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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 앓는 황구지천...물고기 떼죽음

수원하수처리장 용량초과 오·폐수 수십 톤 역류

등록|2010.07.29 09:47 수정|2010.07.29 09:47

황구지천 뒤덮은 물고기 사체수원시환경사업소(화성시 송산동 소재) 인근에서 수천여 마리의 물고기가 죽은 채로 수면위로 떠올라 하천을 뒤덮었다. 수원시환경사업소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올해와 비슷한 양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 최대호


황구지천이 온통 죽은 물고기 떼로 뒤덮였다.

27일 수원시환경사업소(화성시 송산동 소재) 방류구 주변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 죽은 물고기의 정확한 양은 측정되지는 않았지만 60㎏들이 자루 수십 포가 물고기 사체로 채워졌다.

수원시환경사업소 관계자는 물고기 집단 폐사의 원인으로 "날씨가 더워지면서 수온이 상승한데다 물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용존산소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역류하는 오·폐수수원시민이 사용한 오·폐수를 처리하는 수원시환경사업소가 27일 용량 과부하로 인해 정화처리되지 않은 오·폐수를 황구지천 대량 유출시켰다. 이날 황구지천에는 수천여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 최대호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날 수원시환경사업소에서 운영하는 하수처리장이 용량 과부하에 걸리면서 우수토실을 통해 수십여 톤의 오·폐수가 황구지천에 유출됐다. 수원시민이 사용하고 버린 오·폐수가 아무런 정화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황구지천에 노출된 셈이다. 물고기 떼죽음과도 무관하지 않은 상황.

이에 대해 수원시환경사업소 관계자는  "오·폐수 역류는 하수처리 용량과 관련한 구조적인 문제"라며 "물고기의 죽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날 하수처리장의 처리 용량이 이미 지난 2007년 이전부터 한계에 달한 상태였음을 시인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수원하수처리장의 1일 처리용량은 52만 톤이지만 비가 올 경우 유입되는 하수량은 1일 150만 톤을 넘어선다. 수원지역에 극소량의 강수가 발생하기만 해도 황구지천에 정화과정을 거치지 않은 오·폐수 수십 톤을 방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시환경사업소 측은 오·폐수 대량 발생 시에 필요한 저류조 시설조차 갖추지 않은 상태였다. 오수 저장고 역할을 하는 저류조 시설은 현재 환경청의 하수도시설운영관리업무지침에 설치하도록 명시돼있다.

녹색도시를 강조하는 수원시가 정작 하천환경 및 생태를 보호하는데는 인색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폐수와 죽은 물고기수원시환경사업소 관계자는 오·폐수역류와 물고기 죽음과는 무관함을 주장했다. 그는 물속 산소용량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 최대호


이날 황구지천 정비공사 관계자의 신고를 받고 현장을 찾은 화성시 공무원들은 수원시환경사업소 측에 정확한 원인규명과 함께 수원시 측의 적극적인 문제해결을 요구했다.

화성시 이재웅 환경정책과장은 "수원시하수처리장의 오·폐수 역류 현상은 매년 반복돼 왔지만 수원시는 이에 대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황구지천에 다시는 이런 일이 유발되지 않도록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화성시 공무원들은 이날 오·폐수 역류 지점을 비롯해 수원시환경사업소 방류구 인근 2개 지점 등 세 곳에 대한 하천수 시료를 채취, 경기도보건환경 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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