후) (인사를)소폭으로 실시하고, 현실에 맞게끔 직제 개편을 단행하여 9월 중 의회를 통과하면 인사(대폭)가 있을 것이다" 말했다.
특히 최 시장은 "누누이 강조하지만 여러가지 설과 루머를 들었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떠도는 설은 사실이 아니며 하마평은 오히려 피해를 볼 것이다"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이번 인사발령 내용을 보면 시장 취임 이후 그동안 공직사회에 나돌던 소문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공무원들이 기대했던 시장에 대한 신뢰가 순식간에 무너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 시장이 선거과정에서 후보단일화로 인한 소위 연합 정부 측 외압과 최 시장 당선에 관여했던 누구누구가 모여 명단을 짰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어 향후 4년간 최대호 안양시장 행정이 과연 소신껏 펼치질 수 있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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