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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연, 한전 서부지점에서 '두리반' 단전 규탄

강제철거에 대항 쌀국수집 '두리반' 연대 집회..."한전, 공기업 이름으로 단전 만행"

등록|2010.07.30 19:55 수정|2010.07.30 20:39

▲ 유채림 두리반 사장이 한국전력 서부지점 앞에서 전국철거민연합 회원들과 함께 한국전력 규탄 집회에 참석했다. ⓒ 강민수


29일 한국전력이 두리반의 전기공급재개 요청을 거부하자 30일 오후 전국철거민연합은 서울 한국전력 서부지점 앞에서 한전의 단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홍대 앞 쌀국숫집 두리반은 재개발 시행사의 강제철거에 대항해 7개월여 동안 투쟁해 왔으나 지난 21일 한국전력으로부터 기습 단전조치를 당했고 26일에 전기공급 재개를 요청했다.

이날 규탄대회에서 성낙경 전국철거민연합 사무국장은 "한전은 재개발이 진행되는 곳에서 세입자들을 내쫓기 위해서 건설사와 한통속이 되서 (세입자들에게) 공급되는 전기를 끊으며 끊임없이 세입자들을 괴롭혀 왔다"며 "한전은 우리를 거리로 내모는 시행사, 시공사와 똑같은 한패들이다"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성 사무국장은 "한전은 공기업의 이름으로, 법의 이름으로 국민의 이름으로 단전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전국철거민연합 소속 80여 명이 더운 날씨에도 '단결, 투쟁'이라 쓰인 조끼를 입고 한국전력을 규탄했다. 성 사무국장의 규탄발언에 이어 유채림 두리반 사장이 나와 발언을 했다.

▲ 유채림 두리반 사장이 한국전력 규탄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강민수

유 사장은 "(한전)내부약관에 중단된 전기는 3년 내에 요청하면 전기 공급을 재개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며 "처음에 한전은 전기공급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주장했다. 유 사장은 "한달치 미납요금을 냈지만 한전은 '시공사 남전디엔시가 두리반에 전기공급을 하면 (한전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며 전기를 공급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연대 발언에 나온 신계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전기를 해지할 때는 실사용자에게 의사를 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전된 세입자들은 단 한번 한전 직원을 만나본 적도 없다"며 단전조치는 한전의 관행이 됐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각종 개발지역에서 건설사들의 횡포는 극에 달해 있다. 이윤극대화에 혈안이 되어 있는 공기업이 어찌 제대로 된 공기업이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건설자본 하수인 한국전력' 규탄대회 투쟁결의문에서 "한국전력이 공기업의 위치를 망각하고 건설자본의 하수인으로서 철거민들의 주거 생존권을 박탈한다면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개발지역에서 한국전력의 묵인 하에 벌어지는 불법 단전과 철거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모든 단전 행위에 대하여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규탄집회에 한전은 출입인 통제

▲ 규탄집회 하루 전인 29일 한국전력 서부지점은 사정으로 당분간 정문을 폐쇄한다고 밝히고 철문을 굳게 잠궜다. ⓒ 강민수

당사의 사정으로 당분간 정문을 폐쇄할 예정이오니 용무가 있으신 분은 후문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7월 29일 한국전력 서부지점)

한편, 오늘 규탄대회를 앞두고 두리반에 단전 조치를 내린 한국전력 서부지점은 "당사의 사정으로 인해 정문을 폐쇄'한다는 안내문을 써놓고 후문만을 개방한 채 출입인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리고 서부지점 주변은 경찰병력들로 둘러싸였다.

경찰벽 사이에서 화장실에 들어간다는 기자의 요청에 한전 직원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따라왔다. 화장실을 나온 후 기자가 따라다니던 직원에게 왜 정문을 폐쇄했는지 물어보자 이  직원은 "이 행사 때문에 그렇다"라고 말했다.

전국철거민연합의 오후 집회에 한국전력은 정문을 닫아놓고 경찰로 바리케이드를 친 것이다.

이날 규탄 발언에 동참한 오도엽 한국작가회의 시인은 한 편의 시를 낭송했다.

일천구백팔십년 광주만이 아니다
이천십년 서울 한복판 두리반을 보라

대검에 찔려 죽었다면 피라도 솟구치련만
한 방의 총소리도
두부처럼 잘린 누이의 젖가슴도
머리통을 짓이긴 곤봉도 없이
학살
맞다,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
 (하략)
덧붙이는 글 강민수 기자는 오마이뉴스 12기 인턴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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